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찬가』는 굳건한 과학에 기초해 호르몬의 심오한 세계로 독자를 안내한다. ― 데이비드 버스, 『욕망의 진화』의 저자

호르몬 찬가

진화 심리학으로 풀어 가는 호르몬 지능의 비밀

원제 Hormonal (The Hidden Intelligence of Hormones – How They Drive Desire, Shape Relationships, Influence Our Choices, and Make Us Wiser)

마티 헤이즐턴 | 옮김 변용란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22년 2월 11일 | ISBN 979-11-91187-27-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8x220 · 336쪽 | 가격 20,000원

책소개

호르몬 지능이 필요하다!

『호르몬 찬가』는 수많은 악기들이 어우러진 절묘한 교향곡에 대한 찬사다. 때로 독주를 하고 클라이맥스로 치닫기도 하지만, 교향곡의 감동은 악기와 연주자와 멜로디가 이루는 하모니에 있다. 호르몬이 조율하는 여성의 삶도 마찬가지다. 우리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고 더 제대로 서로를 대할 수 있으려면 여성에 대한 연구, 나아가 인간에 대한 모든 연구가 과학이라는 사고 방식을 기초로 미묘한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어야 한다. ― 하리하라(이은희, 과학 저술가)

“무엇이, 어떻게, 왜 하필 여성의 배란 주기에 맞춰 21세기 현대인들이 이토록 기발한 갖가지 행동을 남몰래 실행하게끔 만들었는가?” 배란 주기에 따라 조상 여성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먼 과거의 환경에서 번식 성공도를 높이는 지름길이었는지 분석함으로써, 진화 심리학자들은 현대인의 마음에 대해 새롭고 검증 가능한 예측을 낸다. 호르몬을 알면 여성이, 아니 남녀 모두가 자유를 누린다. ― 전중환(경희 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여성은 누구도 호르몬에 관한 잘못된 고정 관념 때문에 위축되어서는 안 된다. 사실 나는 ‘호르몬에 좌우된다.’라는 말 대신 호르몬을 찬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르몬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며, 우리 모두를 더 현명하게 만들어 줄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 본문에서

2015년 미국 대통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는 여성에게 무례한 자신을 비판한 여성 기자에 대해 “어디선가 피가 흘러나오고 있어서” 그랬다며 불평해 다시금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1986년 여성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남자가 월경을 한다면」에서 남자가 월경을 하는 쪽이 된다면 생리 기간은 남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는 근원이 될 것이며 생리대가 연방 정부 기금으로 무료 공급될 것이라 했다. 남성의 호르몬 주기와 여성의 호르몬 주기를 둘러싼 이중적인 잣대는 여전히 극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호르몬의 차이를 과학적으로 조명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에 ㈜사이언스북스에서 나온 『호르몬 찬가: 진화 심리학으로 풀어 가는 호르몬 지능의 비밀(Hormonal: The Hidden Intelligence of Hormones – How They Drive Desire, Shape Relationships, Influence Our Choices, and Make Us Wiser)』을 쓴 진화 심리학자 마티 헤이즐턴 UCLA 교수가 호르몬 주기 연구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과학계에서는 인류의 사촌격인 동물들은 여전히 호르몬에 지배당하고 있는 반면, 인간은 호르몬의 지배에서 ‘해방’되었다고 여겼다. 저자는 우리의 몸과 정신의 작용 방법을 더 잘 이해함으로써 여성의 권리가 강화되어 왔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배울 것이 많다는 바로 그 지점이 자신의 연구에, 또한 이 책의 집필에 동기를 부여했다고 밝히며 여성의 두뇌와 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한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여성의 호르몬과 행동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너무 적으며, 인생의 각 단계에서 최적의 결정을 내릴 수 있으려면 반드시 더 알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저자는 새로운 유형의 페미니즘, 새로운 다윈주의 페미니즘(Darwinian feminism)을 강조한다.

