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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이론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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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물리학의 완성, 그것은 꿈이 아니다! 자연 과학에서 인문, 사회 과학까지 전 세계 지식 사회를 뒤흔든 노벨상 수상자의 문제작!

부제: 자연의 최종 법칙을 찾아서

원제 DREAMS OF A FINAL THEORY

스티븐 와인버그 | 옮김 이종필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07년 12월 7일

ISBN: 978-89-8371-208-0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480쪽

가격: 22,000원

시리즈: 사이언스 클래식 10

분야 물리학


책소개

자연의 궁극 법칙은 무엇인가?
인류는 모든 힘을 통일한 최종 이론을 발견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책을 처음 읽은 후 다시 읽고 싶은 욕망에 사로잡혔다. 두 번째로 읽었을 때 나는 그 미묘함과 진실함에 강렬한 인상을 느꼈다. ?최종 이론의 꿈?은 사려 깊은 물리학자, 철학자 그리고 그저 평범하지만 사려 깊은 모든 사람들이 읽고 또 읽어야 할 책이다. — 프랭크 윌첵(MIT 물리학과 교수,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2007년은 물리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해이다. 먼저 현대 입자 물리학과 이론 물리학의 근간이 되는 소립자에 대한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이 ?경입자에 대한 모형(A Model of Lepton)?이라는 3쪽짜리 논문을 통해 발표된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이 논문은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전자기력과 원자핵 속에서 작용하는 약력이 실제로는 약전기력이라는 하나의 힘의 다른 형태이며, 강력 역시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설명할 수 있음을 입증함으로써, 중력을 제외한 우주의 세 가지 힘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은 20세기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라고 불리는 아인슈타인이 죽을 때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통일장 이론, 즉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는 만물 이론(Theory of everything)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이론이다.
지난 40년간 이 이론이 존재할 것이라고 예측한 쿼크들과 수많은 소립자들이 미국 페르미 연구소의 베바트론 같은 가속기의 실험을 통해 이 이론이 예측한 성질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20세기 초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이 일으킨 거대한 과학 혁명의 성과를 하나로 종합한 이 ‘표준 모형’은 현재 인류가 자연의 가장 내밀한 비밀을 들여다볼 때 사용하는 가장 근본적인 지식틀로서 사용되고 있다.
바로 이 표준 모형을 ?경입자에 대한 모형?이라는 3쪽짜리 논문으로 제시한 사람이 바로, 스티븐 와인버그(Steven Weinberg) 시카고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다. (와인버그의 이 논문은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이론 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논문으로 손꼽힌다. 2007년 가을 현재 약 6300회 인용되었다.) 1979년 표준 모형을 창시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스티븐 와인버그는 입자 물리학 분야뿐만 아니라 우주론 분야에서도 수많은 연구 성과를 내 현대 이론 물리학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쳐 왔다. ?중력과 우주론((Gravitation and Cosmology)?, ?장의 양자 이론(Quantum Theory of Fields)? 같은 학술서들은 물리학자들의 성경과도 같은 필독서로 읽히고 있다. 일부 물리학자들은 와인버그를 ‘현대 물리학의 교황’으로 부르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과학서도 써, 과학과 대중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해 부지런한 과학자이기도 하다. 과학 분야의 베스트셀러이자,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논픽션으로 손꼽히는 ?최초의 3분(The First Three Minutes)?, ?아원자 입자의 발견(The Discovery of Subatomic Particles)? 등이 바로 그의 작품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국내 최초로 번역?출간한 ?최종 이론의 꿈(Dreams of a Final Theory)? 역시 무서운 속도로 팽창하는 과학의 최전선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과학자가 자연의 궁극적인 최종 법칙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연구와 열정을 소개함으로써 과학 지식과 대중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쓴 책이다. 이 책은 20세기 초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으로 촉발된 물리학 혁명 이후 양자 전기 역학과 표준 모형을 거쳐 초끈 이론까지 전개된 물리학의 역사를 집대성하면서 과학 지식의 본질과 과학자들의 연구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과학이 다른 분과 학문, 즉 철학이나 신학 혹은 종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현역 과학자의 감각으로 생생하게 그리고 신선하게 보여 준다.

