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살인마

진화 심리학으로 파헤친 인간의 살인 본성

원제 THR MURDERER NEXT TO DOOR

데이비드 버스 | 옮김 홍승효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06년 7월 28일 | ISBN 89-8371-182-5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8x220 · 400쪽 | 가격 15,000원

책소개

우리 주변에 때로는 친구의 모습으로, 때로는 연인의 모습으로, 때로는 이웃의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는 평범한 살인자들. 무엇이 그들을 살인자로 돌변하게 만드는가.
인간 행동 중 가장 기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 살인. 살인은 연쇄 살인범이나 상습 범죄자, 혹은 정신병자 등 우리와 다른 특수한 집단의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대부분의 살인은 우리 주변에서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저명한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버스는 지금까지 사회학이나 범죄 심리학이 설명하지 못했던,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 어느 날 갑자기 살인자로 돌변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진화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참신하고 급진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편집자 리뷰

어느 날 갑자기 살인자로 돌변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충격 보고!

 

“제주 서귀포 경찰서는 자신의 아내와 불륜 관계를 맺었다며 30대 남자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이씨(37)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전직 행정관 이씨(39)는 자신의 불륜 사실을 추궁하는 아내 이씨(35)를 차 안에서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다.”

“경기 성남 남부 경찰서는 청부 살인업자를 고용해 약혼을 방해하는 남자 친구의 옛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김모 씨(28)를 구속했다.”

“서울 양천 경찰서는 상가 건물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자마자 살해한 뒤 근처 야산에 버린 혐의로 장모 씨(24)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였다.”

“뇌사로 숨진 유아(3)의 친모 양모 씨(30)가 친부 서모 씨(34)와 동거녀 최모 씨(35)를 아동 학대 혐의로 고소하여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북 칠곡 경찰서는 자신의 내연 관계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이유로 평소 알고 지내던 김모 씨(40)를 흉기로 찌른 서모 씨(42)를 살인 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문 및 뉴스의 사회면에는 각종 살인 사건 기사들이 새롭게 채워진다.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은 후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린 여고생에서부터 자신을 떠난 애인을 살해한 20대 남성, 바람 난 아내의 내연 남을 살해한 30대 남성, 줄곧 자신을 학대해 온 아버지를 죽인 아들에 이르기까지, 살인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전 세계 곳곳에서 24시간 내내 일어나고 있는 일상다반사인 듯하다.

인간 행동 중 가장 기이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인 살인. 흔히 살인이라 하면 연쇄 살인범이나 상습 범죄자, 혹은 정신 질환자 등 우리와 동 떨어진 특수한 집단의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사건들을 떠올리지만, 실제 이러한 사건들은 전체 살인 사건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살인은 우리 주변에서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 친절한 이웃이자, 자상한 남편이자, 헌신적인 아내이자, 낭만적인 애인이자, 믿음직한 친구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다. 왜 어느 날 갑자기 평범한 내 이웃이, 내 가족이 살인자로 돌변하게 되는 것일까.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살인자로 몰아가는 것일까.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이웃집 살인마(The Murderer Next Door)』는 지금까지 살인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상식들을 뒤엎으며, 살인이 모든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본성으로 내재되어 있으며, 이러한 살인 본성은 인간과 함께 진화해 왔다는 충격적인 주장을 제기한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진화 심리학 분야의 대표적 학회인 ‘인간 행동과 진화 심리학 학회(The Human Behavior and Evolution Society)’의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명한 심리학자 데이비드 버스는 평범한 사람들이 어느 날 갑자기 살인자로 돌변하게 되는 이유에 대해 진화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과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참신하고 급진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내재된 살인 본성을 파헤치고 이웃의 평범한 살인자들의 심층 심리에 깊숙이 다가감으로써 지금까지 사회학이나 범죄 심리학이 명쾌하게 밝히지 못했던 현대 사회에 만연한 각종 살인들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려 시도한다.

살인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진실

사람들은 살인을 혐오하면서도 살인에 매혹된다. 신문 및 뉴스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만한 살인 사건들을 연일 보도하며,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살인은 흥행을 보장하는 보증 수표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 매체들에 의해 사람들이 살인에 대해 왜곡된 이미지를 갖게 되며 결국 살인을 이해하는 데에도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데이비드 버스는 주장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살인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오해들을 낱낱이 파헤치고 각종 통계 자료 및 과학적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살인의 진실을 폭로한다.