다윈주의 페미니즘은 우리의 생리 현상을 존중하고 온전히 탐구한다. 저자는 여성의 생리 현상이 운명이라고 주장하는 단순한 성차별주의와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은 진화론적 역사를 포함해, 우리 몸과 정신을 형성한 역사를 이해할 권리가 있다. 우리의 생물학적, 그리고 호르몬과 관련한 본성에 대해 더 나은 정보가 필요하다. 생리 현상의 역할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맥락, 반응을 보이고 선택을 하는 작용 주체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진화 심리학 분야 교양 과학 고전 『욕망의 진화』의 저자로도 잘 알려진 데이비드 버스 텍사스 대학교 교수는 헤이즐턴 교수의 박사 학위 지도 교수이기도 하다. 『호르몬 찬가』에도 언급되었듯이 버스 교수가 1989년 전 세계 37개 문화권 1만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장기적인 관계의 짝으로서 가장 바라는 자질은?) 답변에서는 남녀 공통으로 다정함, 지성미, 좋은 성격이 상위를 차지한다. 그렇다면 단기적인 관계에서는 어떤 자질이 우선일까? 남녀 간 답변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리는 호르몬 지능(hormonal intelligence)을 지녔다. 호르몬은 자연 선택의 강력한 엔진인 번식을 통제한다. 호르몬은 짝짓기 욕망이나 경쟁적인 충동, 임신 이후 벌어지는 신체와 행동의 변화, 그리고 번식을 넘어 또 다른 경험을 자유로이 누릴 수 있는 잠재력과 함께 찾아온 새로운 인생의 장, 즉 완경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 분비의 기원과 작용을 더 많이 이해할수록 호르몬을 더 잘 관리할 수 있다.

진화 심리학자 마티 헤이즐턴 교수가 선사하는

다윈주의 페미니즘의 새로운 패러다임

잘못된 정보를 믿는 성차별주의자들은 여전히 진실을 왜곡하고, 여성들에게 너무 높은 장애물로 생물학적 차이를 이용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페미니스트들은 당연히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런 역학 관계 때문에 현실과 미신을 풀어내는 것이 어려워진다. 과학자로서, 페미니스트로서, 나는 여성 호르몬과 여성의 행동에 미치는 호르몬의 역할에 관한 논의는 그 어떤 것이든, 같은 생각을 가진 집단 내에서조차 타협하기 어려운 영역이 될 수 있음을 배웠다. ― 본문에서

암, 약물 효능 같은 주요 생체 의학 연구가 수십 년간 남성 연구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진통제 약효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잘 듣는다. 뇌졸중 연구도 한때는 남성 환자들에게만 집중되었으며, 여성의 심장병 진단에 대해서는 의학적 지식이 충분하지 못했다. 오늘날에는 더 많은 여성과 소수자들이 임상 시험에 포함되어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지만 20세기 들어 동물을 대상으로 현대 의학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을 때, 소수 인종뿐만 아니라 여성의 건강에 대한 염려는 우선 순위가 아니었고, 과학자들도 성별에 따른 생물학적 차이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1장 「호르몬의 어려움」은 당시 표준이었던 문화적 편견 이외에도 암컷이 동물 연구에 포함되지 못했던 데는 다른 이유가 존재했음을 보여 준다. 100년 전 이미 호르몬 주기상 임신이 가능한 시기, 즉 발정기 때의 암쥐가 더 자주 운동용 쳇바퀴를 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인식은 통제된 실험에서 변수를 제거하고 수컷 동물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으로 발전했고 수십 년간 연구실은 다방면으로 수컷이 우세한 공간이었다. 실험실의 동물 연구부터 임상 실험에 이르기까지 연구에서 암컷 개체를 외면한다면 그러한 연구는 여성을 돕기까지 순조롭게 출발도 하지 못할 것이다. 수컷과 암컷 사이의 생물학적 차이를 조명하는 순간 남성과 평등을 이루려는 여성의 능력을 깎아내린다는 막연한 견해 역시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 성별 간의 생물학적 차이를 부정한다면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포함해 여성의 건강을 이해하는 데 뒤처질 것이다.

