독감

전 세계 2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1918년 독감 대유행의 미스터리

원제 FLU (The story of the great influenza pandemic of 1918 and the search for the virus that caused it)

지나 콜라타 | 옮김 안정희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03년 12월 15일 | ISBN 978-89-8371-142-7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0x210 · 436쪽 | 가격 18,000원

책소개

지나 콜라타는 1918년 독감 대유행이 전 세계를 강타한 당시의 끔찍한 상황을 생존자들의 증언과 문서 기록 그리고 과학적 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으며, 전염병을 추적하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의학 추리 소설 형식으로 구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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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리뷰

사스의 재발과 살인 독감의 대유행

 

사스(SARS: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는 지난 2002년 11월 중국 광둥성에서 처음 발생한 후 2003년 봄까지 30여 개국에서 8,000여 명을 감염시켜 900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그것은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능가하는 전 세계인의 공포였다. 사스는 여름에 들어서면서 점차 잠잠해졌고 급기야 거의 사라진 듯 보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100일이 지나, 9월 8일에 세계보건기구(WHO) 이종욱 사무총장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세계보건기구 총회에 참석해 “우리는 사스가 다시 올 것이라는 전제하에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한 지 하루 만인 9월 9일에 싱가포르에서 사스가 재발했다. 아직까지는 사스 대유행의 조짐이 없지만 그 자리를 ‘살인 독감’이 대신하고 있다.

현재 무서운 기세로 번지고 있는 ‘푸젠(福建) A형’ 독감이 미국 50개 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푸젠 A형 독감은 지난 해 중국 푸젠에서 처음 그 바이러스가 확인되었고 이미 미국 전역 및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지역에서 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또한 지난 달 말에는 대만에도 상륙하여 아시아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만 어린이 11명이 숨졌으며 일부 주에서는 독감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휴교령을 내렸다. 또한 미국은 백신 공급이 부족해지자 최근 25만 명분의 주사약을 추가로 주문했다. 며칠 전에는 푸젠 A형 독감이 사스보다 10배는 위험할 거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2003년 12월 15일자 뉴욕발 연합뉴스는 1918년, 1957년, 1968년 등 지난 100년 사이에 세 차례 전 세계를 휩쓸며 엄청난 인명을 앗아간 살인 독감이 네 번째로 나타날 시기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전문가들로부터 나오고 있다고 긴급히 타전했다. 미국에서 지금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올해의 독감은 세계적으로 유행하는(pandemic) 살인 독감은 아니지만 이러한 독감이 나타날 때가 무르익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네 번째 살인 독감이 나타날 경우 선진국에서만 약 100만-230만 명이 감염되어, 28만-65만 명이 사망할 것으로 세계보건기구는 예상하고 있다. 최대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곳은 물론 개발도상국들이다.

 

독감, 흑사병을 능가하는 살인 전염병

 

사실 흔히 전염병이라고 하면 우리는 특이하고 무시무시한 증상을 가진 병을 떠올린다. 에이즈나 에볼라, 탄저병, 그리고 흑사병과 같은 질병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누구도 독감을 치명적인 질병으로는 여기지 않는다. 독감은 겨울마다 나타나고 사람들은 빠르든 늦든 누구나 독감에 걸리며 별다른 치료법은 없지만 대부분 곧 회복되는 기껏해야 1주일 정도 괴로움을 주는 성가신 질병일 뿐인 것이다.

그러나 10년 내지 30년을 주기로 등장하는 살인 독감들은 이러한 우리의 생각을 무참히 짓밟아 놓는다. 지난 1957년 아시아 전역을 긴장시키며 1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아시아 독감과 1968년 7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홍콩 독감이 가장 가까운 예이다. 그리고 이 모든 살인 독감 및 다른 전염병으로 인한 사상자들을 모두 합친다 하더라도 그 위협적인 전염성이 비교할 바 못 되는 살인적인 전염병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스페인 독감으로 알려진 1918년 독감이다.

1918년 독감은 20세기에 창궐한 각종 전염병들이 명함을 내밀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이 전염병은 너무나 위력적이어서 만약 유사한 바이러스가 오늘날 창궐한다면 심장병, 암, 뇌졸중, 만성 폐 질환, 에이즈, 알츠하이머병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1년 안에 앗아갈 것이다. 이 전염병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어 놓았고, 제1차 세계 대전 말기의 한 해 동안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 한국 전쟁, 베트남 전쟁에서 전사한 사람들을 다 합친 것보다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이렇듯 1918년 독감으로 전 세계에서 2000만 내지 1억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죽음에 이르렀으나 그 후로 이 질병은 완전히 잊혀졌다. 발생 당시의 엄청난 위력에도 불구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잊혀진 1918년 독감에 의혹을 느낀 지나 콜라타(Gina Kolata)는 1918년 독감의 미스터리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복제양 돌리』의 저자이자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이 책 『독감(Flu)』에서 1918년 당시 독감의 전염 경로 및 독감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숱한 피와 땀을 흘린 과학자들의 과학적 발견의 과정을 깊이 있으면서 속도감 있는 문체로 서술한다. 이 책은 과학책으로는 드물게 아마존(amazon.com) 독자 리뷰가 100개 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베스트셀러로서 폭발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을 뿐만 아니라, 1999년에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책’이 되는 영예도 안았다.

