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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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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 정보

카피: 복잡계 과학에서 혁명 이론까지, 통합 학문적 접근의 여러 얼굴들

부제: 인간과 사회에 관한 통합 학문적 접근

홍성욱, 최무영 , 홍철기, 한선희, 최형록, 장경섭 , 이민영 , 우희종 , 오현미, 박순영, 김민수, 김명환 , 이상신 | 엮음 김세균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15년 4월 30일

ISBN: 978-89-8371-699-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45x210 · 408쪽

가격: 25,000원


책소개

왜 우리는 이 시점에서 다시 다윈에 주목하는가?

환원주의와 결정론을 넘어 복잡계 과학과

인문 사회 과학을 통합한 새로운 생명관을 구축하기 위한

우리 지식인들의 새로운 학문적 비전!

 

미래 융합 아카데미 2권

다윈의 기획이 환원주의와 결정론, 기계적 유물론의 샛길로 빠지지 않고 계속되기 위해서, 다윈의 기획이 20세기 자연 과학의 성과와 사회 과학의 성과를 존중하고 그 통찰들과 결합할 때 비로소 좀 더 완성된 통합 학문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복잡계 과학의 관점에서 생명과 진화를 접근하는 시도는 새로운 과학 철학 위에서 진화와 인간, 사회를 통합하는 든든한 토대가 될 것이라 기대해 본다. -서문에서

 

“요즘 내게 교육이라는 나무는 뿌리는 허공으로 나 있고 잎과 꽃은 땅에 박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실토하건대 나는 이 나무를 거꾸로 돌려 뿌리가 자연의 사실들에 단단히 뿌리박고 그에 따라 문학과 예술이라는 잎과 열매가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 1880년 토머스 헨리 헉슬리의 말이다. 자연 과학에 대한 교육보다 인문 교양에 대한 교육이 강조되고 있던 당시의 교육 현실을 비판하는 강연해서 한 말이다. 헉슬리는 자연 과학 교육을 뿌리로, 문학과 예술 등의 인문학을 잎과 열매라고 보았다. 그러나 헉슬리의 이러한 주장은 과학 기술 교육만으로는 종합적인 교양을 획득할 수 없다고 여긴 매슈 아널드 등 인문학자들의 비판을 받았고, 이들의 논쟁은 영미 학계 전체를 진감(震撼)시킨 헉슬리-아널드 논쟁으로 발전했다.

130여 년이 지난 지금 21세기 초 한국 지식 사회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인문학 열풍이 미디어계와 문화계 일각에서 불고 있지만, 대기업 채용에서 인문계 학생들이 배제되고 이공계 학생들이 선호되고 있으며, 자신들의 장래를 인문학보다는 자연 과학과 공학으로 개척하려는 대입 수험생들이 늘고 있고 있다. 연구 현장에서도 인구 절벽에 부닥친 대학들이 구조 조정을 하면서 인문학 계열 학과·학부를 통폐합하고 있으며 교수들과 연구자들은 ‘디지털’, ‘콘텐츠’, ‘융합’ 같은 단어들을 자신의 명패와 명함에 새겨 넣으며 각자 도생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것은 헉슬리의 이상이 실현되고 있는 과정일까? 아니면 한국의 지식 사회가 대안 담론을 만들지 못하고 붕괴해 가고 있는 징후의 하나일까? 대안 담론은 인문학과 자연 과학이라는 두 문화를 대립시키는 데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 두 문화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에서 나올 것이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다윈과 함께: 인간과 사회에 관한 통합 학문적 접근』은 이러한 통합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존재로 찰스 다윈에 주목한다.

서울 대학교 사회 과학 연구원 원장을 지내고 서울 대학교 정치 외교학과 교수로 오랫동안 재직해 오면서 한국 사회학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 온 김세균 전 서울대 교수가 기획하고 엮어 펴낸 이 책은 다윈과 진화론의 통찰을 사회 과학으로 끌어오고, 사회 과학의 통찰을 바탕으로 다윈주의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한국 지식 사회의 새로운 흐름을 다각도에서 생생하게 보여 주고자 한다.

