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북스 도서목록 | 보도자료 게시판 프린트 | 읽기도구 닫기

중국 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첨부파일


서지 정보

부제: 중국 의학의 기원과 발달

원제 中國醫學はいかにつくられたか

야마다 게이지 | 옮김 이성규, 전상운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02년 7월 20일

ISBN: 978-89-8371-094-9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25x200 · 246쪽

가격: 12,000원

분야 과학사·과학철학


책소개

중국 의학은 전국 시대에 탄생해서 후한 말까지 대략 5세기 동안 이론과 기술의 범형이 만들어짐으로써 독자적인 의학으로 확립되었다. 항공기에 비유한다면, 전국 시대는 이륙기, 한대는 급상승기, 위진 시대는 안전한 항로에 도달한 시기였다.각 시대의 사람들은 고전 속에서 각각 다른 것을 보아 취하였다. 다른 시대에는 다른 고전의 풍경이 있었고, 고전의 풍경은 그대로 시대를 반영하는 풍경이었다. 이 책 속에서 내가 묘사하고자 한 것은, 자연과 인체에 다가가서 병의 치료에 힘써 온 인간의 정신을 이야기하는 풍경이다.

최근 7월 16일 중국은 2009년에 준공할 양쯔강 남쪽 싼샤(三峽)댐의 수몰 예정지인 후난(湖南)성 서부에서 진(秦)나라(기원전 221-207) 때 제작된 죽간(竹簡) 2만여 점을 발굴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71년 후난성 남쪽 창사(長沙)의 전한 시대 마왕퇴(馬王堆) 무덤에서 『도덕경』, 『주역』, 『춘추』, 미라 등이 발견된 이래, 그 일대에서 1974년까지 계속 발굴된 유물들은 세계 고고학계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때를 맞춰 예술의 전당에서는 오는 7월 31일부터 9월 29일까지 마왕퇴 무덤 발굴 30주년 기념으로 당시 유물들 중 상당수를 전시하는 기획전을 갖는다.
마왕퇴 유물은 고고학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학문 분야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중 1973년에 출토된 임상 의학서 사본은 전세계 의학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본토인 중국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한국과 일본의 한의학계 및 과학사학계는 출토 의서들이 담고 있는 중국 고대 의학의 높은 수준에 감탄했고, 베일에 싸여 있던 중국 의학의 기원에 어느 정도 접근할 수 있었다.
이 책 『중국 의학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中國醫學はいかにつくられたか]』의 저자 야마다 게이지[山田慶兒]는 그 출토 의서들에 큰 자극을 받아 20여 년간 중국 고대 의학사를 연구해 온 세계적인 학자이자 탁월한 저술가로서 지난 1999년에 방대한 저술인 『중국 의학의 기원』을 완성했다. 이 책은 난해한 『중국 의학의 기원』을 일반 교양인과 의학 전공 학생을 위해 압축해서 펴낸 것으로, 기존 연구서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았던 『난경(難經)』과 『상한론(傷寒論)』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명실공히 간략하게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중국 고대 의학사의 명저로 꼽힌다. 번역은 한국과학사학회 전(前)회장인 『한국과학사』의 저자 전상운 박사와 현(現)회장인 이성규 박사가 공동으로 했다.

 

“공북 아시아 한의학의 뿌리가 된 중국 의학의 기원과 발달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연합뉴스》


목차

한국어판에 부쳐머리말제1장 중국 의학의 시작제2장 갑골문에 나타난 병과 의료제3장 중국 의학의 태동제4장 중국 의학의 탄생제5장 임상의(臨床醫)의 정신제6장 중국 의학의 성립제7장 약물학의 출발제8장 체계화로의 길제9장 임상 의학의 확립제10장 의학의 전개와 성숙맺음말옮긴이의 글찾아보기


편집자 리뷰

야마다 게이지는 「맺음말」에서 중국 고대 의학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중국 의학은 전국 시대에 탄생해서 후한 말까지 대략 5세기 동안 이론과 기술의 범형(範型)이 만들어짐으로써 독자적인 의학으로 확립되었다. 항공기에 비유한다면, 전국 시대는 이륙기, 한대(漢代)는 급상승기, 위(魏)․진(晉) 시대는 안전한 항로에 도달한 시기였다.

