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 전쟁을 끝낼 대화의 시작, 과학과 종교의 새로운 만남과 진화를 꿈꾼다!

종교전쟁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신재식, 김윤성, 장대익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09년 6월 12일 | ISBN 978-89-8371-235-6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판 148x220 · 648쪽 | 가격 22,000원

책소개

종교 전쟁을 끝낼 대화의 시작

과학과 종교의 새로운 만남과 진화를 꿈꾼다!

목사, 종교학자, 과학 철학자가 주고받은 뜨거운 지적 대화의 기록

지난 5월 (사)한국창조과학회는 논평을 내고 “진화론만 교과서에 싣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이라며 진화론만 가르치라는 교육부 지침을 폐기하기 위해 “헌법 소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 단체는 일방적인 진화론 교육에 반대하는 한국진화론실상연구회, 좋은교사운동,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진화론대책위원회, 성경과학선교회, 지적설계연구회 등과 힘을 합쳐, 진화론은 문제가 많은 이론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선포’하고, 창조론을 과학 교육에 편입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한다. 진화론 교육 문제가 법정까지 가기도 하는 미국의 사정이 한국 사회에서도 재현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이들의 야심 찬 시도는 종교 다원주의 사회인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둘까? 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 교수이자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의 목사이기도 한 신재식 교수는 한마디로 창조 과학이나 지적 설계론 등은 사이비 과학조차도 아니고, 사이비 신학 수준에도 못 미치는 “문제 많은 종교 운동”이라고 일갈한다. 기독교 성서의 「창세기」를 역사적, 과학적 사실의 근거인 양 들고 나오는 이들의 시도는 성서를 과학 논문 수준으로 격하시키고, 한국 교회의 보수성에 기생하는 “반기독교적인 종교 운동”이라고 비판한다.또 진화 생물학과 생물 철학을 연구하는 과학 철학자로 동덕여자대학교 교양교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장대익 교수는 자신들의 이론이 다윈주의 진화 생물학과 경쟁하는 과학 이론으로 자처하는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론이 “틀린 것조차도 아니”라고 단언한다. 진화론에는 어떤 이론도 사이비 과학이 될 수밖에 없는 엄격한 기준을 갖다대면서 자신들의 이론에는 한없이 관대한 “이중 잣대”의 논리에 의존하고, 과학자들이 말을 섞기 싫어서 그렇지 한번 제대로 비판당하면 순식간에 붕괴될, 제대로 된 연구 프로그램을 하나도 가지지 않은 사이비 이론이라는 것이다.또 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는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는 과학 교육 과정에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론을 포함시키려는 시도는 국교를 두지 않고, 정교 분리를 규정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위헌적인 시도”라고 규정한다.  본질적으로 반기독교적이고, 비과학적이며, 위헌적이라는 비판을 받는 창조 과학/지적 설계론 운동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회에서 세를 과시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앞에 거론되었던 한국 학계의 젊은 학자들인 신재식, 김윤성, 장대익 세 교수는 그것이 과학과 종교의 대화와 소통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과학과 종교 사이에 제대로 된 대화와 소통이 없기 때문에 그 틈새를 창조 과학/지적 설계론 같은 사이비 과학/사이비 종교 운동이 파고들 수 있는 것이라고.

 

신이라는 망상과 무신론의 몽상 사이에서 과학과 종교의 폭주를 멈출 지혜를 찾는다!