이 책은 자연 과학, 인문학, 사회 과학, 그리고 사회적 실천의 영역을 망라하는 인적, 지적 네트워크의 산물이다. 정치학을 전공한 김세균 교수를 시작으로, 통계 물리학 분야에서 한국의 대표하는 연구 성과를 거둔 최무영 서울 대학교 물리 천문학부 교수, 면역학자로 한국 사회 생명 윤리 논의의 기초를 닦은 우희종 서울 대학교 수의학과 교수, 과학 기술사 연구로 이름 높은 홍성욱 서울 대학과 생명 과학부 교수, 생물 인류학 분야의 개척자인 박순영 서울 대학교 인류학과 교수 같은 우리 지식 사회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시니어급 학자들은 물론이고, 페미니즘과 진화론의 관계 재정립을 연구해 우리 사회 페미니즘-진화론 논의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되는 오현미 박사, 생명 현상과 환경의 상호 작용을 복잡계 물리학으로 연구하는 김민수 연구원, 인간의 진화적 본성과 사회 문화적 상황, 그리고 기술적 진보의 관계를 연구하는 이민영 연구원, 근대, 탈근대 정치 문제는 물론이고 정치 행태와 정치 심리를 바이오폴리틱스(생물 정치학)이라는 새로운 연구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이상신 숭실대 연구 중점 교수, 다윈을 중심으로 19세기의 생물학자와 진화론의 관계를 탐구하는 한선희 연구원, 브뤼노 라투어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정치 사상과 현대 민주주의를 심도 깊게 파헤치고 있는 홍철기 연구원 등 젊은 학자들이 함께 참여해 인간과 사회에 관한 통합 학문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이 방대한 인적, 지적 네트워크를 따라가다 보면 오랫동안 고착 상태에 빠져 있던 자연과 사회의 이분법의 미로에서 빠져나올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을 매개로 20세기 자연과학의 성과와 사회과학의 구분을 넘어, ‘인간’이라는 매력적인 주제에 통합적으로 접근한 책.” —《내일신문》


목차

서문 다윈과 함께, 인간과 사회를 다시 생각하다 | 김세균・오현미 005

 

1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생명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과학

1장 생명 현상의 물리적 기초: 스스로 짜임, 떠오름, 복잡성 | 최무영・김민수 023

2장 생명 현상의 생명 과학적 기초: 생명 현상의 발현 | 우희종 057

 

2부 우리는 무엇인가: 다윈과 인간 본성

3장 다윈의 진화론과 인간 본성: 비환원주의적 생물-사회-문화학의 출발점에 선 다윈 | 홍성욱 097

4장 다윈, “본성은 변한다”: 도덕의 자연사적 기원을 찾아서 | 한선희 125

 

3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사회를 보는 통합 학문적 접근

5장 문학의 눈으로 본 다윈의 『종의 기원』: 통합적인 학문을 향한 시론 | 김명환 157

6장 권력의 DNA: 정치 행태에 대한 바이오폴리틱스적 접근 | 김세균・이상신 193

7장 인간 협동의 특성과 진화적 기원 | 이민영・박순영 215

8장 문화의 자율성을 넘어서: 진화 심리학과 행위자 연결망 이론의 관점에서 본 문화 | 홍철기 255

9장 사회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의 젠더 관념 비교: 가족에서 개인으로 | 오현미 291

 