 

1918년 살인 독감이 전 세계를 강타하다

 

1918년 2월, 제1차 세계 대전으로 한바탕 몸살을 앓고 있던 유럽의 어느 도시와도 동떨어진 한적한 관광 도시 산세바스티안에 독감이 찾아왔다. 여느 독감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던 이 독감은 그러나 전염성이 매우 강했고 여느 독감의 일차 피해자인 노인들과 어린이들은 비켜 가는 대신 젊고 건강한 성인들을 공격하는 듯했다. 두 달 후, 스페인에서만 800만 명이 독감에 걸렸고 유럽의 다른 나라들을 비롯하여 미국과 아시아 국가들도 이 질병의 습격을 받았다.

독감은 전쟁에도 영향을 미쳤는데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이 하도 많이 독감에 걸린 나머지 전투력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작전을 연기해야 했다. 그해 봄, 많은 지역에서 독감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그래도 아직 독감이 퍼지지 않은 지역들이 많았다. 여름이 되면서 독감이 가장 기승을 부렸던 나라들조차 회복기에 접어들었고 독감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몇 달 후, 독감은 복수의 화신처럼 사납게 돌아왔고 전 세계를 휩쓸었다. 전염성도 강했을 뿐더러 이번에는 치명적인 살인자였다. 감염자의 약 20퍼센트 정도는 경미한 증세를 보이다가 별 탈 없이 회복되었지만, 나머지 80퍼센트는 2명 중 1명이 심각한 증세로 악화되었다. 그해 8월 미국에 상륙한 독감은 전쟁을 준비하던 전국 곳곳의 군사 기지들을 공격하여 수많은 사상자를 내었다. 9월에만 1만 2000명의 미국인이 이 독감으로 사망하였으며 독감이 잠잠해지기까지 50만 명 이상의 미국인이 죽었다.

인간과 전염병의 전쟁에서 드디어 인간이 승리를 하였다고 자부하고 있던 차에 살인적인 독감은 찾아왔으며 그 어느 질병보다도 많은 사망자를 냄으로써 사람들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다. 그리고 이 독감은 전쟁이 끝나자 자취를 감추었다. 처음 나타날 때만큼이나 수수께끼처럼 사라진 것이다. 또한 신문과 잡지, 교과서, 그리고 사회의 집단 기억에서도 깨끗이 지워졌다.

 

80년이 지난 후에야 밝혀지는 1918년 살인 독감의 미스터리

 

1918년 살인 독감의 미스터리에 매료되어 수많은 과학자들이 독감 연구에 평생을 바쳤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미국에서만 55만 명이 숨지자 의료 당국이 백신을 만들어 보려고 죄수 62명에게 생체 실험을 했다. 살아남으면 사면하겠다는 조건이었다. 연구팀은 죄수들의 눈, 귀, 입에 독감 바이러스를 뿌리고 독감 희생자의 허파 조직을 주입했다. 독감 환자를 데려와 죄수들 코앞에서 기침을 하게 했고 급기야 환자의 배설물을 죄수 목 안에 발랐다. 그래도 죄수들은 멀쩡했고 실험팀 의사 한 명이 죽었을 뿐이었다.

독감을 연구한 과학자들 중에서도 소위 과학계의 유명인은 아니지만 끈기와 인내를 가지고 수년간의, 길게는 몇 십 년간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독감 바이러스의 정체를 밝히는 데 공헌한 과학자들에 저자는 주목한다.

알래스카의 영구 동토에서 얼어붙은 채 70년 간 묻혀 있던 시체들을 발굴하여 1918년 독감 바이러스의 살아 있는 표본들을 채취한 분자병리학자 요한 훌틴, 1918년 독감으로 사망한 군인의 허파 조직 표본에서 독감 바이러스의 흔적을 찾아내어 유전자를 분석한 분자생물학자 제프리 토벤버거, 그리고 비록 살아 있는 독감 바이러스를 얻는 데에는 실패했지만 대중과 정부로 하여금 1918년 독감을 환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커스티 던컨까지.

