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에 담긴 과거의 환경에서 우리가 만들 미래의 지구를 찾는다

세계 문학 속 지구 환경 이야기 2

문학으로 지구를 읽고, 환경으로 문학을 읽는다

원제 名作の中の地球環境史

이시 히로유키 | 옮김 안은별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13년 8월 23일 | ISBN 978-89-8371-619-4

패키지 반양장 · 신국변형판 148x220 · 316쪽 | 가격 16,500원

수상/추천: 환경부 우수환경도서

책소개

환경부 선정 2014년 우수환경도서

30년 취재 경력의 베테랑 환경 생태 기자와 함께 보는
세계 문학 작품 속 환경사의 실마리들

2013년 8월 18일 일본 가고시마의 활화산 사쿠라지마가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다. 화산 연기가 고도 5000미터까지 치솟는 수준의 분화는 1955년 가고시마 기상대의 관측 이래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이보다 2배 규모의 분화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지만 외신 보도나 관측 자료로만 접하다 보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신문사인 《아사히신문》에서 30년 넘게 환경 전문 기자로 활약하며 세계 각지의 환경 문제를 취재해 온 이시 히로유키는 세계 문학에서 좀 더 실생활에 와 닿는 환경사적 문제를 발견한다. 그는 영국의 소설가인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 『에마』 속 “하지 무렵에 핀 사과꽃”이라는 한 구절에 주목했다. 오스틴이 『에마』를 쓰던 1814~1815년은 전 지구의 기온이 매우 낮아 일반적으로 5월에 피는 사과꽃이 2개월 가까이 늦은 6월 하순인 하지 무렵에 피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1812년부터 카리브 해와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일어난 대규모 화산 분화로 인한 전 세계적 한랭화 현상이었다. 이 시기는 ‘여름이 없는 해’라고 불리며 세계 각지에서 농작물의 냉해, 전염병, 한파 등이 기승을 부렸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세계 문학 속 지구 환경 이야기 1, 2』는 이시 히로유키가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 낸 재해와 파괴의 현장에서 얻은 그만의 눈으로 본 세계 문학들을 모았다. 이 책은 저자가 20년 전 북유럽 대기 오염의 역사를 조사하다가 우연히 접하게 된 입센의 극시 『브란트』에서 출발했다. “전문 분야에 따라 다양한 독해가 가능하군요.”라는 입센 연구자의 한마디를 계기로 기자, 외교관, 국제기구의 환경 전문가로서의 경험이 더해진 새로운 시각에서 문학 작품들을 들여다보게 된 것이다.
동일본 지역을 대지진이 강타해 후쿠시마 사태가 일어난 것은 저자가 2011년 2월 이 책의 집필을 마친 지 1개월 만이었다. 세계 문학 속에서 냉해와 화산 폭발 같은 자연 재해와 삼림 남벌, 자원 고갈처럼 인재가 반복된 지구의 역사를 찾아낸 저자 이시 히로유키는 앞으로는 자연과 인간이 함께 폭주하는 파국이 닥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 독자들을 위해 서면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저자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결국 와야 할 것이 왔는가.”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엄청난 규모의 지진, 쓰나미와 원자력 발전소의 멜트 다운을 비롯한 급박한 상황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수습 과정에서 일본 정부가 보인 미숙한 대응의 결합은 저자의 예측이 정확했음을 보여 준다.

과거 반세기 가까이 환경 문제를 탐구해 온 나는, 앞으로 십수 년 이내에 그 규모는 둘째 치고 어떠한 종류든 파국이 현실화되리라고 본다. 다음에 일어날 파국은 자연의 압력과 인류의 폭주가 함께 하는 합작품이 될 것이다. ―「책머리에」

아시다시피 일본은 2년 전 커다란 재해를 경험하였습니다.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지진이나 쓰나미를 앞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인간은 그저 과거의 교훈으로부터 배워서 도망치거나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 인터뷰」

 

“이 책의 접근법은 지루할 것처럼 여겨지는 소재를 솔깃하게 소개한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문학 작품을 인용하여 흥미를 돋우는 전략 덕분에 위의 책들보다 훨씬 더 읽기 편하고 가뿐하다.” —《프레시안》

편집자 리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모자 장수는 왜 미칠 수밖에 없었을까?
『모비 딕』의 거대한 향유고래는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자연 환경의 관점에서 읽는 세계 문학 24편