야마다 게이지는 이렇듯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근거를 이 책에서 간단하면서도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그러면서 그는 피상적으로 관찰자 시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중국 고대 의학의 세계 속으로 직접 뛰어들어 시대를 넘나드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나는 중국 의학을 이미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계속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으로 설정하고자 한다. 중국 의학을 예술 작품에 비유한다면, 감상자나 향유자나 비평자로서 그것을 대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그 제작자의 입장에 몸소 뛰어든다는 의미이다. 그것은 역사를 살아가는 일이기도 할 것이다……
각 시대의 사람들은 고전 속에서 각각 다른 것을 보아 취하였다. 다른 시대에는 다른 고전의 풍경이 있었고, 고전의 풍경은 그대로 시대를 반영하는 풍경이었다. 이 책 속에서 내가 묘사하고자 한 것은, 자연과 인체에 다가가서 병의 치료에 힘써 온 인간의 정신을 이야기하는 역사의 풍경이다.

저자는 우선 「1장」에서 중국 의학을 비롯한 세계 의학의 최초 시작을 더듬어본다. 그리하여 의학이 생활 속에서 겪는 상처나 질병 및 그것에 치료를 통해 시작되었다고 하는 경험기원설과, 특정 <문화 영웅>에 의해 개발된 의료 행위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창작기원설을 대비시킨 후, 중국 고대 의료 기술이 창작기원설에 따라 신농이나 황제 같은 문화 영웅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문자로 기록된 고대 의학의 흔적을 찾아 「2장」에서 갑골문을 읽는다. 거북의 등껍질과 짐승의 뼈에 문자를 새기던 당시에도 질병과 사고는 있었다. 당시의 사람들은 질병의 원인과 결과를 주로 점(占)을 통해 알려고 했다. 제정(祭政) 국가인 은(殷)의 의학에는 일반성을 가진 것으로 파악된 병이 극히 적었다. 치료로는 약물 요법과 간단한 외과 요법, 그리고 저주를 쫓기 위한 제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3장」에서는 침과 쑥뜸을 일컫는 침구(鍼灸) 요법의 기원 및 의사라는 직업과 병인론으로서 기(氣) 개념의 등장을 설명한다. 중국 의학을 만든 것이 침구 요법임을 『내경(內徑)』과 『난경(難經)』을 근거로 밝히면서 저자는 침구 요법이 고대 다른 나라에 없었던 중국 고유의 의학임을 주장한다. 그리고 『좌전(左傳)』의 내용을 통해 춘추전국 시대의 의학을 논하면서 중국 의학의 태동을 엿본다. 『좌전』에 따르면 의사라는 직업은 춘추전국 시대에도 있었지만 거의 왕이나 귀족 또는 지방 성주들을 위한 의료 행위를 했다고 한다. 이것은 오늘날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4장」으로 넘어가면 앞에서 말한 마왕퇴 출토 의서를 통해 드디어 체계화된 중국 의학이 한대(漢代)에 탄생하였음을 보게 된다. 비단에 씌어진 백서(帛書)와 대나무에 씌어진 죽간(竹簡) 그리고 나무 판자에 씌어진 목간(木簡)을 합해 15종에 이르는 의서 사본들은 맥(脈)과 기(氣)의 원리, 질병 진단의 방법과 이론, 치료술인 침법․구법․폄법의 원리, 그리고 나중에 노인 의학으로 발전된 양생술의 시작 등을 말해준다.
「5장」에서는 실제 현장에서 개인마다 다른 방식으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면서 중국 의학의 발달을 이끈 고대 주요 임상의(臨床醫)들을 살펴본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에 등장하지만 실재하지 않은 전설 속의 명의인 편작(篇鵲)과, 한 사람의 제자에게만 자신의 의술을 전수하던 관습을 깨고 6명의 제자를 길러 중국 의학의 보편화 및 체계화를 이끈 순우의(淳于意)가 대표적이다. 장가산 출토 의서 『맥서(脈書)』 중 <수레를 타고 다니며 고기를 먹는 사람은……맥이 어지러워지고 살이 죽는다>라는 구절과, 『사기(史記)』에 기록된 육불치(六不治, 의사가 고칠 수 없는 여섯 사례)는 당시 의사들이 지녔던 사고의 일면을 보여준다.