 

“현대 물리학의 최정점에 있는 물리학자가 과학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 그의 통찰을 전해주는 소중한 기록이며, 앞으로도 고전으로 남을 책이다, 번역도 매우 충실하다.” —《프레시안》

“저자는 단순히 과학이론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종이론을 둘러싼 과학과 철학의 종교적 논쟁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최종이론에 쏟아지는 비난의 화살을 방패로 막아가며 다시 공격의 칼을 휘두르는 식이다.” —《파이낸셜뉴스》


목차

책을 시작하며
1장 프롤로그
2장 한 조각의 분필
3장 환원주의를 지지하는 이유
4장 양자 역학과 그 문제들
5장 이론과 실험에 관한 이야기
6장 아름다운 이론
7장 철학에 반하여
8장 20세기 블루스
9장 최종 이론의 모양
10장 탐험의 끝
11장 신은 어디로 가나
12장 앨리스 카운티 아래

보급판 후기-초대형 충돌기 1년 후
스티븐 와인버그 인터뷰
후주
찾아보기


편집자 리뷰

물리학의 완성, 그것은 꿈이 아니다!
자연 과학에서 인문, 사회 과학까지 전 세계 지식 사회를 뒤흔든 노벨상 수상자의 문제작!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이론 물리학자가 쓴 이 책은 훌륭한 정보로 가득 차 있다. -마틴 가드너(?마틴 가드너의 양손잡이 자연 세계?의 저자, 과학 저술가)

세계 물리학계를 이끌고 있는 이론 물리학자들 중 한 명인 스티븐 와인버그는 지적 상대주의의 침략에 직면한 지식 사회의 현실을 보여 준다. 저자는 이 책에서 소립자 물리학을 둘러싼 다양하고도 어려운 논쟁적인 이슈들과 맞붙고 있으며, 신선하고 강력한 어조로 자신의 결론을 제시한다.
— 한스 크리스티안 폰 베이어(?과학의 새로운 언어, 정보?의 저자)

놀라운 책이다. 도발적인 책이다. 최근 홍수같이 쏟아지는 노벨상 수상 물리학자들의 책들 중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다. — <보스턴 글로브>