저자는 인류와 자연의 위기를 미리 내다 보는 작가들을 탄광 속에서 공기의 이상을 먼저 감지하고 우는 카나리아라고 표현했다. 세계 문학이 보여 주는 지구와 인간의 이야기는 돌아올 수 없는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 반복되거나 더욱 확대될 수 있는 위기의 경고인 것이다. 세계 문학은 그저 한 사람의 인간 혹은 인간과 인간 간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작품들은 작가가 경험한 지구의 환경 변화 혹은 그에 대한 작가의 우려를 담고 있었다. 이 책에는 『길가메시 서사시』와 「출애굽기」를 비롯해 『레 미제라블』과 『암흑의 핵심』 등 다양한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작품 24편이 등장하고 있다. 또한 주요 작품별 작가들의 초상과 지도 등 다양한 시각 자료와 함께 한국어판을 위해 각 장별로 특별히 실린 일러스트 23컷은 독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안겨 줄 것이다.
1권에 등장하는 작품 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는 모자의 주재료인 펠트를 가공하다 중금속인 수은에 중독된 당시의 모자 장인이 이 작품에 등장하는 ‘매드 해터’의 모델이었음을 밝히며 현대 일본에서 발생한 대규모 수은 중독 사건인 미나마타병의 사례로 넘어간다. 『그림 동화집』에서는 「헨젤과 그레텔」처럼 아이들을 버릴 수밖에 없었던 중세 유럽의 재해와 기근을 지적하면서, 인구 증가의 압력이 불러오는 자원 부족과 고갈의 문제를 강조했다.
한편 2권에서는 인간의 집념을 상징하는 허먼 멜빌의 『모비 딕』에서 지구 곳곳의 바다를 누볐던 포경선단들 탓에 현재는 멸종 위기에 놓인 고래들을 조명한다. 중국과 한국보다 철기 후진국이었던 일본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제철 강국이 되기 위해 소모했던 울창한 삼림의 흔적은 시바 료타로의 『가도를 간다』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이시 히로유키는 세계 문학에 담긴 지구 환경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우리는 지구와 함께 어떤 이야기를 쓸지 묻는다.

이 책의 목적은 인류의 폭주가 무엇을 불러왔는지를 세계 명작 속에서 추출해 보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폭주와 그 외상으로 괴로워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는 지구에서 계속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자손을 위해서라도 해결책을 모색해야만 하겠지요. ―「저자 인터뷰」

널리 알려진 유럽, 북아메리카의 작품뿐 아니라, 아시아, 남아메리카,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한 작품까지 폭넓게 다루었다는 점도 이 책에서 주목할 점이다. 특히 1권에서는 중국의 환경사를 보여 주는 장융의 『대륙의 딸』과 라오서의 『낙타 샹즈』가 눈길을 끈다. 이시 히로유키는 『대륙의 딸』에서 모택동의 대약진 운동이 일으킨 대규모의 삼림 파괴가 강의 범람과 산사태 같은 자연 재해와 농업의 괴멸을 초래해 2000만 명에 이르는 인구를 죽음에 몰아넣었던 악순환을 찾는다. 동북아시아의 황사는 중국의 고전인 『시경』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삼국사기』와 일본의 『만요슈』까지 등장할 정도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황사를 뚫고 베이징의 골목을 인력거로 누비는 샹즈를 그린 라오서의 『낙타 샹즈』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중국의 삼림 감소와 사막화 속에서 점점 짙어지는 황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권에 등장하는 『아쿠아쿠: 고도 이스터섬의 비밀』과 『콜럼버스 항해록』에서는 남아메리카 각지의 환경 파괴와 자연 재해의 역사를 볼 수 있다. 저자는 『아쿠아쿠』를 읽으며 모아이상으로 유명한 이스터 섬의 감춰진 과거를 추적한다. 고립된 섬 안에서 인구가 급증하고 부족들 간의 경쟁으로 자원을 탕진한 끝에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이 닥쳤던 것이다. 이후 유럽 인들이 남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후에 벌어진 무분별한 착취와 파괴의 역사는 『콜럼버스 항해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금을 캐거나 사탕수수를 끓여 설탕을 얻기 위해 숲을 마구 베어 낸 끝에 지진과 허리케인이 닥칠 때마다 산사태까지 일어나는 아이티처럼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후유증을 남겼다.