첫째, 살인은 특수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 행위다?

살인 하면, 사람들은 본성이 폭력적이거나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또는 폭력적인 대중 매체를 접하며 자라면서 폭력적으로 변했거나, 상습 범죄자, 극단적으로는 사이코패스들처럼 특수한 집단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범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연쇄 살인, 대량 학살, 사이코패스에 의한 살인, 강도 살인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살인의 유형으로 꼽고 있는 살인들은 전체 살인의 겨우 5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정신 질환자에 의해 저질러지는 살인은 전체 살인의 4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데이비드 버스는 지구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체 살인의 90퍼센트 이상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음을 이 책에서 폭로한다.

둘째, 살인은 우발적으로 일어난다?

실제 많은 살인이 사전에 계획된다. 데이비드 버스는 살인 판타지에 대한 연구 및 FBI 살인 사건 자료, 미시간 살인 사건 기록, 실제 살인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 살인을 저지르기 전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년에 이르기까지 살인을 계획하고 숙고한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살인 판타지란, 사람들이 머릿속에서 특정 상황, 특정 대상을 상대로 성적인 판타지를 품는 것처럼, 살인에 대해 품는 판타지를 말한다. 데이비드 버스는 전 세계 5,0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살의를 품으며 얼마나 구체적으로, 생생하게 살인에 대해 머릿속에서 그려 보는지를 조사하는 살인 판타지 연구를 사상 최대 규모로 실시하였다. 살인 판타지를 품은 사람이 모두 살인을 저지르는 것은 아니나, 실제 살인자들과의 인터뷰 및 기존 살인 사건 자료들의 분석을 통해 살인을 저지르기 전, 많은 경우, 살인 판타지를 품는 과정이 실제 사건 전에 선행됨이 밝혀졌다. 그리고 그중 일부가 정신 질환자로 판명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제정신인 상태에서 살인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감정이 이성을 앞지를 때 살인이 일어난다?

사람들은 분노나 질투, 시기 같은 격정적인 감정이 이성을 앞지를 때 살인을 저지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데이비드 버스는 그러한 격정이 이성과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분히 이성적’인 것이라고 주장한다. 격정은 인간 심리를 이루는 잘 설계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특정한 적응적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다. 감정적이지 않은 냉철하고 이성적인 생각들이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을 때, 그 역할을 그대로 이어받아 목적 달성을 위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살인의 경우, 격정은 살인을 촉발하도록 감정을 부추기는 역할을 수행한다. 즉, 이성을 잃을 정도로 격정적인 분노에 휩싸이는 것은 부분적이나마 ‘되갚으려는’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라고 데이비드 버스는 주장한다.

넷째, 살인은 연령과 성별을 불문하고 발생한다?

살인이 제정신인 상태에서, 우발적이 아닌 정교한 계획하에 발생하는 범죄 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면 살인 사건들에 존재하는 두드러진 패턴들을 발견할 수 있다. 살인에 대한 통계 수치들은 살인 사건이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현상임을 말해 주고 있다. 매년 미국에서 발생하는 살인 중 87퍼센트가 남성에 의해 저질러지며 살인의 희생자들도 대부분 남성이다. 여러 문화권에서 행해진 비교 연구도 동성 간 살인의 대다수가 남성에 의해 저질러진다는 것을 입증한다. 또한 살인율은 남성이 15세가 될 무렵부터 상승하기 시작하여 30, 40대에서 계속해서 높게 나타난다. 연령별 피해자수 또한 20대에서 가장 높다. 지금까지 살인을 설명하는 이론들은 살인 사건에서 보이는 성차에 대해 어릴 때부터 남성이 여성보다 폭력에 대해 더 관대한 환경에서 자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들은 연령대에서 보이는 뚜렷한 패턴은 명쾌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저자는 살인율이 높게 나타나는 연령대가 바로 남성이 번식 경쟁에 들어서는 나이이며, 살인이 극단적이고 치명적인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그중에서도 특히 남성이 맞닥뜨리는 중요한 사회적 갈등들에서 중요한 해결책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남성들이 살인을 선택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 안의 살인 본성    