21세기에 다시 불붙기 시작한 과학과 종교 논쟁에 대한 한국 지식 사회 최초의 대응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종교 전쟁: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는 사이비 과학/사이비 종교 운동이 파고들 틈을 메울 수 있는 과학과 종교 간의 진지한 대화를 다룬 책이다. 현대 사회의 급격한 변화를 모르쇠하는 한국 교회의 보수성 속에서 진정한 신앙의 길을 모색하는 현직 목사이자 미래의 사제들은 교육하고 있는 신학자인 신재식 교수(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 문화 이론으로 천주교와 개신교의 한국 전래 과정과 성, 취향, 계급, 인종 차별과 종교의 관계에 대해 깊이 연구해 온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한신대학교 종교문화학과), 진화 생물학과 과학 철학을 공부하고 인문학과 자연 과학, 진화 생물학과 인지 과학의 통섭의 길을 찾고 있는 과학 철학자 장대익 교수(동덕여자대학교 교양교직학부)가 함께 쓴 이 책은 과학과 종교 사이의 거대한 간극을 메우고 진정한 소통을 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주제들을 전면적으로, 아무런 감춤 없이, 그리고 진솔하게 다루고 있다.전공과 입장이 서로 다른 세 소장 학자가 주고받은 13편의 편지와 10시간에 걸친 좌담 기록으로 이루어진 이 책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본격화된 기독교 근본주의와 이슬람 근본주의 갈등에서 시작해,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서 인간 정신의 본질과 마음과 종교성의 비밀까지 들여다봄으로써 기존에 종교가 해 왔던 역할을 대신하려는 과학의 야심 찬 시도에 대한 종교와 과학의 갈등은 물론이고, 더 이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사회 발전의 장애가 되어 대중의 멸시를 받는 종교와 인간의 갈등 양상까지, 종교와 종교, 종교와 과학, 종교와 인간의 전쟁에 얽힌 다양한 주제를 오가며 지혜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세 저자들은 “왜 지금 과학과 종교가 문제인가?”, “종교의 유통 기한은 이제 끝난 것은 아닌가?”, “과학이 정말 종교의 모든 것을 대체할 수 있는가? 그것은 과학의 오만이 아닌가.”, “창조 과학이 이렇게 번성하는 것은 어떤 징후인가?”, “종교는 미래에도 멸종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 같은 질문들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과 성찰을 최대한 짜내며 나름의 논의를 전개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과학과 종교의 관계가 과학자나 종교인 그리고 일반인들(무신론자나 유신론자나)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으며,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함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종교의 유통 기한이 지나지 않았느냐고 따져 묻는 과학 철학자,
진화론을 비롯한 현대 과학과 종교를 다시 통합하려는 신학자,
과학과 제도 종교로는 포섭되지 않는 종교성을 들춰내는 종교학자,
세 사람의 소장 학자가 펼치는 화려한 지적 향연