저자는 어두침침한 표본 창고 한 구석에서 조그마한 분자생물학 실험실을 거쳐 노르웨이 그리고 알래스카까지의 이들의 모험을 마치 곁에서 지켜보듯 생생하게 전한다. 또한 연구를 진행하는 도중에 이들 과학자들이 겪은 고난과 역경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과학자 사회의 배타성과 부조리함을 냉철하게 꼬집는다. 실제로 요한 훌틴은 알래스카로의 시체 발굴 계획을 공공연하게 다른 과학자 집단에 빼앗길 뻔 했으며 제프리 토벤버거는 독감 바이러스의 헤마글루티닌 유전자 분석 결과를 담은 탁월한 논문을 쓰고도 유명 과학 잡지사에서 여러 번 거절을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저자는 1918년 독감 자체의 미스터리뿐만 아니라 1918년 독감의 망령인 1976년 돼지 독감으로 인하여 발생한 소동 및 그로 인한 전국적인 소송 사건, 그리고 1918년 이후에 등장한 홍콩 독감의 미스터리들도 함께 파헤친다. 정치와 과학이 너무나 복잡하고 치밀하게 얽혀 있고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치명적인 살인자 중 하나인 바이러스가 관련되어 있으며, 1918년 독감 바이러스를 추적하는 일에 광적으로 집착하게 된 많은 학자들의 사연이 거기에 있었다.

 

끝나지 않은 미스터리

 

저자는, 1918년 독감 바이러스를 둘러싸고 있는 이야기 자체가 극적이기도 하거니와, 그것이 암시하는 바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1918년 독감에 관하여 사람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알래스카의 영구 동토에 묻힌 비만한 여성의 얼어붙은 시체의 허파 조직에서, 그리고 조직 표본 창고에 보관되어 있던 제1차 세계 대전 당시 이등병이었던 두 젊은 군인의 허파 조직에서 독감 바이러스의 조각을 찾아냈고 헤마글루티닌 유전자 염기 서열을 분석하였다. 수천만 명을 죽인 살인마, 1918년 독감 바이러스를 끝내 체포한 것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독감이 가진 치명적인 살인 무기가 무엇이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 이 미스터리를 풀어낸다면 그 끔찍한 바이러스 또는 그것과 비슷한 다른 바이러스가 다시 지구상에 나타났을 때 과학자들이 인류를 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1918년 독감을 둘러싸고 있는 미스터리들, 왜 1918년 독감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잊혀졌는가, 1918년 독감은 어떤 경로를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전파되었는가, 누가 어떻게 이미 오래전에 사라져 버린 1918년 독감 바이러스의 흔적을 추적하였는가, 1918년 독감 이후로 어떤 독감들이 또다시 인류를 위협하였으며 그때마다 과학자와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였는가를 속도감 있는 문체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독감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인간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는 살인적인 전염병들에 대처하기 위해 과학자와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신중하게 대비책을 강구해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만 연간 3만 6000여 명이 독감으로 희생되고 있다. 1918년 독감과 같은 혹은 유사한 독감이 치명적인 살인자가 되어 언제 다시 전 세계를 위협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살인 독감에 대해 깊이 들여다봄으로써 2003년 독감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또 다른 살인 독감에 대한 대비책을 강구하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감사의 말

프롤로그

전염병의 해

질병과 죽음의 역사

해병부터 돼지까지

스웨덴 모험가

돼지 독감

소송 악몽

존 돌턴의 안구

홍콩 독감

알래스카에서 노르웨이까지

미스터리와 가설

주(註)

옮긴이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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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지나 콜라타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미생물학으로 학사 학위를 받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응용수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에서 분자생물학으로 박사 과정을 밟았으나 학위를 받지는 않았다. 971년 세계적인 과학 잡지 사이언스에서 과학 기자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 뉴욕타임즈의 과학, 의료, 전문 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10여 년 동안 과학 기자로 활동하면서 1,000편이 넘는 과학 기사를 써 왔고, 베스트셀러 과학 논픽션을 여러 편 썼다. 저서로는 『독감』『복제양 돌리』등이 있다.

안정희 옮김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물공학과를 졸업하고 과학기술원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과학소설 번역 모임 ‘멋진 신세계’ 회장을 지냈다. 2007년 현재 SF 전문 번역과 창작 일을 겸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계 여성 소설 걸작선>(기획, 번역), <밝혀진 라마>, <코드명 J>, <은하를 넘어서>, <천국의 이방인>, <단 하나의 사랑>, <파라다이스의 이중주>, <바람의 계곡>, <중력의 임무>, <충격의 고대문명>, <천년의 향기>, <일본인도 모르는 천황의 얼굴>, <접골사의 딸>, <프라이데이>, <죽음의 향연 – 광우병의 비밀을 추적한 공포와 전율의 다큐멘터리>, <갈릴레오의 아이들>(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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