인간은 진화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타인을 살해해 왔다. 이탈리아의 알프스 산맥에서 얼어붙은 시체로 발견된, 5300년 된 ‘빙하 인간’은 누군가가 쏜 화살에 살해되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 1만 2000~1만 4000년 전의 구석기인들의 유골에서도 타살의 증거들은 발견된다. 저자는 고고학적, 고생물학적 증거들을 들어 살인이 인간의 오랜 진화의 역사 동안 반복적으로 대면해 온 사건이며, 적응해야만 했던 진화의 압력의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살해당하면 지게 되는 번식적 손해가 너무나도 크기 때문에 반대로 진화적 측면에서 살인이 갖는 이점들이 매우 중요했다는 것이다. 살해당하면 배우자를 만나 자식을 낳고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로 전달할 기회를 영구히 차단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살인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배우자를 차지함으로써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로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또한 남성의 관점에서 경쟁자의 배우자를 살해하는 행위는 경쟁자에게서 매우 중요하고 어쩌면 대체 불가능한 번식 자원을 박탈하는 행위이다. 경쟁자의 자식을 살해함으로써 그의 유전자가 미래로 전달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었다. 집단 살해나 대량 학살을 통해 경쟁자의 집단 전체를 파괴하는 행위는 살인자들과 그 자손들이 번성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어 준다. 과거의 우리 조상들은 다른 마을을 기습, 공격하여 남자들을 죽이고, 여자들과 무기, 식량, 영토 등의 자원을 취득하였으며, 아이들은 죽이거나 노예로 삼았다.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남자에게는 지위와 명예, 다수의 아내가 보상으로 주어졌다.

이렇듯 생존과 번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진화의 치열한 전장에서 살인은 너무나도 많은 이점들을 주었기 때문에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살인 성향이 인간 본성의 일부로 진화하게 되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갈등에 대한 최고의 해결책, 살인

생존과 번식은 지구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모든 생명체가 당면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번식할 연령에 이르기도 전에, 혹은 번식할 짝을 찾기도 전에 죽어 버린 선조들은 자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지 못했다. 현대 인간은 생존을 위협하는 온갖 물리적, 환경적 위협들에 대항해 살아남아 성공적으로 번식에 이른 선조들의 후예이다. 그러나 추락이나 기아 등의 물리적 위협과 포식자, 기생충 등 타종에 의한 위협보다 더 적대적이고 잔인한 위협은 바로 동종의 구성원들에 의한 위협이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종 구성원 간에 야기되는 각종의 갈등 상황에서 살인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작용했으며 그러한 상황에 대면했을 때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물리적인 힘을 행사하는 위험한 전략이 유리하게 작용했기 때문에 남성이 여성보다 폭력적이게 진화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거의 모든 문화권에서 매 세대 거의 모든 여성들이 배우자를 찾아 자식을 낳는 반면, 남성들은 많은 수가 짝짓기 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되며 일부의 남성들만이 여러 명의 여성에 대해 배타적인 성적 접근권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자는 이러한 높은 번식 기회의 편차가 남성들 사이에서 격렬하고 잔인한 동성 간 경쟁을 유발하며 그러한 경쟁으로 인해 살인이 남성의 주요한 전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남성에게 있어 폭력이란 경쟁자를 제거할 수 있는 수단이자 짝이 한 명도 없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필사적인 전략이다.

또한 저자는 남녀가 상대 성에게 배우자로서 가치 있게 여기는 부분들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살인 패턴에서 성차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남성들은 여성에게서 외적 아름다움이나 헌신, 정조를 중요시하는 반면, 여성들은 남성에게서 자신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육체적인 강함과 많은 자원들을 가져다줄 수 있는 사회적 지위나 명예 등을 중시한다. 살인 판타지에 대한 연구에서 밝혀졌듯, 여성은 자신의 외모를 헐뜯거나 자신의 정조를 깎아내리는 사람들에게 살의를 느끼며, 남성은 자신의 배우자를 가로채려 하거나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명성에 먹칠을 하는 사람들에게 살의를 느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남성들이 배우자를 잃을 위기에 처하거나 공공연하게 모욕을 당했을 때 살인을 저질렀다.