장대익 교수는 종교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리처드 도킨스(옥스퍼드대 교수, 진화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하버드대 교수, 사회 생물학자), 대니얼 데닛(터프츠대 교수, 인지 철학자) 등 서구 지식계의 최신 종교 논의를 소개하면서 “종교의 유통 기한은 끝”났으며, 종교가 여전히 “독점”하고 있는 “의미와 가치의 영역”을 과학에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조론 같은 온갖 기원 신화에서 시작해, 영혼, 인간의 심리와 마음, 인간 관계의 역학, 언어와 상징의 메커니즘,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인간 행동의 비밀 등을 과학이 해명하고 설명하고 있으므로 더 이상 종교가 자신의 권세를 떨칠 자리는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신재식 교수는 과학과 종교의 관계 속에서 최근 500년 동안, 종교(특히 서구 기독교)가 지동설, 진화론, 정신 분석학이라는 파도에 쓸려 이리저리 흔들리기도 했고, 최근 인지 과학과 뇌과학이라는 거대한 쓰나미를 마주해 큰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밀려드는 과학의 도전에 대응해 신학과 신앙을 끊임없이 갈고 다듬고, 제도 종교가 가진 독선적이고 일방주의적인 요소를 제거해 왔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그리고 현대 신학이 문자주의적이거나 근본주의적인 도그마를 버리고 대폭발 우주론과 진화론을 품으며 개방적이고 복합적인 체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모습을 존 호트나 볼프하르트 판넨베르크 같은 신학자들의 논의를 통해 보여 준다. 또 종교를 과학 또는 진화 생물학이 모두 설명해 버릴 수 있다는 단언이 과거 이성을 신앙의 시녀로 둠으로써 “신앙의 통섭”을 시도했던 중세 기독교와 같은 오만 또는 일방주의일 수 있음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그리고 ‘진리’ 그 자체보다 ‘진리’를 둘러싼 담론과 그 효과에 관심을 갖는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는 사실에 대한 판단의 권위와 의미와 가치의 소유권 또는 독점권을 두고 다투는 과학과 종교가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기독교, 이슬람, 불교 등의 종교들은 이 문제를 제각각 어떻게 보는지, 과학과 종교가 다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과, 서로 분리되어 있어 아무런 상관없는 것이라는 주장과, 종교는 결국 과학에 대체되어 소멸하고 말 것이라는 주장 등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이것을 통해 김 교수는 도킨스를 시작으로 한 과학의 도전이 “무신론자의 몽상”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현대 과학의 시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종교는 불교가 되었든, 기독교가 되었든, 신종교가 되었든 “신이라는 망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한다.갈릴레오 재판이 열리던 시대에 벌어졌던 과학과 종교의 논쟁에서부터 시작해, 현대 하버드 대학교 자연사 박물관 에드워드 윌슨 연구실에서 벌어졌던 세 진화 생물학자의 종교 논의에 이르기까지, 종교를 핑계로 내세운 테러와 전쟁이 벌어지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티베트, 그리고 미국에서부터 특정 종교와 대통령이 갈등을 일으키고 또 다른 특정 종교가 네티즌들에게 여론의 몰매를 맞는 우리 사회까지 시공간을 누비며 벌어지는 세 학자들의 대화는 과학과 종교 논의의 과거 논제들을 역사적, 학제적 맥락에 따라 정리하고, 세계 학계에서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새로운 이슈들을 소개하고 어떻게 풀어 가야 할지 전망을 제시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과학과 종교 논의를 한 단계 고양시킬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하고 있다.

