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근심과 고난마저 정신병으로 둔갑하는 시대, 범람하는 정신 장애에서 현대인을 구원하라!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한 정신 의학자의 정신병 산업에 대한 경고

원제 Saving Normal

앨런 프랜시스 | 옮김 김명남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14년 3월 31일 | ISBN 978-89-8371-660-6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8x220 · 456쪽 | 가격 20,000원

책소개

15년간 소아 양극성 장애 환자 40배 증가, 자폐증 환자 20배 증가,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 3배 증가, 성인 양극성 장애 2배 증가

오늘날 미국에서 80명 중 1명의 아이가, 한국에서는 38명 중 1명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는다. 전체 어린이의 10퍼센트가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에 해당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특히 아이들이 갑자기 정신 질환자로 돌변하게 된 것일까? 단지 정신 의학의 진단 체계가 정교해진 탓일까? 교실의 붕괴, 가정의 붕괴, 복잡한 현대 사회가 환자를 양산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대로 우리 모두가 범람하는 정신병 앞에 무너지고야 마는 것일까?

우리는 미치지 않았다! 문제는 질병이 아니라 진단이다!

전 세계 모든 정신과에 비치되어 있으며, 정신 장애 진단의 독보적인 기준으로 자리 잡은 정신 의학의 성경 DSM(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의 탄생과 개정 역사를 중심으로 현대 정신 의학과 정신 장애 진단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정신 의학계에서 어떻게 새로운 정신 장애가 발명되고, 그때마다 탐욕스러운 제약업계와 부주의한 의사가 결합하여 과잉 진단과 과다 투약, 거짓 정신병의 유행을 불러일으켰는지를 정신 의학계 내부 고발자의 생생한 목소리로 듣는다. 또한 오고가는 부풀려진 정신병의 유행 속에서 나 자신, 그리고 내 아이와 가족의 정신 건강을 현명하게 지키고 치유할 수 있는 지침들도 제공한다.

 

“인젤 박사의 관점은, 정신 의학이 다른 의학 분야에 비해서 많이 뒤쳐져 있는 이유는 ‘생물학적, 과학적 이론’에 기반한 연구를 중심으로 발전해 오지 않았으며, 다양한 직종의 정신 분석 학자들과 행동 심리 치료사들, 그리고 제약 회사들의 영리 등이 복잡하게 얽혀 마치 ‘바티칸 콘클라베’ 식으로 그 내용이 결정되는 DSM(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으로는 더 이상 정신 의학의 발전을 이루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프레시안》

“이 책은 내부자의 시선으로 현대 정신 의학계의 문제점을 낱낱이 폭로하는 내부 고발서인 동시에, 진단의 기준을 대폭 넓힘으로써 그릇된 정신병의 유행을 일으키는 데 일조한 것을 고백하는 일종의 양심선언이다.” —《매일경제》

 

정신병을만드는사람들_인포_웹용

편집자 리뷰

정신병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소아 양극성 장애가 40배, 자폐증이 20배,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 3배, 성인 양극성 장애는 2배가 늘었다. 전체 어린이의 10퍼센트가 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에 해당하며, 아이 2000명 중 1명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던 것이 지금은 미국에서는 80명 중 1명, 한국에서는 38명 중 1명꼴로 자폐증 진단을 받는다. 미국인의 절반가량이 평생에 한 번은 정신 장애 진단 요건에 해당하며, 21세라는 어린 나이에 이미 청년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정신 장애 기준에 부합한다. 전체 인구에서의 정신 질환 발병률이 급증하면서 향정신성 의약품의 판매와 그에 대한 의존도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여, 미국 성인 5명 중 1명이 정신 의학적 문제로 적어도 한 가지 약을 먹고 있으며, 전체 성인의 11퍼센트, 십대의 4퍼센트가 항우울제를, 어린이의 4퍼센트 가까이가 정신 자극제를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특히 아이들이 갑자기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 정신 질환자로 돌변하게 되었을까? 정신 장애를 진단하는 의학의 진단 체계가 정교해지면서 과거에는 미처 질병으로 인식되거나 파악되지 못하던 것들까지 세세하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게 된 탓일까? 아니면 빠르게 돌아가고 스트레스가 심한 현대 사회가, 교실의 붕괴와 가정의 붕괴가 정상적인 사람들을 환자로 마구 내몰고 있기 때문일까?