이 ?최종 이론의 꿈?을 많은 과학자들과 지식인들이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고전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 책이 이론 물리학의 세계를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소개했기 때문은 아니다. 물론 이 책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양자 역학, 표준 모형 같은 이론 물리학의 핵심 내용들을 물리학사적 맥락을 바탕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물리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지도를 보는 것처럼 일목요연하게 알게 된다.
그러나 와인버그의 이 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종 이론’, 물리학에 완성 혹은 물리학적 탐구의 끝이 있다는 논쟁적인 주제를 제시하며 과학 지식의 본질이 무엇인지, 무엇이 과학자들의 연구를 인도하고 있는지 탐구해 들어간다. 이 과정을 통해서 이론 물리학자들이 제시하는 ‘최종 이론’의 윤곽을 그려 내고, 토머스 쿤 같은 과학 철학자들과 앤드루 피커링 같은 과학 사회학자들이 과학관을 비판하고, 사회가 대규모 자금이 들어가는 기초 과학 연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득한다.
애초에 이 책은 1992년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Superconducting Super Collider, SSC)의 건설을 둘러싸고 격렬하게 논쟁을 벌이던 상황에서 씌어졌다. 8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건설 부지 선정에서 탈락한 주의 상하원 의원들, 만만한 기초 과학 분야의 정부 예산을 삭감해 국민 세금을 절약했다는 생색을 내려는 정치인과 관료, 이 엄청난 예산을 고에너지 물리학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도 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다른 과학자들, 복지 정책이나 환경 정책이 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시민 운동가들, 소위 ‘거대 과학’과 ‘물리학 제국주의’에 비판적인 과학 철학자과 과학 사회학자 그리고 과학 지식의 객관성에 의문을 던지는 인문주의자의 십자포화 속에서 물리학자들은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로비를 하고 논쟁을 벌이고 설득을 하면서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사업을 방어하려 했다.
미국 물리학계의 대표자 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 모든 싸움의 최전선에 서서 논쟁을 벌이고 의회 증언을 하고 대중 강연을 조직하는 일을 마다하지 않은 와인버그는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를 향한 공격이 단순히 정치적, 경제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철학적, 종교적 문제와 얽힌 것이라고 보고,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와 그것을 추동하는 ‘최종 이론의 꿈’, 즉 자연의 최종 법칙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존재론적으로, 인식론적으로, 과학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이 책을 쓴다.
이 책에서 와인버그는 최종 이론이라는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최종 이론이라는 아이디어에 이르게 된 과정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최종 이론이 가지게 될 형태와 그것이 줄 영향에 대해 어떤 예측을 할 수 있는지 제시한다. 인류가 가질 수 있는 지식의 범주 안에서 가장 거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이 전망을 지키기 위해 와인버그는 다양한 존재론적, 인식론적 견해와 논쟁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7장 ?철학에 반(反)하여?에서는 과학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지만 이제는 과학의 발전을 방해하기만 하는 존재가 되어 버린 형이상학적 견해들, 즉 기계론적 유물론과 실증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지식 사회의 주류로 등장한 지적 상대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우리는 철학자들의 가르침으로부터는 거의 아무것도 배우지 않았”고, “과학 철학”은 “기껏해야 과학의 역사와 발견들에 대한 예쁜 광택”에 불과하며, 철학이 과학에 줄 수 있는 도움이라고 해 봐야 “다른 철학자들의 선입견으로부터 물리학자들을 보호해 주는” 정도밖에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또한 종교에 대해서도 “그 늙고 정신 나간 숙모”라고 비유하면서 최종 이론의 발견 이후 사라져 버리면 섭섭하고 “그리워하긴” 하겠지만 속으로는 “기쁠 것”이라고 하면서 자연의 궁극 법칙을 발견하는 과정에서 종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제거해 버린다. 또한 와인버그는 우리가 최종 이론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자연의 최종 법칙들 속에서 신이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표지”를 결코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과학에서 신이 있을 자리조차 치워 버린다.
자연의 만물과 우리가 알게 된 자연 법칙들은 우리 인류의 인식이나 존재 유무에 관계 없이 실재할 것이라는 순수한 ‘실재론’과 ‘왜?’라는 질문으로 연결된 설명의 사슬이 생물학적 설명이 화학적 설명으로, 화학적 설명이 물리학적 설명으로 환원되는 것처럼 최종 이론이라는 종점으로 수렴한다는 ‘환원주의’에 근거해 과학 지식의 본질을 설명하면서 철학과 종교 같은 다른 지식의 과학관에 대해 논쟁적으로 문제 제기한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당시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논쟁과 맞물리면서 뜨거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출간된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 이상의 논쟁을 물리학계 내부, 자연 과학 진영과 인문?사회 과학 진영, 지식인 사회와 종교계 사이에서 불러왔다. 이 책이 일으킨 논쟁의 불길은 20세기 후반 서구 지식 사회를 크게 두 진영으로 양분한, 소위 ‘과학 전쟁(Science War)’으로 발전했다. 과학과 사회의 관계, 과학 지식의 본질을 둘러싼 끝없는 논쟁 속에서도 이 책은 자연 과학 진영의 대표 도서로서 끊임없이 인용되고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국 지식 사회에서도 ‘과학 전쟁’에 대한 논의는 간헐적으로 소개되어 왔다. 그러나 그 논의의 단편이 소개되거나 과학 사회학적 입장에 치중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의 번역?출간은 20세기 최대 지적 논쟁 중 하나인 ‘과학 전쟁’의 전체상을 그리고 현역 과학자들의 과학 지식에 대한 감각과 태도를 이해하게 해 주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노벨상을 받은 현대 물리학의 거장이 꿈꾸는 과학과 모든 지식의 미래
물리학과 과학을 넘어 지식의 핵심을 꿰뚫는 위대한 과학자의 통찰력