보론 새로운 변혁 주체의 형성: 헤게모니, 진화론, 거울 뉴런, 그리고 명상 | 최형록 327

참고 문헌 372

찾아보기 403


편집자 리뷰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김세균 교수는 서문에서 다윈을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에 빗댄다. 초자연적, 신화적, 형이상학적 설명에서 벗어나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에 과학의 빛을 비춰” 준 존재가 바로 다윈이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과학적 설명”의 출발점이 다윈의 시도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이후 사회학 등 분과 학문들이 제도화되고, 20세기 전반기 다윈주의 생물학이 나치즘과 우생학 등의 정치적 망령 등에 오용되면서 자연과 사회, 과학과 문화 사이에 다시 대립의 장벽이 구축되었고, 이 이분법이 다윈의 시도와 다윈 혁명의 성과가 망각되고 외면되는 과정을 강화하고 가속화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자연 과학과 인문학은 둘 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우리의 도구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엮은이인 김세균 교수를 비롯해서 이 책의 필자들은 자연과 사회, 과학과 문화의 이분법을 극복하려는 시도들이 항상 “흡수 통합의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한다. 문화를 통해 자연을 흡수하려는 문화 환원주의적 시도를 보인 페미니즘 학자들의 시도나 환원주의 유혹에서 자유롭다고 보기 힘든 사회 생물학의 시도가 그랬다는 것이다. 이 책의 엮은이와 필자들은 우리 지식 사회의 수준이 “지연과 사회, 문화의 복합성을 다루는 비환원주의적인 방식은 아직 충분히 성숙하지 않았다.”라고 평가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 여러 필자들이 보여 주고 있는, 낡은 이분법과 환원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복잡계 과학이나 라투르의 구성주의적 접근이나 중층 결정 등의 새로운 개념들과 방법론들은 최종적인 답은 아니다. 엮은이와 필자들은 오늘날 존재하는 다양한 태도들을 보여 줌으로써 “복잡한 인간과 사회의 삶에 대한 유용한 통찰”을 얻고 “더 나은 방법론”을 숙고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 1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생명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과학」, 2부 「우리는 무엇인가: 다윈과 인간 본성」, 3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사회를 보는 통합 학문적 접근」의 모두 3부 9장, 보론 1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생명의 기원과 진화의 문제를 통계 물리학과 복잡계 과학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글에서 시작해 진화론과 최신 신경 과학의 연구 성과를 가지고 정치적 변혁 주체 형성을 고찰한 시론적 성격의 논고에 이르기까지 다채롭고 도발적인 논의들이 펼쳐진다.

통합 학문적 접근이라는 무대 위에 모인 필자들은 기존의 환원주의적 사회 생물학 논의에서 절대적으로 떠받들어졌던 다윈이 비환원주의적 생물-사회-문화학의 출발점으로 재평가되기도 하고, 다윈의 『종의 기원』을 문학 비평의 관점에서 분석하기도 하고,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들이 펼치는 정치 행태를 진화론과 심리학의 방법론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또 다윈의 평생 수수께끼였던 도덕 감정, 이타성, 그리고 협력의 진화 과정을 현대 진화 심리학, 게임 이론 등의 최신 성과를 통해 해명하기도 하고, 진화론과 페미니즘의 오랜 적대 관계를 청산하자는 과감한 주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독자들인 필자들의 이 현란한 논의들 속에서 미래 학문의 패러다임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복잡계 과학에서 혁명 이론까지, 통합 학문적 접근의 여러 얼굴들

 

이 책의 1부는 생명에 대한 전통적 관점을 비판하면서 복잡계 과학의 관점에서 생명을 재정의한다. 물리학과 생명 과학에서 생명이라는 복잡계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르다. 이 두 글은 그 차이와 공통점을 은근하게 드러낸다. 김민수, 최무영의 「생명 현상의 물리적 기초: 스스로 짜임, 떠오름, 복잡성」은 복잡계 물리학의 관점에서 생명을 재정의하는 동시에 진화를 정보 교류의 관점에서 설명해 보려는 독창적 시도를 보여 주고 있다. 복잡계 현상으로서 생명 현상은 ‘정보 교류의 축적’과 ‘협동 현상의 떠오름’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살아 있음과 진화란 스스로의 정보를 축적하는 과정이다. 이런 시각은 전통적인 물질과 관념의 이분법을 넘어선다.