정신 장애가 ‘정상’을 잠식해 버린 시대,

일상의 근심과 고난마저 정신병으로 규정되는 시대,

범람하는 정신 장애에서 현대인을 구원하라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한 정신 의학자의 정신병 산업에 대한 경고』는 오늘날 정신 장애가 범람하고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 이면에 감춰진 현대 정신병 산업의 실체를 파헤친다. 저자인 앨런 프랜시스(Allen Frances) 박사는 30여 년간 의료 현장에서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들을 진단하고 치료한 정신과 의사인 동시에 모든 정신 의학 관계자들이 정신 장애 진단의 ‘바이블’로 삼는 DSM(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의 개정 작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다.

저자는 1980년대 이후로 DSM이라는 정신 의학 진단 매뉴얼이 수차례 개정 작업을 거치면서 일시적이고 일상적인 심리 증상들 다수를 정신 질환으로 규정하고 끌어안은 결과, 정신 장애의 과잉 진단과 의약품 과잉 처방, 주기적인 정신병의 유행이 초래되었음에 주목한다. 그리고 2013년 5월 새롭게 개정된 DSM-5(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 5판)의 출시를 기점으로 지나치게 야심찬 정신 의학계와 질병 장사에 눈먼 제약업계의 손아귀에서 지금까지의 과잉 진단이 겉잡을 수 없는 초과잉 진단으로 들어설 것을 우려하여, 진단 기준의 변경과 함께 새로운 정신 장애가 발견되고 때로는 발명되는 현장을 낱낱이 공개하기로 결심한다.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은 내부자의 시선으로 현대 정신 의학계의 문제점을 폭로하는 내부 고발서인 동시에, 진단의 기준을 대폭 넓힘으로써 그릇된 정신병의 유행을 일으키는 데 스스로도 일조한 데 대한 일종의 양심선언이다.

문제는 질병이 아니라 진단이다

현대 의학의 딜레마, 과잉 진단을 고발하다

“의학이 엄청나게 발전하는 바람에 이제 건강한 사람이 얼마 남지 않았다.”―올더스 헉슬리

생명 공학과 의료 기술의 발전은 현대 의학에게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원할 수 있는 빛과 함께 어두운 그림자도 선사했다. 오늘날 전 세계 의학계가 안고 있는 딜레마, 바로 조기 검진과 그로 인해 초래되는 과잉 진단이다. 200년 남짓 되는 비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정신 의학 또한 다른 의료 분야들의 선례를 따라 최근에 와서 진단 인플레이션의 대세에 합류했다. 예방 의학과 질병의 공포에 대한 과대 선전으로 심각한 증상이 없는 사람들까지 질병의 꼬리표를 붙여 불필요한 치료를 행하는 사태가 정신 의료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진단 인플레이션의 일차 원인으로 진단 기준의 급격한 변경을 꼽는다. 고혈압이나 당뇨, 골다공증 등에 대한 진단 기준이 바뀌면서 정상이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환자로 돌변하고 있는 것처럼, 우울증과 불안 장애, 자폐증 같은 정신 장애의 진단 기준이 지난 30년간 고무줄처럼 늘어나 진단의 그물망이 넓어짐으로써 정신 질환자를 양산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19세기 중반 고작 6가지에 불과했던 정신 장애는 오늘날에는 200여 개에 육박하며 ‘정상’과 ‘정신 이상’/‘비정상’ 사이에 고정적이진 않지만 존재하고 있던 경계선마저 위협하고 있다. 증가한 정신 장애의 가짓수와 느슨해진 진단 기준으로 초래된 진단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으로 문제를 겪을 뿐 충분히 정상적인 사람들까지도 정신 질환자의 범위로 묶어, 많은 사람들을 항우울제와 항정신병약, 항불안제, 수면제, 진통제에 의존하게 만들었다.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으로 활짝 꽃을 피운 정신 의학계가 정신 장애의 진단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며 세상에 내놓은 진단 매뉴얼 DSM과 현대 정신 의학의 역사를 쫓으며, DSM을 통해 야심을 펼치고자 했던 정신 의학계, DSM을 성경으로 떠받들며 무조건적 맹신을 일삼은 부주의한 의료 현장, 정신병을 판매해 큰 수익을 거두려는 제약업계의 불운한 만남이 어떻게 오늘날의 정신병 과잉을 불러왔는지를 낱낱이 밝혀낸다.