 

“종교와 과학 사이의 논쟁을 두고 신학자와 과학자, 종교학자가 난상토론을 벌였다. 이 책은 이들이 주고받은 13통의 이메일과 10시간의 좌담을 기록한 책이다.” —《한국경제》

“이 책이 지닌 다른 한가지 장점은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간의 편지라고 하는 부드러우면서도 자유로운 형식을 취함으로써 독자들에게 큰 부담감을 주지 않고 다층적인 담론을 종횡무진으로 열어간다는 점이다.” —《프레시안》

편집자 리뷰

오랜 대화의 끝이자 새로운 대화의 시작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4부까지는 세 저자의 편지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5부는 세 저자가 나눈 좌담을 정리한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의 기획과 전개 과정, 그리고 이 책과 관련해서 읽으면 좋은 책들이 소개되어 있는 글들이 부속으로서 딸려 있다.  「과학이 종교에게」라는 제목이 붙은 1부의 첫 편지에서 장대익 교수는 “과학의 시대에 종교의 유통기한이 끝난 것은 아닌가?”라는 도발적 질문으로 종교를 향해 포문을 연다. 그러나 신재식 교수는 과학과 종교의 깊은 역사적 관계를 들춰내며 함부로 종교에 사망 선고를 할 수 없는 복잡한 정황을 전하고, 김윤성 교수가 과학과 신학 사이의 제3의 종교학적 입장을 견지하며 종교와 과학은 모두 인간 문화의 한 가지일 뿐 그리 다른 것도, 아주 같은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차이를 흐려 놓는다.   「다시 과학이 종교에게」라는 제목을 단 2부의 첫 편지에서 신재식 교수는 종교를 해부하려는 과학적 시도가 정확하게 무엇인지 “반성 없는 과학은 중세의 기독교와 다를 바 없다.”라고 비판적으로 따져 묻는다. 특히 종교 비판의 아이콘이 된 리처드 도킨스의 접근 방법이 19세기의 사회 진화론자의 방법과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종교 방어에 나선다. 이에 장대익 교수는 기도와 기적에 대한 믿음을 과학적 시각에서 비판하고,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믿음들이 어떤 진화적 연유에서 생겨났는지를 과학적으로 해부한다. 이러한 논쟁에 대해 김윤성 교수는 종교와 과학 모두가 총체로서 존재하는 인간 경험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 그리고 과학과 종교의 영역이 포괄하지 못하는 거대한 영역이 있음을 역설한다. 3부 「종교가 과학에게ꡕ는 종교의 과학관을 다룬다. 3부의 첫 편지에서 장대익 교수는 “과학적 무신론자들의 사령부”라고 할 만한 에드워드 윌슨의 연구실에서 이루어진 윌슨, 데닛과의 실제 만남을 생중계한다. 이 글에서 종교를 강하게 비판하며 무신론 운동을 선동하는 도킨스를 전사로, 종교를 이성과 과학으로 길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닛을 전략가로, 생태계 보호를 위해 종교와 과학이 협력해야 한다고 종교계에 손을 내미는 윌슨을 외교가로 규정하는 흥미로운 장면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장대익 교수는 신재식 교수에게 현대 종교의 과학관을 묻는다. 이 질문에 대해 신 교수님은 코페르니쿠스에서 다윈에 이르는 서구 과학의 놀라운 성과들에 기독교가 어떤 식으로 대응해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과정에서 ‘진화론적 신학’을 적극 모색하고 있는 가톨릭 신학자 존 호트와 종교를 중심으로 과학을 포섭하고자 했던 현대 신학자 볼파르트 판넨베르크 등의 논의를 소개하고 있다. 김윤성 교수는 이 편지들에 이어서 도킨스, 스티븐 와인버그 등 대표적 무신론자 과학자들의 종교 이해가 상당히 나이브함을 구체적인 사례 분석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 준다. 그리고 불교, 유교, 이슬람교가 과학을 어떻게 보는지, 또 자신과 같은 종교학자들이 과학을 어떻게 보는지를 들려준다. 4부 「과학과 종교가 함께」에서는 국내 상황으로 시선을 돌려 “왜 한국 교회가 창조 과학에 열광하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려 한다. 세 저자는 돌아가면서 종교학, 과학 철학, 신학의 입장에서 창조 과학/지적 설계론 운동에 집중 공격을 가한다. 첫 편지에서 김윤성 교수는 한때 창조 과학에 빠졌다가 곧 탈출하게 된 개인적 경험을 고백하면서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 운동이 헌법적 원칙인 정교 분리,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운동임을, 그리고 자타가 공인하는 이공계 최고 학부인 국립 카이스트 내부에 번듯하게 교회와 창조 과학관이 운영되고 있는 사실을 고발한다. 또 장대익 교수는 과거 창조 vs. 진화 논쟁에 뛰어들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한국에 직수입된 미국 지적 설계론의 주장들을 과학 철학적 측면에서 논파하고 미국의 우파 조직과 창조론 운동의 깊은 관계를 추적한다. 결론적으로 세련된 창조론이라 불리는 지적 설계론도 사이비 과학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신재식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창조 과학/지적 설계론 운동이 신학적으로나 종교적으로도 기독교에 해악만을 가져다주는 신앙 운동이라고 일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신앙 운동이 한국 교회에서 여전히 환영받고 있다는 측면에서 한국 기독교의 보수성을 읽어 낸다. 한국의 창조론 운동에 대한 이런 식의 입체적 비판(과학적, 과학 철학적, 신학적, 종교학적 비판)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것이다. 5부 「대화: 과학과 종교의 미래」는 ‘종교의 미래’라는 화두를 놓고 이루어진 좌담 내용을 정리해서 묶은 것이다. 종교를 유전자 같은 문화적 복제자 밈(meme)으로 설명하려는 종교 밈 이론에서 시작해서 동물과 인공 지능, 심지어는 외계인에게 종교성이 있을 것인가 하는 논의까지 과학, 종교학, 신학 내부에서 종교라는 주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수많은 이슈들을 흥미진진하게 소개하고 있다. 과학과 종교 논의의 새로운 출발점이 어디가 될지 짐작해 볼 수 있는 꼭지이기도 하다.