저자는 많은 살인 사건들의 이면에 성적 경쟁 관계 및 짝짓기 경쟁이 배후 동기로 작용하고 있음을 인식함으로써 왜 대부분의 살인이 남성 간에, 그것도 생식 능력이 절정에 달한 남성 간에 발생하는지, 그리고 왜 대다수의 살인이 사랑 때문에 발생하는지 등 살인 사건들에서 보이던 여러 패턴들이 명쾌하게 설명된다고 말한다. 또한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식 살해나 부모 살해와 같이 인간 본성에 반하는 듯한 살인 및 대량 학살이나 연쇄 살인 등 현대 사회에서 만연한 각종 살인들도 그 발생 원인 및 살해 동기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생존과 번식이라는 주요한 진화적 쟁점이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살인 심리 vs 살인 방어 심리

살인이 그 자체로 훌륭한 생존 전략이며 인간 본성의 일부로 진화해 왔다면, 왜 살인이 인간의 역사에서 그토록 만연하였나가 아니라 왜 살인이 이보다 더 만연하지 않았나, 즉 왜 이 정도밖에 안 일어났는가가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이 아닐까.

이에 대해 저자는 살인 심리가 일종의 군비 확장 경쟁처럼 진화했다고 말한다. 살인이 매우 효과적인 만큼 치명적인 전략이기 때문에 인간은 타인을 살해하는 심리 기제를 진화시킨 것과 함께 타인에게 살해당하지 않으려는 심리적인 방어 기제도 진화시켰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하기 전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깨닫고 수사 기관이나 사회단체들에 도움을 호소했다. 어두운 밤거리를 홀로 걸을 때 경계심을 느끼는 것, 낯선 사람에 대해 본능적인 공포심을 느끼는 것,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살의를 감지하는 것, 살인 사건과 관련한 기사와 살인자들에 관심을 갖는 것 등이 모두 살해당하지 않으려는 방어 기제의 일부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러한 방어 기제들은 또한 살인을 저지르려는 시도를 고려해 본 사람들에게 매우 효과적인 억제책으로도 기능했다. 잠재적인 살인자들은 누군가를 죽이려는 일이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행위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살인에 대한 생각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고 다른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 오랜 세월 진화된 살해 방어 기제와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살인의 대가를 계산하는 행동들 덕분에 살인은 더 이상 흔하지 않게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간은 살인 기계인가?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버스를 위시한 수많은 진화 심리학자들의 연구들은 발표되는 즉시 학계뿐 아니라 언론과 일반인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아 왔다. 저자는 살인이 인간 본성의 일부라는 자신의 주장에 대해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도덕적인 분개를 표출할 것이라 예상했다. 살인이 인간 본성의 일부라고 함으로써 살인을 인정하고 허용하는 것이 되며, 결국은 많은 살인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러한 주장을 하는 것은 “what is(그렇다)”와 “what ought to be(그러해야 한다)”를 혼동하는 자연주의적 오류에 빠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다른 걱정은 살인을 본성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인간은 살인을 저지르게 되어 있나 하는 것이다. 저자는 살인이 생존과 번식의 경쟁이라는 적응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용 가능한 전략 중 하나로 진화되어 왔을 뿐, 원칙적으로 이 전략들은 발현될 수도 있고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살인의 기저에 있는 심리 회로를 깊이 이해함으로써 살인의 발현을 막을 수 있는 환경을 설계하고 원칙적으로 살인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살인에 대한 상상을 실천에 옮기지 못한 결정적인 요인이 감옥에 갇혀 평생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임을 저자는 밝히고 있다.