와인버그는 독자들과 함께 자연의 비밀들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사실이 되었는지는 놀라운 경험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들려준다. 일종의 미스터리일 수도 있는 인간 지성의 힘을 믿는 그는 과학 이론이 아름다울 수 있는지, 그리고 물리학 연구에서 과학자들의 미적 감각이 하는 역할을 우아하게 보여 준다. 그는 근본 법칙들을 향한 탐험이 왜 머지않아 끝나게 될지를 놀랄 만큼 명석하게 설명한다. — 쳇 레이모(?아름다운 밤하늘?의 저자, 과학 저술가)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현대 물리학계를 대표하는 거장의 손 위에 자기가 있다는 주체할 수 없는 느낌을 받을 것이다. — 마이클 화이트, <선데이 타임스>

‘최종 이론’이란 과연 무엇인가? 최종 이론을 좇는 현대 물리학자들의 목표는 더 이상 세상 만물을 이루는 궁극적인 물질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고대 그리스의 탈레스나 20세기 초반의 원자론자들과 달리 현대의 물리학자들은 이 세상을 이루는 것은 입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성자, 중성자, 전자, 광자 같은 입자들은 본질적으로는 전자기장이나 중력장 같은 어떤 장(field)의 현현이며, 그 장 역시 ‘끈’이라고 하는 괴상한 존재의 변형일 뿐이다. 오히려 현대 물리학자들은 그러한 장과 끈을 지배하는 원리, 예를 들어 ‘대칭성의 원리’ 같은 것을 추적한다. 따라서 와인버그는 최종 이론을 “더 심오한 원리들로 설명되지 않는 원리들”로 이루어진 이론으로 규정한다.
“더 심오한 원리로 설명되지 않는 원리들”이란 무엇인가? 살아 있는 생물들의 현상은 궁극적으로는 DNA라고 하는 화학 분자로 설명된다. 그리고 이 DNA라는 분자는 화학적 친화성, 극성, 분자간력 같은 화학 원리로 설명된다. 그리고 또 이 화학 원리들도 분자를 이루는 원자와 전자의 성질을 다루는 양자 역학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이 양자 역학은 원자핵과 전자를 이루는 쿼크나 접착자 같은 존재들을 다루는 표준 모형으로 설명된다. 그리고 이 표준 모형은 초끈 이론이나 초대칭 이론 같은 것으로 설명될지도 모른다. 이런 식으로 모든 과학 원리는 다른 원리로 환원되어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와인버그는 우리가 최종 이론에 도달하게 되면 더 이상 다른 원리로 설명되지 않는 원리가 있음을, 그리고 그 원리가 어떤 것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최종 이론’이라고.
카를 포퍼는 이러한 “궁극적인 설명이라는 아이디어”를 거부한 바 있다. 와인버그도 자신의 최종 이론 주장이 완전하지도, 완벽하게 논리적이지도 않음을 어느 정도는 인정한다. 하지만 와인버그는 북극점에 도달하기 전, 아직 아무도 안 가봤다는 이유로 북극점이 없다고 주장한 사람들의 주장이 오류였음을 깨닫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언젠가는 최종 이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철학자나 인문주의자들이라면 당연히 과학자들의 과대망상이라고 폄하할 수 있는 주장의 근거를 와인버그는 이론 물리학의 역사 속에서 찾는다. 와인버그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에서 시작된 20세기 물리학 혁명이 중력을 제외한 세 힘(전자기력, 약력, 강력)을 통합한 표준 모형까지 발전한 과정을 살피면서 과학의 발전이 미니스커트나 대중 음악의 유행이 돌고 도는 과정과 달리 비가역적인 발전 단계들을 밟아 왔음을 보여 준다.
그 과정 속에서 물리학자들은, 조금만 수정했다가는 엄청난 오류를 낳고 말기 때문에 그 자체로 자연 자체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의 완전한 이론들을 하나하나 손에 넣어 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의 근본 원리들이다. 와인버그는 이런 식으로 우리가 자연과 필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지식들을 하나하나 쌓아 가다 보면 궁극적인 최종 법칙들의 집합, 즉 최종 이론에 도달할 것이라고 본다.
물론, 와인버그 역시 최종 이론에 도달하는 길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최종 이론은 존재하지만, “인간은 최종 이론을 발견하거나 이해할 만큼 충분히 똑똑한 존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도 와인버그는 아직 인간의 지적 재능이 “종점에 이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라고 말하며 낙관적인 전망을 한다.
오히려 와인버그가 강조하고 있는 장애는 “최종 법칙들을 발견하려는 노력이 돈이 없어서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책 자체가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의 예산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었기 때문에 이런 내용이 강조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30억 원 예산으로 시작된 암흑 물질 탐사(서울대 김선기 교수가 양양 지하 동굴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 프로젝트) 같은 기초 과학 연구가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 중단될 위기에 처한 것을 보면 와인버그의 우려가 미국에만,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 논쟁 시에만 국한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현대 소립자 이론의 창시자 스티븐 와인버그의 특별 인터뷰 국내 최초 수록