화려한 수컷 공작, 여러 암컷을 거느리는 수컷 고릴라, 수동적인 암쥐에 올라타는 실험실의 숫쥐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수컷을 관찰하며 얻은 내용을 바탕으로 여성들의 관계와 건강에 관한 지식을 얻어왔다. 암컷의 성적인 행동, 즉 욕망부터 성적인 반응을 이해하는 방법은 수컷의 성적인 행동에 대한 과도한 관찰을 관두는 것이다. 대신에 우리는 단순히 남성들에게 보이는 여성들의 반응뿐만 아니라, 그들의 행동을 연구함으로써 왜 여성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지 지속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호르몬 주기의 역할과, 시간에 따라 뚜렷하게 정해진 호르몬 단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여성의 두뇌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더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

2장 「열 추적자들」은 고대로부터 오늘날까지 발정 현상을 해석하는 과정을 추적한다. 신화 속에서 짝을 사로잡고 지키려는 욕망 때문에 광란에 빠져드는 여신 혹은 팜므 파탈, 즉 유혹하는 이브, 복수심에 불타는 헤라, 계략을 꾸미는 왕비, 마녀 등의 서사에는 속박에서 벗어난 여성들에 대한 공포에 가까운 시각이 담겨 있다. 과학에 힘입어 이러한 여성은 덜 위협적인 형태로, 매달 호르몬 변화에 흔들려 남성의 접근을 수용하는 수동적인 여성상으로 옮아갔다. 열에 들떠 있을 때 보이는 사회적, 성적 행동의 변화가 정확히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우리가 ‘호르몬에 좌우되는’ 암컷을 진정으로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런 행동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뉴멕시코 대학교의 심리학자 스티브 갱스테드와 생물학자 랜디 손힐은 10년 가까이 남성의 좌우 대칭 외모와 성적 행동 사이의 관계를 연구해 왔다. 그들의 유명한 ‘냄새 나는 티셔츠 실험’을 거쳐 생리 주기상 임신 가능성이 높은 단계에 있는 여성들은 좌우 대칭의 정도가 덜한 남성들의 체취보다 좌우 대칭 외모 남성들의 체취를 더 섹시하고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연구의 결과는 과학 공동체에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고 수많은 추적 연구가 뒤따랐다. 이제 호르몬 주기가 여성의 몸과 뇌, 감정, 선호도, 관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주는 수백 가지의 연구가 존재한다. 연구 결과는 하나같이 모든 암컷 포유동물과 여성의 독특한 성 심리학 사이에 호르몬과 관련된 깊은 유사성을 확인하고 있다.

생리 중인 여성들에 대한 여러 희화화에도 불구하고, 생리 기간 동안 호르몬과 관련이 있을 법한 외적인 행동 변화는 그리 많지 않다. 3장 「28일간 달의 주기를 따라서」는 모든 여성들이 ‘평균적인’ 28일 주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요 호르몬이 솟구치거나 급락하는 배란 주기의 다른 단계와 달리 생리 기간은 호르몬이 낮은 수준에서 상당히 꾸준하게 유지되는데, 실제로 여러 호르몬의 수치가 다시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하는 주기의 출발을 가리킴에도 우리는 그것을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임신이 목표든 아니든 우리가 번식력을 떠올리는 방식 때문일 것이다.

비영장류 동물의 경우에는 임신이 발생하지 않는 한 자궁 내막 조직이 두꺼워지지 않는다. 특히 부피가 큰 인간 자궁 내막을 유지하는 것이 인체 물질 대사의 측면에서 너무 고비용이라는 연구가 있다. 아기를 위해 언제나 준비된 상태를 유지하는 대신 매달 배출한다는 것이다. 미시간 대학교 인류학자인 베벌리 스트라스먼은 몸이 착상의 가능성에 대비하는 배란 이후 단계보다 배란 이전 단계 동안의 대사율이 7퍼센트 더 낮다고 추정한다. 스트라스먼은 여성이 생리를 통해 자궁 내막을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6일치에 달하는 칼로리 소모량을 아낄 수 있다고 예측한다. 생물학적으로는 오로지 잃어버리기 위해 정기적으로 혈액과 조직을 형성하는 것이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보이지만 우리 몸의 호르몬은 호르몬은 우리 스스로의 생존과 미래 자손의 생존을 보호하고 있다.