정신병도 유행처럼 왔다간다

과거의 유행, 오늘의 유행, 그리고 내일의 유행

“약으로 무장한 의사 20명보다 솜씨 좋은 광대 하나가 오는 것이 마을의 건강에 더 유익하다.”―토머스 시드넘

정신 장애 진단의 문턱값이 낮아지고 보다 많은 일시적이고 일상적인 증상들이 정신병으로 포섭되는 순간 과잉 진단의 싹은 잉태되었다. 거기에다 진료 시간에 쫓겨, 혹은 자신이 속한 특정 전문 분야를 확장하려는 정신과 의사들이 내린 부주의한 진단과 수익성 높은 향정신정 의약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한 제약 회사들의 질병 장사가 결합하며 특정 정신 장애가 전염병처럼 번져 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저자는 특히 지난 30여 년간 10여 년을 주기로 정신 장애 진단 매뉴얼이 진단 기준의 급격한 변경을 겪은 이후 유행처럼 몰려왔다 다시 사라져 버린 정신 질환들을 하나씩 하나씩 짚어 가며 정신 의학에서의 진단 문제를 꼼꼼히 점검한다.

1980년 주의력 결핍 장애와 자폐증, 소아 양극성 장애가, 1994년에 아스퍼거 증후군과 성인 양극성 장애가 진단 매뉴얼에 새로운 정신 질환으로 등장하자, 하루아침에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에서 정신 이상으로 진단을 받고 발병률이 가파르게 치솟았다. 결국 이 질병들은 전 세계에서 유행하는 “오늘의 진단”이 되었다. 제약 회사는 그전까지 창고에서 잠만 자고 있던 정신 자극제나 항우울제 등 향정신성 의약품들을 대거 발굴, 새로운 특허를 통해 수많은 값비싼 처방약들을 시중에 쏟아내고 쓸데없는 처방과 투약을 부추겼다.

문제는 이처럼 진단 과열 현상이 이미 정신 의학계 내에 널리 퍼져 있고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음에도 폭식 장애나 아이들의 발작적 짜증, 노화로 인한 건망증, 저장 장애, 행동 중독 등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일상적이기까지 한 증상들로까지 진단의 문을 넓힌 DSM-5(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 5판)가 출간됨으로써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심각한 진단 초인플레이션과 유행병이 발생하리라는 것이다. 저자는 지난 30여 년간 우리 사회에 쓰나미처럼 밀려든 정신 질환의 그릇된 유행과 그로 인해 발생한 향정신성 의약품 과다 투약 및 오남용 등을 교훈 삼아 정신 장애 진단 기준을 완화하거나 새로운 정신 장애를 등재시키려 할 때에는 정신 의학계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정신 장애가 일상에 깊숙이 뿌리 내린 지금

통제 불능의 정신 장애 진단에서 현대인을 구원하라

“별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계산할 수 없다.”―아이작 뉴턴

저자는 다른 의료 분야들과 달리 정신 의학에는 아직 정신 장애를 정확하게 집어낼 수 있는 생물학적 검사 기법이나 정신 장애의 원인과 그 치료법이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진단 과잉이 특히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뇌 과학과 신경 생리학 등에서 꾸준한 발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정신 장애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에만 의존, 몇 가지 조건만 충족하면 질병으로 진단하고 있는 탓에 현대 정신 의학이 체크리스트 의학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가까운 이와 사별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기 마련인 애도까지 중증 우울증에 포함되도록,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찾아오는 건망증과 아이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발작적 짜증 등을 새로운 정신 장애로서 정신 의학계가 규정함으로써, 정신 장애가 우리의 평범한 삶까지 잠식하고 일상에 더 단단히 뿌리 내리게끔 만들었다.

저자는 인간 정신의 다양성을 무시하고 모든 차이를 약으로 간편하게 치료해야 마땅한 화학적 불균형으로 둔갑시키는 야심 찬 정신 의학계와 제약 회사의 마케팅 술책에 굴하지 않고 우리들 대부분은 충분히 정상임을, 단지 질병은 평균에서 먼 극단에만 숨어 있을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일상의 질병화로부터 나를 지켜 낼 수 있는 실제적인 지침들을 알려 주고, 부주의한 진단과 부적절한 처방, 그릇된 유행병에 희생자가 된 사람들과, 제대로 된 진단을 통해 질병을 치료한 사람들의 사례를 들려주며 다시 한번 정신 의학에서의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진단 인플레이션의 거대한 파도를 잠재우고