결국,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는 의회에서 예산이 삭감되는 바람에 취소되었고, 과학계와 인문?사회과학계를 뜨겁게 달궜던 ‘과학 전쟁’도 종결되었다. 그리고 와인버그의 책이 출간된 지 어느새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아직도 ‘뜨거운’ 것은 최종 이론을 좇는 탐험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8년 5월 유럽 핵물리학 연구소(CERN)에서는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를 가동하기 시작한다. 와인버그가 그토록 강하게 갈구했던 초전도 초대형 충돌기에 비해서는 낼 수 있는 출력도 약하고, 연구할 수 있는 소립자의 세계도 제한되어 있지만, 최종 이론을 향한 과학자들의 탐구를 진전시키기에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표준 모형에서 예측했지만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힉스(Higgs) 입자(‘신의 입자’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가 이 대형 강입자 충돌기의 실험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 이 입자가 실제로 발견되면 표준 모형은 예측한 입자들이 모두 발견되게 될 것이고, 표준 모형이 설명하지 못하는 영역에 대한 탐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실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초끈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실마리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최종 이론에 한발 더 다가간 지식을 가지게 될 것이다.
15년 전에 씌어진 책이지만 이 책이 제시한 이론 물리학적 전망들은 아직 모두 다 유효하다. 그리고 현대 물리학의 15년 역사가 거의 이 책이 제시한 시나리오를 따라 움직여 왔다. 15년 뒤에 책을 읽는 독자로서는 이 책이 제시한 미래가 과거로서 실현된 물리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즐거움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모든 학문적 내용을 떠나서 이 책은 물리학의 역사, 인간 지성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과학자의 경험과 지혜가 오롯이 모여 있다는 고전으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왜 자연이 다른 방식이 아니라 이런 식으로 존재하는지를 따져 물어 온 현대 물리학의 역사를, 상대성 이론과 양자 역학에서 초끈과 초대칭 이론으로 발전해 온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연구 현장에서 ‘왜?’라는 질문의 답을 찾아 수많은 지적 난관을 헤쳐 온 과학자들의 노력이 어떻게 하나의 최종 이론으로 수렴될 수 있을지 물리학이라는 좁은 틀을 넘어 거대한 학문적 전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어떤 이론은 그것보다 더 심오한 다른 이론에 의해 설명되는가? 왜 최고의 이론은 논리적일 뿐만 아니라 아름답기까지 한 것일까? 최종 이론을 손에 넣는 순간, 인간 지식의 한 축을 담당해 온 철학과 종교는 어떻게 될까?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는 이 모든 문제들을 풀어 가는 즐거움과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통찰력, 와인버그가 아니면 누구도 줄 수 없는 통찰력을 이 책을 통해 얻게 될 것이다.

분명히 우리는 아직 최종 이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곧 그것을 발견할 것 같지도 않다. 그러나 가끔 우리는 그게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힌트를 포착하고는 한다. 물리학자들끼리 토론하다가 수학적으로 아름다운 아이디어가 현실 세계에서도 의미 있다고 깨달을 때가 있다. 그때마다 우리는 칠판 뒤에 무언가가 있을 거라는, 우리 생각들을 그렇게 잘 들어맞도록 해 주는 더 깊은 진실이 있을 거라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 진실은 최종 이론을 슬쩍 보여 주는 것만 같다. -본문에서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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