우희종의 「생명 현상의 생명 과학적 기초: 생명 현상의 발현」은 기존 생명 과학의 생명관이 물질적이고 기계론적이며 환원론적, 보편성 중심주의적이라는 것을 반성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면역계, 신경계, 복잡계에 대한 최근의 연구 성과에 바탕을 두고 생명 현상을 개체 고유성과 관계성의 개념으로 이해하고, 무시간적인 진공 상태가 아닌 시간을 통한 생성과 변화의 차원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2부는 인간 존재에 대한 다윈의 탐구를 짚는다. 다윈은 생물 종의 기원뿐 아니라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나름의 답을 찾았다. 그의 지적 배경과 인간 본성 연구 과정을 치밀하게 살핌으로써 그의 인간 본성론에 감춰진 의미를 드러낸다.

홍성욱은 「다윈의 진화론과 인간 본성」에서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의 동물적 속성과 인간의 인간적, 사회적, 문화적 속성 모두를 진화라는 하나의 프레임에서 설명하려는 시도로 본다. 특히 도덕성도 인간의 이기심과 마찬가지로 진화의 결과라고 설명함으로써 이 시도를 완성시키려고 한다. 필자는 다윈이 어떻게 인간 본성에 대한 이런 생각에 도달했고, 또 어떻게 이 생각들을 자신의 저술을 통해 전개했으며, 이런 사상이 후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탐구한다.

한선희는 「다윈, “본성은 변한다”: 도덕의 자연사적 기원을 찾아」에서 조금 다른 각도에서 다윈의 인간 본성 연구를 살핀다. 여기서 필자는 다윈이 이전 시대의 자연 신학자와 라마르크의 인간 본성 개념을 어떻게 비판하고 인간 본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어떻게 발전시켰는가를 추적한다. 이 과정에서 다윈이 동물 ‘본능’과 인간의 ‘지성’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견해를 비판하는 전략을 취했음을 발견하고 소개한다. 결국 다윈은 인간 본성의 변화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3부는 다윈주의, 사회 생물학 그리고 진화 심리학이 어떻게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설명 속으로 스며들고 또 영향을 주고받는가를 사회의 각 영역별로 살펴본다. 다윈이 문학에 미친 영향, 그리고 진화론과 정치학, 인류학의 협동 연구에 던지는 통찰을 살펴보고 진화 심리학의 문화에 대한 관념, 그리고 사회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의 젠더 관념을 검토한다.

김명환의 「문학의 눈으로 본 다윈의 종의 기원」은 다윈 진화론을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 보고 접근한다. 필자는 토머스 헨리 헉슬리와 매슈 아널드 사이에 벌어진 과학과 문학의 위상을 둘러싼 논쟁을 배경에 깔고 다윈의 『종의 기원』이 과학과 문화의 이분법으로 해석할 수 없는 중층적 의미를 가진 텍스트임을 분석해 낸다.

김세균, 이상신의 「권력의 DNA」는 1990년대 진화 심리학의 출현이 정치학에서 미친 영향을 살펴본다. 저자들은 생물학과 정치학을 접목시킨 ‘바이오폴리틱스(biopolitics)’로 불리는 새로운 연구 분야와 방법론을 소개한다. 진화 심리학, 뇌 신경 의학, 내분비학, 생리학, 형질 인류학, 동물학 등이 정치 행태 연구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잘 보여 준다. 또 정치 제도 연구, 합리적 선택 이론, 국제 정치 및 비교 정치 분야의 연구에서도 바이오폴리틱스는 앞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민영과 박순영의 「인간 협동의 특성과 진화적 기원」은 인간의 협동 심리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최신 연구 성과들과 그 영향들을 일별하고 있다. 수학, 게임 이론, 행동 경제학, 진화 심리학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축적된 연구 성과들이 융합되며 다윈 이래 진화론의 최대 수수께끼였던 이타성과 협동 심리의 기원에 대한 난제가 하나둘씩 해결되고 있는데, 필자들은 이 역사를 살피며, 이 연구가 언젠가 사회 과학의 기초를 통합적, 융합적으로 재구축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평가한다.