정상을 구원하자, 그리고 정신 의학을 구원하자

“의술이 사랑받는 곳에는 인류애가 있다. 가끔 치료하고, 종종 진료하고, 항상 위로하라.”―히포크라테스

저자는 다른 의료 분야와 마찬가지로 과잉 진단과 과잉 검사, 과잉 치료의 소동을 일으키며 상업적인 이해에 장악당해 본연의 임무에서 너무 멀리 나아가 버린 정신 의학을 비판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정신 장애 진단과 치료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진정한 정신 장애는 신속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부정확한 진단은 사람을 죽이지만 정확한 진단은 사람을 살린다. 저자는 정신 의학 전체를 다시 다듬고 구조를 재편하고 방향을 재설정함으로써 과잉 진단의 거품을 잠재우고 원래의 안전하고 정상적인 정신 의학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희망적으로 말한다.

먼저 정신 의학계는 진단의 기준을 변경하거나 새로운 정신 장애를 진단명으로 포함시키는 일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그마한 변경도 크나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현장 시험과 동료 의사들의 철저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정신과를 찾는 사람들은 당시에 유행하고 있는 정신 장애를 특히 경계하고 믿을 수 있는 정신과 의사와 협력하는 등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신과 의사들은 의학에서 맨 처음이자 맨 마지막으로 지켜야 할 격언인 “일단 해를 끼치지 마라.”는 히포크라테스의 말을 언제나 떠올려 섣불리 진단을 내리거나 약물 치료를 진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저자는 부실하게 수행된 정신 의학은 위험한 돌팔이 짓이지만 그럼에도 제대로 수행된 정신 의학은 여전히 유용하고 만족스러운 기예라고 말한다. 정신 질환의 원인을 아직까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삶의 무수한 문제들을 죄다 정신 질환으로 몰아세우기보다 인간 정신의 다양성을 살펴 개개인의 필요에 맞게 신중하게 진단하고 적절하게 치료할 것을 조언한다.

우리 대부분은 충분히 정상이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는 생각, 복잡한 현대 사회, 붕괴된 교실과 붕괴된 가족이 정신 장애를 불러일으킨 나머지 우리 사회가 아픈 사회, 반드시 약물 치료를 필요로 하는 사회로 변했다는 생각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정신 의학계와 질병 장사로 돈을 벌려는 탐욕스런 제약 산업이 만들어 낸 신화일 뿐이다.

십수 년 동안 엄청나게 증가한 자폐증과 과잉 행동 장애, 새롭게 생겨난 아스퍼거 증후군. 우리 아이들이 갑자기 바뀐 게 아니다. 사람들은 변하지 않았다. 변한 것은 진단이다. 그것도 지나치게 탄력적인 방향으로. 질병의 정의가 훨씬 더 느슨해진 탓에, 대부분의 사람들을 건강한 상태로 여기기 어려워졌을 따름이다.

예전에는 충분히 삶의 일부로 예상되고 감내되었던 문제들이 정신 장애로 진단되고 치료되는 지금, 정신병이 일상을 잠식해 버린 지금, 경계를 넘어 확장해 들어오는 비정상성로부터 정상을 구원하는 것, 그리고 야심과 탐욕으로부터 정신 의학을 구원하는 것, 그것이 곧 범람하는 정신 장애로부터 현대인을 구원하는 길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 DSM(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의 역사

▶ 1952년 DSM-I

제2차 세계 대전에 참전한 군인들의 정신 상태와 장애를 진단할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정신 의학 협회(APA)가 세계 보건 기구(WHO)의 ICD-6(국제 질병 및 사인 분류 6판)DMF 기초로 출간. 100여 개의 정신 장애를 수록한 130쪽짜리 작은 책자.

▶ 1968년 DSM-II

DSM-I에서 크게 변하지 않음.

▶ 1980년 DMS-III

진단 간 위계를 설정하고 보다 세분화시켜 200여 개의 정신 장애를 수록, 500쪽에 이르는 대형 책자로 출간. DSM이 정신 의학의 바이블, 문화적인 아이콘, 항구적인 베스트셀러로 성장하는 계기가 됨. 경계성 성격 장애, 사회 공포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폐증, 주의력 결핍 장애, 양극성 장애 등이 포함됨.