「6장」은 중국 의학을 본격적인 괘도에 올려놓은 최고의 의서 『황제내경(黃帝內經)』을 다룬다. 황제와 편작과 백씨(즉 전설의 성왕과 전설적인 명의와 실존 의사인 듯한 인물) 3인의 이름을 내건 『내경』과 『외경』에 대해 저자는 그것들을 각각 황제, 편작, 백씨를 개조(開祖)로 받드는 의학 학파의 논집이라 주장한다. 또한 『황제내경』은 한 사람에 의해 씌어진 책이 아니라 누대에 걸쳐 수많은 사람의 손을 거쳐 체계화된 것임을 보여준다. 『황제내경』은 중국 의학의 대표서로서 거의 모든 이론과 실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매우 복잡하지만, 저자는 판본과 이론의 계통 및 주요 내용을 조목조목 간략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다.
「7장」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을 중심으로 약물학의 발달 과정을 추적한다. 전한 시대에 처음으로 등장한 <본초(本草)>라는 약물학은 『신농본초경』을 거쳐 도홍경(陶弘景)의 『뇌공집주신농본초(雷公集注神農本草)』에 이르러 수 종의 텍스트가 비교․검토․정리․교정되어 표준이 잡혔다. 『신농본초경』은 독창적인 분류와 기술(記述) 방식을 취했는데, 먼저 분류에서는 상․중․하품(혹은 상․중․하약)의 삼품 분류를 적용했다. 이 분류는 약물의 작용에 기초하여 그 속에 새로이 조제의 원칙을 포함하는 형태로 되어 있으며, 책의 구성도 상․중․하경 3권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신농본초경』은 나중에 명(明)나라 이시진(李時珍) 『본초강목(本草綱目)』으로까지 이어졌다.
「8장」은 『황제내경』 속에 나타난 형성 과정의 중국 의학이 어떻게 성숙기 의학으로 체계화가 되었는지를 『난경(難經)』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여기에서 주목할 것은 맥법(脈法)과 맥론(脈論)의 확립 및 진료법의 체계화이다. 『난경』은 촌(寸)․관(關)․척(尺)으로 맥법 역사의 흐름에 끝을 맺음과 함께 여러 시대에 걸친 각종 맥법을 총합하려고 시도했다. 『난경』의 체계화 방법을 가장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삼부구후(三部九候) 맥법과 보사(補瀉)의 기법이다.
「9장」에서는 「8장」에서 이론적으로 체계화가 된 중국 의학이 임상에서는 어떻게 확립되었는지에 대해, 후한 말 장중경(張仲景)의 저작인 『상한잡병론』과 그것을 모태로 한 왕숙화의 『맥경』을 들어 설명한다. 장중경이 쓴 『상한잡병론』의 출현은 중국 의학사에 있어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첫째, 그것은 실재한 저자 한 사람이 쓴 최초의 의서였다. 『황제내경』은 많은 저자들의 문장을 모은 논집으로서, 개개의 문장에 저자의 이름이 없다. 『난경』은 아마 개인의 저작이었겠지만 저자는 전설적인 명의의 이름을 빌려 그 배후에 모습을 감추었다.
둘째, 장중경이 쓴 원래의 텍스트는 전해지지 않아서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그것은 어떤 원리에 기초해서 구성된 최초의 임상 의학서였을 것이다. 셋째, 이 책은 내복약, 그것도 탕액(湯液, 다린 약)을 중심으로 하는 요법과 약의 처방을 집성했다. 약물 외에도 침구 등 여러 요법을 취급하고 있지만, 압도적인 부분을 점하는 것은 탕법(湯法)이다. 진한(秦漢) 시대에 들어서 활발히 이용된 탕법의 성과는 이 책에서 나온 결정체였다. 넷째, 그것은 진단법과 약물을 주체로 하는 치료법을 긴밀히 결합한 최초의 임상 의학서였다. 침구 요법이 낳은 맥진(脈診)을 중심으로 하는 진단법은 진한 시대에 약물 요법가에게도 채용되었으며 침구 요법가도 어느 정도는 약을 사용하였다.
「10장」은 한대(漢代) 이후 중국 의학이 성숙되어 온 과정을 위․진․남북조․수․당의 의서들을 통해 이야기한다. 대표적인 의서로는 왕숙화의 『맥경(脈經)』, 황보밀의 『침구갑을경(鍼灸甲乙經)』, 갈홍(葛洪)의 『주후방(肘後方)』, 진연지(陳延之)의 『경방소품』, 손사막(孫思邈)의 『천금방』, 왕도(王燾)의 『외태비요(外台秘要)』를 들 수 있다. 수․당 시대는 중국 의학의 성숙기였으며, 천 년에 걸쳐 만들어진 열매를 결합해 온 다양한 이론이나 기술이 집약되고 종합되었다. 이것은 의학의 새로운 비약이 시작된 송(宋)․금(金)․원(元) 시대로 이어졌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중국 의학은 야마다 게이지가 말하는 것처럼 <병의 치료에 힘써 온 인간의 정신을 이야기하는 역사의 풍경>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중국 의학뿐만 아니라 한의학과 과학 및 의학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모든 독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
끝으로, 한국인을 유난히 좋아하는 저자 야마다 게이지는 「한국어판에 부쳐」에서 다음과 같이 한국 문화에 대한 경의를 나타내 감동을 주고 있다.