약으로 호르몬 주기를 조절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여성이 30대, 40대, 50대로 접어들면서 겪는 임신의 진실은 무엇일까?

남성용 비아그라처럼 여성의 욕망을 위한 마법의 특효약이 있을까?

우리는 인간 관계에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을 더 알아내야 한다. 이것은 남녀 모두에게 전반적인 인간 경험을 형성시켜 주는 관계이다. 또한 호르몬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감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 더 많이 알아내기 위해서는 연구실에 더 많은 여성을, 더 많은 역할을 하는 자리에 영입해야 한다. ― 본문에서

4장 「욕망의 진화」에서는 조상 여성들의 배우자 선택 전략을 분석하고 있다. 자손에게 전달될 수 있으면서 우세한 행동과 특정한 신체적 특징으로 드러나는 건강한 유전자와 관련된 자질을 갖춘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궁극적으로 여성과 자손 둘 다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우월한 유전자 이론은 여성이 왜 그토록 누구를 선택할지 까다롭게 굴도록 진화했는지 이유를 제공한다. 그러나 인간의 발정 현상은 호르몬 주기 중 배란일 이전부터 배란일을 포함해 약 닷새에 불과한 짧은 기간만을 설명해 줄 뿐이다.

연장된 성생활 이론은 여성들이 비수태기를 포함해 청년기부터 노년기까지 평생 성생활에 참여한다는 사실을 가리키기 때문에, 일부 과학자들은 인간 여성들에게는 ‘고전적인’ 의미의 발정 현상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닉 그레브와 다른 학자들의 주장에 동의하며 발정 현상에서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발정 현상이 보완되는 것이라고 여긴다. 여성의 입장에서 보면 짝 결속을 이룬 파트너와 누리는 연장된 성생활은 남성을 고를 때 좋은 유전자로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행동까지 감안해 좀 더 세심하게 짝을 고름으로써 여성이 둘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형성할 수 있게 한다.

이 세상에서 살아남고 싶다면, 낯선 이와 접촉을 피하고 집을 떠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조상 인류가 모든 위험을 회피했다면 우리는 진화상 심각한 난관에 부딪혔을 것이다. 5장 「짝 쇼핑」은 짝을 찾고 새끼를 낳는 과정에서 얼마간의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수많은 종, 특히 암컷에서 발견되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현대 인류 역시 최초의 인류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수많은 다른 종들이 수십억 년간 해 왔던 것과 똑같이 생존과 번식 사이에서 진화상의 절충 거래를 하고 있다.

어떤 유형의 남성이 아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짝 쇼핑은 중요한 선택과 위험으로 점철되며, 결과적으로 대단히 시간을 소모하는 일이다. 다행히도 호르몬은 가임 주기 내내 성적으로 좋은 결정을 내리는 임무에 계속 집중할 수 있도록, 그리고 계속 안전할 수 있도록 도우며 인도해 준다. 여성들은 짝을 선택할 때에도 좋은 유전자를 제공할 수 있는 ‘섹시남’과 공동 양육이 가능한 ‘안정남’ 사이에서 진화상의 절충 거래를 해왔던 것이다.

6장 「은밀한 배란자」인 여성들은 자신의 가임력 상태를 계속해서 완벽하게 감추고 있도록 진화했다. 여성들은 흔히 발정 상태와 동시에 벌어지는 짝 찾기 노력을 눈에 띄게 실천하면서도 배란일이 다가온다는 것과 최고 수태기라는 사실을 드러내지 않는다. 양쪽 성별에 미치는 테스토르테론의 영향을 감안하면, 감추어진 배란 현상은 인간들이 서로 협력하고, 성공적으로 가족을 일구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다. 한편 감추어진 배란은 선조 여성들에게 선택과 번성을 허락해 주었다. 여성은 자신의 시간표에 맞춰 양질의 유전자를 찾아 짝을 쇼핑할 수 있었다. 어떤 경우에는 여성이 섹시남에게 좋은 유전자를 확보했지만 장기간 좋은 아빠와 지내는 ‘혼합된’ 짝짓기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에 본인과 자식들이 번성했다.