▶ 1987년 DSM-IIIR

▶ 1994년 DSM-IV

DSM-III에서 소극적 변경으로 수록된 전체 정신 장애의 수는 거의 변화 없음. 아스퍼거 증후군, 성인 양극성 장애 등이 포함됨.

▶ 2000년 DSM-IV-TR

▶ 2013년 DSM-5

DSM-III, DSM-IV처럼 개정판을 로마 숫자로 표기하던 것을 환경 변화에 발맞추어 보다 신속하게 지속적으로 개정, 소수점 단위로까지 표시할 수 있도록 아라비아 숫자인 5로 표기. 진단 체계와 진단 기준의 대폭적인 개정과 삶의 일부이자 일반 인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증상 여럿을 정신 장애로 등재함으로써 출간 이후 정신 의학계 안팎에서 논쟁의 대상이 됨. 소아에서의 발작적 짜증을 “파탄적 기분 조절 곤란 장애”로, 노화로 인한 건망증을 “약한 신경 인지 장애”로 규정하였으며, 폭식 장애와 성인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저장 장애, 월경 전 불쾌감 장애, 행동 중독 등이 포함됨. 사별로 인한 애도 또한 “중증 우울증”으로 진단받을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삭제.

목차

머리말  일상의 질병화로부터 나를 지켜라  11

1부 정신병이 정상을 잠식하다  27

1 정상과 비정상에 고정된 경계란 없다  27

2 정신 장애에 이름을 붙여라  73

3 진단 인플레이션의 거대한 파도  131

2부 정신 질환에도 유행이 있다  181

4 마귀 들림에서 다중 인격 장애까지, 과거의 유행  183

5 자폐증에서 사회 공포증까지, 오늘의 유행  211

6 건망증에서 폭식 장애까지, 곧 불어닥칠 유행  255

3부 범람하는 정신 장애로부터 나를 지켜라  305

7 진단 인플레이션 바로잡기  307

8 정신과 상담을 받기 전 반드시 알아야 할 지침  333

9 정확한 진단과 잘못된 진단의 실제 사례들  351

에필로그  우리 대부분은 충분히 정상이다  403

감사의 말  413

주(註)  417

찾아보기  441

작가 소개

앨런 프랜시스

뉴욕 주립 대학교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받고 코넬 의과 대학 외래 병동 책임자를 거쳐 듀크 대학교 정신 의학부 학부장으로 있다. 미국 정신 의학 협회(APA)에서 연례 모임을 조직하는 위원회 부의장을 지냈으며, 전 세계 정신과에 비치되어 정신 장애 진단의 교본으로 사용되는 DSM(정신 장애 진단 통계 편람) 3판(DSM-III) 및 3판 개정판(DSM-IIIR) 작업에 참여한 후 4판(DSM-IV)을 작성하는 팀을 조직하고 이끌었다.

DSM이 항구적인 베스트셀러, 문화적 아이콘, 정신 의학의 성경으로 군림하게 되면서 정신 의학계의 DSM에 대한 맹신, 의료 현장에서의 부주의한 진단, 제약 산업의 질병 장사 등이 결합하여 진단 인플레이션과 거짓된 정신병의 유행을 초래하는 현실을 실제 의료 현장에서 지켜보았다. 새로이 출간된 DSM-5가 정신 장애의 문을 대폭 넓힘으로써 이러한 현상들을 보다 가속화시킬 문제점들을 지녔음을 깨닫고, DSM을 올바르게 사용하여 위기에 빠진 정신 의학계와 범람하는 정신 장애에 노출된 현대인을 구원할 수 있는 지침들을 널리 알리고자 이 책을 썼다.

《허핑턴 포스트》와 《사이콜로지 투데이》 등 여러 매체에 꾸준히 글을 쓰고 있으며, DSM-5에 산재하는 문제들에 대항해 의료 현장에서 정신 장애 진단을 내리는 데 실재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안내서 『정신과 진단의 핵심』을 집필하였다.

김명남 옮김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 환경 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제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지구의 속삭임』,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갈릴레오』,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인체 완전판』(공역),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여덟 마리 새끼 돼지』, 『시크릿 하우스』, 『이보디보』, 『특이점이 온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버자이너 문화사』,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등이 있다.

독자 리뷰(1)
  1. 2015년 10월 14일 4:31 오후

    쉽게 쉽게 판단하고 해답을 구하는 현대 사회를 돌아보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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