에도[江戶] 시대(17세기)부터 일본 의사들이 소위 사(師)로 떠받든 것은 명대(明代) 의학과 조선 의학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조선 의학을 확립했다고 인정받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연구는 18세기에 들어서부터 일본의 의학과 본초(本草)의 발전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또한 부산의 왜관(倭館)에서는 의학에 뜻을 둔 일본 청년들이 조선 의사들에게서 직접 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외과와 침구(鍼灸)를 배우는 자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당시 조선통신사 수행의사단(隨行醫師團)과의 거듭된 대화인 의사문답(醫事問答)에 대한 기록은, 조선 의학의 지견(知見)을 습득하려고 했던 일본 의사들의 열정을 남김없이 전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전통 의학이 한방(漢方)과 침구로부터 시작하여 박물학으로 전개해 갔던 본초의 역사는, 조선 의학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빼고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전통 의학의 역사를 통해, 새삼 한일(韓日) 문화의 근저에 중층적(重層的)으로 깊이 누워 있는 공통 요소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작가 소개

--

야마다 게이지

1932년 일본 후쿠오카 현에서 출생하여 1955년 교토대학 이학부에서 과학사를 전공했다. 교토대 인문과학연구소 교수, 국제일본문화센터 교수 등을 지냈고 2002년 현재 교토대학 명예교수로 있다. 지은 책으로 <주자의 자연학>, <밤에 우는 새: 의학, 주술, 전설>, <수시력의 역사: 중국 중세의 과학과 국가> 등이 있다.

--

이성규 옮김

성균관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인디애나 대학원에서 과학사 및 과학철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오클라호마 대학원에서 과학사 박사과정을 마치고 성균관대에서 과학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 현재 한국과학사학회 회장으로 있다. 지은 책으로 <우리의 과학 문화재>(공저) 등이 있다.

--

전상운 옮김

전 성신여대 총장. 한국과학사학회장을 지냈고 하버드 예칭연구소, 케임브리지니덤 연구소, 연세대학교 등에서 연구.강의 활동을 했다. 1982년 과학발달에 끼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한국의 과학 문화재>, <한국의 전통 과학>, <한국 과학사의 새로운 이해> 등이 있다.

"전상운"의 다른 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