종교 테러리즘과 과학 일방주의가 충돌하는 시대,

종교와 종교, 종교와 과학, 종교와 인간의 전쟁을 넘어서라

이라크에서 발생한 김선일 씨 사건이나, 아프가니스탄 선교단 납치 살해 사건이나, 정권 일부 인사와 특정 종교계의 갈등 등이 일어났을 때, 우리 사회의 대중이 보였던 반응들은 매우 뜨거운 것이었다. 그것은 타종교에 대한 경멸이나 증오의 형태로 표출되기도 했고, 사회적 소통 단절이나 정치가나 공인들의 우습거나 무례한 에피소드로 끝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학문적 논의로, 질적 진화를 가져다줄 담론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끝났다. 과학과 종교를 다룬 책들은 여럿 나왔고, 서로 다른 입장에 있는 학자들이 서로 토론하는 형식의 책들도 기존에 여럿 출간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책은 한국의 지적 지형과 거리가 있는 번역서이거나, 서로의 차이만 확인하고 끝나는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책의 특징은 과학이 가진 힘이 전과 같지 않음을, 과학이 사회에서 본질적으로 중요한 요소임을 진심으로 공감하는 신학자, 종교학자, 과학 철학자가 한데 모여 썼고, 의견의 통일이 아니라, 한국의 지식 지형에 맞는 새로운 화음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따라서 보다 발전된 논의를 불러일으키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은 이러한 바람을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는 과학 철학자, 개신교 신학자, 종교학자로서 과학과 종교에 관해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이야기를 펼쳤다. 학문 분야만 다른 것이 아니라 각기 무신론자, 유신론자, 불가지론자로서 우리가 편지를 주고받고 대화를 나누면서 품었던 바람은 하나였다. 개별 영역으로서 ‘과학’이나 ‘종교’든, 하나의 주제로서 ‘과학과 종교’든, 누구나의 관심을 끌 만한 매력적인 주제가 아니었기에, 과연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저으면서 우리의 논의에 귀를 기울일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책을 구상하던 때부터 이제 발간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까지 내내 마음에 품었던 것은, 비록 과학과 종교라는 특정한 주제에 관한 것이기는 했지만, 우리의 논의가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건강한 비판적 담론이 구축되는 작은 발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 이로써 우리 사회에서 합리적 의사 소통의 통로가 마련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제 우리의 논의에 매듭이 하나 지어졌지만, 논의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다. 우리가 기존의 논의에 우리 나름의 논의를 보탰듯이, 여기에 또 다른 사람들의 논의가 보태지고 또 보태져서, 그 풍성한 논의들 속에서 건강한 비판과 합리적 의사 소통이 구체화되고 현실화되는 미래가 조금 더 앞당겨지기를 기대해 본다. 미래가 불확실하기는 해도, 될 것은 반드시 되는 법이다. Que sera sera!-본문에서

 

과학과 종교 문제 관련 한국 대표 석학들의 추천사

최근에 불란서의 리쾨르 교수와 샹제 교수 간의 대화를 엮은 『무엇이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가』의 영역본을 무척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신학자 신재식 교수, 종교학자 김윤성 교수 그리고 과학 철학자 장대익 교수 간의 서간집이 발간된다는 소식은 다시 한번 위의 책을 연상케 합니다.\’종교와 과학\’ 이것은 인류의 문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인간 사회의 저변을 흐르고 있는 아포리아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젊은 세 학자들의 서간집이 이 나라의 지성인들에게 큰 경종을 울리는 명저가 되리라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세 분의 건승을 빌어 마지않습니다. -김용준(한국학술협의회 이사장, 고려 대학교 명예 교수)

이 책은 \’종교\’와 \’과학\’을 주제로 한 글들입니다. 어쩌면 그 진부한 이야기들이 또 펼쳐지겠구나 하고 아예 책을 눈여겨보지 않을 사람들도 있겠고, 마치 새로운 먹잇감이라도 낚아챌 양 표제를 보자마자 전의(戰意)를 가다듬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 엮인 세 분 학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참 행복했습니다. 무척 오랜 주제가, 그러면서 여전히 답답한 주제가, 그런데도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주제가, 새로운 감각과 지성으로 가득한 논쟁과, 따뜻하고 맑은 상호간의 신뢰와 애정을 담고 담담하게 흐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발언이 진지했습니다. 진지한 만큼 정직했습니다. 정직한 만큼 실존적 고뇌에서 비롯한 \’학문\’의 모습이 거기 있었습니다. 사물에 대한 자신의 지적 관심이, 종교와 과학에 관한 자기의 소견이, 자신의 실존적인 문제에 대한 발언이, 얼마나 스스로 정직하고 진지한지 궁금한 사람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을 판단할 수 있는 준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대한 비판은 오직 그러한 독자들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입니다. -정진홍(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장, 이화여자대학교 석좌 교수)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는 과학과 종교 간에 존재할 수 있는 관계를 갈등, 독립성, 대화, 통합으로 규정합니다. 과학과 종교 문제에 관하여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데 손색이 없는 세 젊은 학자 김윤성, 신재식, 장대익은 서로 조금씩 다른 학문과 삶의 궤적을 붙들고 때론 갈등하며 어쩔 수 없는 서로간의 거리를 확인하면서도 진솔한 대화로 끝내 소통의 물꼬를 틉니다. 그들의 대화에는 세 가지 중요한 덕목이 있습니다. 비움, 귀 기울임, 받아들임. 20세기와 마찬가지로 21세기도 여전히 과학과 종교가 이끌어갈 것입니다. 과학과 종교가 서로 마음을 비우고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며 조금씩 서로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면 21세기는 훨씬 밝아질 것입니다. -최재천(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 교수)

목차

차례

책을 시작하며

과학, 신학, 종교학의 만남과 진화를 꿈꾸며 장대익 7

 

1부

첫 번째 편지들: 과학이 종교에게

종교의 유통 기한은 이제 끝나지 않았나요?