여성들은 본인의 가임력을 비밀에 부친 채 레이더를 피해 호르몬에 따라 행동하며, 남녀 모두 원치 않는 공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여성의 생리 주기와 일생에 걸쳐 배란 시기만 감추어진 것은 아니다. 여성을 쳐다본다고 해서 그녀가 생리 중이거나 생리 전 증후군을 겪고 있는지, 심지어는 임신 초기 단계이거나 갱년기인지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며, 그것은 전부 여성에게 이득이다. 헤이즐턴 교수는 여성의 호르몬 지능 자체가 감추어져 있지만, 그 존재로서 가장 힘을 부여받은 사람에게는 비밀이 아니라고 해석한다.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우리가 삶을 살아가도록 인도하며,

우리 모두를 더 현명하게 만들어 줄 호르몬의 능력

호르몬 지능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 몸과 정신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평생에 걸쳐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다면, 그에 따라 우리의 갈망에 대한 반응을 결정할 수 있다. ― 본문에서

7장 「아가씨에서 가모장으로」는 여성들의 일생에서 영양 상태, 환경적인 영향, 인종, 유전 등을 포함해, 호르몬이 각기 다른 시간표에 따라 분비되는 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다는 설명으로 출발한다. 불안정한 시대의 조상들에 비해 현대 여성들은 광범위하게 다른 나이대에 뚜렷하게 구분되는 인생 단계를 경험한다. 저자는 이 같은 인생의 단계를 ‘난자 경제학(eggonomics)’이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성장과 짝짓기, 부모 역할, 조부모 역할 가운데 생물학적 절충 거래 및 비용과 이윤의 변화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의 호르몬 지능은 일찍 시작해서 평생 지속되도록 진화했다. ‘소꿉놀이’를 하며 소녀들은 누가 좋은 짝이자 양육에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지를 포함해 가정적인 관계의 맥락 안에서 다양한 기술을 배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인간의 배란은 멈추고, 발정 현상을 포함해 호르몬 주기는 나이와 함께 변화한다. 그러나 완경은 사회가 종종 나이 든 여성들을 바라보듯이 여성의 몸이 쇠약해져, 고장이 나고, ‘말라버리는’ 징후와는 거리가 멀다. 그와 반대로 인생의 이 새로운 장은 풍성한 가능성과 자유로 넘쳐나며, 60대, 70대, 80대에도 놀라운 성취를 거두는 여성들은 끊임이 없다. 인류 역사상 어느 시점에서 여성들이 호르몬 지능의 이 마지막 분출을 적절한 시기에 손자들의 양육을 돕는 데 쓰도록 진화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고, 이는 다른 동물들이 좀처럼 경험하지 못하는 특징이다.

8장 「호르몬 지능」에서는 호르몬 특성을 이해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동물 암컷과 인간 여성의 발정 행동은 건강한 수컷을 사로잡아 건강한 자식을 낳으려는 필요 때문에 탄생했다. 생존하고 번성하는 것이 삶의 목적이다. 수많은 종을 살펴보면 고대로부터 내려온 행동과 그 아래 깔린 욕망은 지속된다. 수백만 년 뒤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조상들이 겪었던 것과 똑같은 호르몬 주기를 경험하겠지만, 우리는 깜짝 놀랄 만큼 선택의 폭이 넓다. 평생 한 명이나 여러 명의 짝을 선택할 수도 있고 아예 선택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성이나 동성과 함께할 수도 있다. 친밀한 파트너로 선택한 사람과 함께 아이를 가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일단 아이를 낳으면 모유 수유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도 정할 수 있다. 피임약이나 호르몬 요법으로 호르몬 주기를 변화시키거나, 의학과 과학의 힘으로 원치 않은 호르몬 이상을 다스릴 수 있다. 저자는 사회적 숙명과 번식 관련 숙명을 선택할 수 있는 현대 여성으로서, 호르몬 주기의 리듬 안에서 그러한 태고의 힘이 느껴질 때는 독특한 여성으로서의 힘을 발휘하면 된다고 단언한다.