18년 동안 살인자들을 인터뷰한 뒤 “우리와 살인자들을 구분하는 선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결론에 도달한 범죄 심리학자 캐럴 홀든 박사의 말을 인용하며, 저자는 살인자는 미치지도 않았으며 우리와 다른 특수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우리의 이웃이라고 말한다. 단지 차이점이라면, 그들은 특정한 적응적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치명적인 해결책을 선택한 것뿐이다. 살인은 인간 본성의 은밀한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X선을 제공해 준다. 인간의 마음속에 내장된 살인 기계는 인간의 가장 중요한 문제인 생존, 지위 상승, 명예 방어, 매력적인 배우자의 획득, 경쟁자 제거, 우리의 유전자를 계승할 아이들의 성공 이면 속에서 작동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우리의 성공한 조상들과 현대의 이웃들이 기꺼이 목숨을 내걸고 또 때로 타인의 목숨을 앗아 가면서까지 얻으려 애썼던 것들이다.

우리 마음속에 살인이 본성으로 내재하고 있음을, 살인을 저지르도록 자극하는 적응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삶이 가장 큰 위험에 놓이는 상황들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 살인 심리가 개입하기 쉬운 바로 그 상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 될수록, 살인 회로를 작동시키는 것을 피하고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알고 있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살해당할 위험이 얼마나 실제적인 것인지 깨달아라. 음흉한 눈길을 일 초 이상 오래 보내는 남자를 경계하라. 당신이 존재하지 않기를 더 바라는 계부모를 주의하라. 당신의 성공을 배 아파 하며 조용히 침묵하는 경쟁자를 조심하라. 방금 유혹한 상대의 전 배우자를 주의하라. 당신을 ‘유일한 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낭만주의자를 경계하라. 스토커로 변해 버린 전 애인을 경계하라. 살인자들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그들은 우리 주변에 있다. – 본문 중에서

목차

한국어판 서문 / 1장 살인 심리 / 2장 살인의 진화  / 3장 위험한 짝짓기 게임 / 4장 사랑이 살인을 부를 때 / 5장 성의 약탈자들/ 6장 배우자 도둑들 / 7장 피와 물 / 8장 지위와 명예 / 9장 우리 안의 살인마 / 감사의 글 / 주(註) / 참고 문헌 / 옮긴이 후기 / 찾아보기

작가 소개

데이비드 버스

1981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 대학교에서 4년간 조교수로 근무했다. 그 후 미시간 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11년간 교편을 잡았으며, 현재는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 캠퍼스에서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진화 심리학 분야의 대표적 학회인 ‘인간 행동과 진화 심리학 학회(The Human Behavior and Evolution Society)’의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데이비드 버스는 비교적 신생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진화 심리학의 학문적 토대를 다지고 진화 심리학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 중에서도 짝짓기 전략과 성(性) 간 갈등, 세력, 지위, 사회적 명성, 그리고 살인 행동에 초점을 맞춰 활발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그의 이러한 혁신적이며 논쟁적인 연구는 학계뿐 아니라 각종 대중 매체와 일반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미 고전의 반열에 오른 『욕망의 진화(Evolution of Desire: Strategies of Human Mating)』(1994)와 『위험한 열정, 질투(The dangerous passion: Why jealousy is as necessary as love and sex)』(2000), 『마음의 기원(Evolutionary Psychology)』(2003) 등의 책을 펴냈으며 현존하는 심리학자 중 가장 많이 인용된 심리학자로 꼽히고 있다.

연구실 홈페이지인 http://www.davidbuss.com을 방문하면 데이비드 버스의 최근 동향과 연구 업적들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홍승효 옮김

서울 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국내에서는 최초로 진화 심리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 출판사에서 과학 책 만드는 일을 하다, 제약 회사 마케팅 부서와 리서치 전문 업체를 거쳐, 현재는 국내에 좋은 과학 책을 소개하고, 흥미로운 과학적 사실들을 이야기로써 풀어낼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살인의 진화 심리학』을 썼으며, 『이웃집 살인마』를 번역했다. TV 다큐멘터리 「과자에 대해 알고 싶은 몇 가지 것들」의 대본을 집필하기도 했다.

독자 리뷰(1)
  1. 읽는이
    2015년 9월 3일 10:15 오전

    도대체 이 표지는 무엇인가!
    혹시나 원서 표지가 그런가 해서 찾아봤으나, 전혀 다른표지.
    만약 어떤 의도가 있는것이 아니라면, 당치않은 표지일듯.
    숨은 깊은 의도가???
    표지그림 이혜경님, 표지 디자인 이기준님 뭡니까 이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