세계 각지에서는 인구 급증에 따른 환경 압력이 수용량을 뛰어넘은 결과, 농업 생산이 하락해 정치나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국가의 붕괴까지 초래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섬나라나 내륙의 소국, 산악국 등 천연자원이 한정되어 있고 생태계가 취약한 지역에서 인구 폭발이 일어나면 환경 악화는 단시간에 파국적인 상태로 발전한다. ―본문에서

세계 문학과 지구 환경사가 융합된
과학 글쓰기의 새로운 전범

이 책에서는 서로 다른 시대와 작가의 고전들이 지구 환경의 큰 주제 아래서 조우하기도 한다.
2권에 실린 하워드 파일의 유명한 『로빈 후드의 모험』에서 저자 이시 히로유키는 중세 영국에서 왕이 독점한 숲을 침범한 로빈 후드 일당의 전설은 훨씬 이전인 고대에 영국을 지배한 로마 제국의 삼림 남벌에서 비롯되었음을 지적한다. 이러한 삼림 자원의 부족이 영국이 석탄을 사용하게 된 산업 혁명 이전까지 이 나라의 경제와 사회를 압박했던 다양한 사례들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이 산업 혁명기에 석탄을 소모하며 급속도로 발전한 결과, 1권에 등장하는 헨리크 입센의 『브란트』에서 예견한 대로 영국에서 발생한 스모그와 산성비는 북해 건너 스칸디나비아 반도까지 흘러들어 큰 피해를 안긴다. 유럽 국가들이 국경을 초월한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처음으로 UN 환경 회의를 연 것은 『브란트』가 출간된 지 100년 가까이 지난 후였다. 이 책은 지구 환경의 이야기뿐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세계 문학의 역사까지 일깨워 줄 것이다.

로마 제국에는 삼림 보호라는 개념이 없었다. 5세기에 로마 인이 떠났을 무렵, 원래는 영국 국토의 77퍼센트를 뒤덮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삼림 비율이 15퍼센트쯤으로 줄어들어 있었다. 오늘날까지 영국이 서유럽에서 가장 삼림이 적은 나라 중 하나인 이유는 로마 시대까지 올라가야 알 수 있다. ―본문에서

세계 문학을 중심으로 그에 관련된 과거와 현재의 환경 문제를 아우르는 이 책은 최근 강조되고 있는 융합 교육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나의 작품이나 해석에 매몰되지 않고 문학과 지구 과학 사이에서 자신만의 연결 고리를 찾아나가는 저자의 방식은 서로 다른 두 관점을 단순히 합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을 더욱 심화시킨다. 언론계, 학계를 넘나들며 국제 무대에서 40년 이상 환경 전문가로 활동한 저자와 함께 문학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서로 다른 관점을 하나로 융합하는 통찰력이 무엇인지도 알게 될 것이다.

저자가 과학자들이 연구에 나서기 전에 작품 속에서 지구 환경의 문제를 분명히 표현하는 작가들을 탄광의 카나리아에 비유했듯이 이 책의 저자도 우리에게 닥칠 수 있는 위기를 경고하는 카나리아와 같다. ―《마이니치 신문》

목차

13장 포경선의 끝없는 항해: 허먼 멜빌, 『모비 딕』
14장 파리의 하수도; 빅토르 위고, 『레 미제라블』
15장 여름이 오지 않은 해: 제인 오스틴, 『에마』
16장 나무를 지켜라; 구마자와 반잔, 『대학혹문』
17장 인구 폭발의 증인 모아이 석상: 토르 헤위에르달, 『아쿠아쿠: 고도 이스터 섬의 비밀』
18장 콜럼버스가 발견한 것: 크리스토발 콜론, 『콜럼버스 항해록』
19장 로빈 후드의 싸움: 하워드 파일, 『로빈 후드의 모험』
20장 아테네의 철학자, 자연 파괴에 탄식하다: 플라톤, 『크리티아스: 아틀란티스 이야기』
21장 제철이 망쳐 버린 숲: 시바 료타로, 『가도를 간다 7: 고카와 이가의 길, 사철의 길 외』
22장 그들은 왜 이집트를 탈출했을까: 모세, 「출애굽기」
23장 사라진 레바논 삼나무: 길가메시, 『길가메시 서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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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이시 히로유키

도쿄 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사히신문사에 입사해 뉴욕 특파원과 과학부 차장을 거쳐 편집 위원을 지냈다. 국제 연합 환경 계획(UNEP) 상급 고문, 도쿄 대학교 대학원 교수, 잠비아 주재 일본 대사, 홋카이도 대학교 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다.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FAO)의 보어마(Boerma) 상, 국제 연합 환경 계획의 글로벌 500 상, 마이니치 출판 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環境と文明の世界史)』(공저), 『지구환경보고(地球環境報告)』, 『킬리만자로 산의 눈이 사라져간다(キリマンジャロの雪が消えていく)』, 『세계의 삼림 파괴를 추적하다(世界の森林破壊を追う)』, 『나의 지구 편력(私の地球遍歴)』, 『환경학의 기법(環境学の技法)』(공저) 등이 있다.

안은별 옮김

연구자·작가. 지은 책으로 『IMF 키즈의 생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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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