편지 1.1 과학의 시대, 종교가 더 이상 필요할까요? 장대익 39

편지 1.2 종교와 과학, 원래 이웃사촌입니다. 신재식 57

편지 1.3 종교와 과학의 논쟁, 행복하게 엿듣겠습니다 김윤성 85
2부

두 번째 편지들: 다시 과학이 종교에게

편지 2.1 반성 없는 과학, 중세 기독교와 다를 게 뭔가요? 신재식 113

편지 2.2 종교는 말살해야 할 정신의 ‘바이러스’일지도 모릅니다 장대익 141

편지 2.3 실재의 깊이는 종교나 과학보다 깊습니다 김윤성 171

 

3부

세 번째 편지들: 종교가 과학에게

편지 3.1 종교인은 과학을 어떻게 보나요? 장대익 221

편지 3.2. 1종교는 과학을 시녀로 보지 않습니다 신재식 243

편지 3.2.2 과학과 종교의 새로운 공존을 꿈꿔 봅니다 신재식 269

편지 3.3 9·11이 종교 전쟁의 결과라고요? 아닙니다 김윤성 297

 

4부

네 번째 편지들: 과학과 종교가 함께

편지 4.1 나의 창조 과학 탈출기 김윤성 345

편지 4.2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 그것은 틀린 것조차 아닙니다 장대익 377

편지 4.3 창조 과학과 지적 설계론, 사이비 종교 운동이 기독교를 잡다 신재식 413

 

5부

대화: 과학과 종교의 미래

종교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 있나요? 신재식+김윤성+장대익 446

 

책을 마치며

친밀한 타자들의 대화 김윤성 579

 

더 읽어야 할 책들

종교와 과학의 경계에서 만난 책들 신재식 507

 

참고 문헌 627

찾아보기 638

도판 저작권 647

작가 소개

신재식

호남신학대학교 신학과 조직 신학 교수. 서울대학교 종교학과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을 거쳐 미국 드루(Drew)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 문화 속에서 ‘한국’ 신학을 고민하는 신학자이며 목사이다. 현재 한국학술진흥재단 인문학단 프로그램 매니저, 한국종교학회 상임 이사, 한국종교문화연구소 이사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앙과 이성 사이에서: 아우구스티누스와 아퀴나스』, 번역서로 『신과 진화에 관한 101가지 질문』, 『근대 신학의 이해』 등이 있다.

"신재식"의 다른 책들

김윤성

한신 대학교 디지털 영상 문화 콘텐츠학과 교수. 서울 대학교 영어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종교학과에서 「조선 후기 천주교 성인 공경에 나타 난 몸의 영성」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 종교 문화 연구소 연구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인공 지능과 영혼」, 「생명 논의와 모호 성의 윤리」, 「젠더의 렌즈로 신화 읽기」, 종교학과 문화 비평의 관계 등 논문을 썼다. 문화 이론을 바탕으로 종교에서 몸, 성, 취향, 차별, 합리성 등의 문 제를 연구해 왔으며, 최근에는 시각성에 대해 탐구하고 있다. 『종교 전쟁: 종교에 미래는 있는가』, 『종교 다시 읽기』를 공저로 펴냈고 『거룩한 테러』, 『다윈 안의 신』 등을 번역했다.

장대익

진화학자이자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 한국 과학 기술원(KAIST) 정밀 공학과(현 기계 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의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과학 철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정경 대학(LSE)의 과학 철학 센터와 교토 대학교 영장류 연구소에서 생물 철학, 진화 심리학, 영장류학을 연구했으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미국 터프츠 대학교 인지 연구소에서 인지 진화를 연구했다. 동덕 여자 대학교 교양 교직 학부 교수와 서울 대학교 자유 전공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는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로 일하고 있다. 2009년 제27회 한국 과학 기술 도서상 저술상과 2010년 제11회 대한민국 과학 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다윈의 정원』, 『울트라 소셜』, 『쿤 & 포퍼』,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종교전쟁』(공저) 등이 있으며, 『종의 기원』, 『침팬지 폴리틱스』(공역), 『멸종』(공역)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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