우리의 호르몬 지능에 어떻게 귀를 기울이고 사용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방법은 복잡하다. 인생의 행로를 바꾸어 놓는 장기적인 관계와 개인적인 선택은 발정 욕망이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분명 그 욕망을 바탕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저자는 여성이 취하는 호르몬 관련 지적 행동이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가장 좋은 수단을 활용해 자신의 가임력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는 산부인과 의사와 긴밀히 상의하고 각자에게 맞는 피임법을 찾아가는 과정이 포함되며, 호르몬과 관련해 지능적인 선택이 무엇인지 과학이 제공하는 정보를 얻어야 한다. 과학을 알고, 또 우리 자신을 알게 된다면 가장 뛰어난 정보를 근거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다.

진화 심리학자 마티 헤이즐턴은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이 도발적인 책에서 인간의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생물학적 과정을 진지하고 흥미롭게 조명하며 호르몬 주기를 진정한 생물학적 난제에 적합한 해결책으로 아우르고 있다. 『호르몬 찬가』는 여성의 몸과 정신, 사회적 관계에 대한 진보적인 견해를 제시하고 통찰력을 선사해, 섹스, 결혼, 우정, 임신 등에 관한 선택을 앞두고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 그러한 여정은 호르몬을 훼방꾼이나 적이 아닌 조력자로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여성과 호르몬에 관해 과학자들이 알아낸 내용은 호르몬 주기의 마지막 며칠에 ‘호르몬에 좌우되어’ 논리적 사고력을 잃는다는 정도의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호르몬이 욕망과 쾌락을 느끼는 것부터 파트너 선택에 이르기까지, 아이를 낳기로 선택해 기르고, 완경 이후 연령대로 넘어가기까지 여성들의 독특한 인생 경험을 거치도록 우리를 인도하는 방식에 관한 이야기다. 이러한 경험은 인간 존재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지극히 중요하다. ― 본문에서

편집자 리뷰

추천의 말

호르몬의 희생자가 아니라 정신과 삶을 기품 있게 쌓아 올린 선장으로서의 여성들을 논의할 용기를 지닌 페미니스트를 드디어 만났다. ― 헬렌 피셔, 『제1의 성』의 저자

멋진 책이다. 어떻게 모든 여성들이 지혜로운 조상 어머니들의 길고 길 사슬 고리에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현대 여성들이 어떻게 자신의 짝짓기 운명을 제어할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 데이비드 버스, 『욕망의 진화』의 저자

우리의 선택과 호불호를 좌우하는 영향력에 관심을 가진 남녀 모두에게 필독서. ― 바버라 내터슨호로위츠, 『주비쿼티』의 공저자

헤이즐턴은 우리가 성생활을 생물학적 측면에서 생각해 보기 시작한다면 간단한 해답은 없지만 매혹적인 가능성은 수없이 많다는 것을 보여 준다. ― 앨리스 드레거, 『갈릴레오의 가운데손가락』의 저자

여성의 삶에 작용하는 호르몬의 복잡한 역할을 탐색한 이 책은 여성의 경험에 관한 중대한 통찰력을 제시한다. ― 존 실크, 『인간은 어떻게 진화했는가』의 공저자

목차

머리말: 새로운 다윈주의 페미니즘 007 | 1. 호르몬의 어려움 019 | 2. 열 추적자들 041 | 3. 28일간 달의 주기를 따라 075 | 4. 욕망의 진화 109 | 5. 짝 쇼핑 137 | 6. 은밀한 배란자 175 | 7. 아가씨에서 가모장으로 205 | 8. 호르몬 지능 243 | 감사의 글 287 | 후주 292 | 옮긴이 후기 324 | 찾아보기 329

작가 소개

마티 헤이즐턴

UCLA 심리학과와 사회와 유전학 연구소(Institute for Society and Genetics) 교수. 배란 주기가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세계적인 과학자다. 전공 분야 주요 학술지인 《진화와 인간 행동(Evolution and Human Behavior)》의 편집자를 지냈으며 현재 UCLA에서 진화 심리학 연구소(Evolutionary Psychology Lab)를 이끌고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