홍철기의 「문화의 자율성을 넘어서: 진화 심리학과 행위자 연결망 이론의 관점에서 본 문화」는 자연과 사회의 이분법을 비판하는 진화 심리학과 라투르의 행위자 연결망 이론을 비교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이 둘은 각각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의 성과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자연과 문화의 분할을 문제시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양자는 각기 다른 결론에 도달하는데, 진화 심리학은 자연과 문화의 이분법의 극복, 자연 과학과 사회 과학의 통합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는 반면 행위자 연결망 이론은 이 이분법의 극복이 쉽지 않으며 양자 사이에 는 다원적이고 복합적인 관계가 수립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오현미, 장경섭의 「사회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의 젠더 관념 비교」는 사회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의 젠더 관념을 비교 검토한다. 필자들은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사회 생물학과 진화 심리학의 젠더 관념이 많은 차이를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구체적으로 1970년대 등장한 사회 생물학은 당시에 지배적이었던 남성 생계 부양자/여성 전업 주부라는 젠더 관념을 투영하며 가부장제를 자연화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1990년대 이후 등장한 진화 심리학은 1990년대의 젠더 관념을 반영해서 남녀 관계를 가족보다는 개체를 중심으로 사고한다. 이를 바탕으로 필자들은 진화 심리학과 페미니즘의 연대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탐색한다.

마지막으로 보론으로 실린 최형록의 「새로운 변혁 주체의 형성: 헤게모니, 진화론, 거울 뉴런, 그리고 명상」은 진화론과 20세기 생물학의 발전이 던질 수 있는 함의를 확장해 본 시론이다. 즉 이것의 함의는 인간 본성 문제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실천, 종교 및 윤리적 문제에 이를 수 있음을 보여 준다. 필자는 그람시적인 문화적 헤게모니를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데 이 대안의 구성 요소는 세 가지다. 유전자 중심주의를 대체할 에바 야블롱카(Eva Jablonka)의 ‘4차원적 진화론’, 사회적 관계 속에서 개인을 이해하는 유물론적 근거로서 ‘거울 신경 세포(mirror neuron)’, 그리고 인간의 주체성을 개발할 수 있는 길로서 ‘불교적 명상(meditation)’이다.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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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

서울 대학교 생명 과학부∙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 교수. 서울 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대학교 생명 과학부 및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 교수로 재직 중이다.

"홍성욱"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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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무영

서울 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이학사와 이학 석사,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대학교 물리 천문학부 교수로 있고 이론 물리학(통계 물리학)을 전공하며 복잡계, 생명 및 사회 현상, 과학 기초론, 과학과 문화 따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복잡한 낮은 차원계의 물리』,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탈핵 강의』(공저) 등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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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철기

서울 대학교 정치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정치적 대표 개념에 관한 학위 논문을 마무리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정치 철학, 정치 이론, 정치 사상사, 현대 민주주의 이론 등이다. 공저로 『현대 정치 철학의 모험』이 있고, 번역서로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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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희

서울 대학교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서울 대학교 의과 대학 인문 의학(의사학) 교실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찰스 다윈의 진화 이론이 19세기 영국 신경 생리학의 발전에 미친 영향에 관해 연구 중이며, 관심 분야는 찰스 다윈의 진화론, 19세기 생물학사와 의학사, 인간 본성과 생물학 사상, 과학 기술학 등이다. 석사 학위 논문은 「플루토늄을 향한 끝없는 욕망: 미국 고속로(fast reactor) 정책의 실패와 부활의 역사」이며, 국내 A&HCI 등재지 가운데 하나인 《의사학》에 「1950년대 후반 북한에서 파블로프 학설의 역할: 보건의료계 사상투쟁과 한의학의 과학화를 중심으로」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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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록

서울 대학교 서양 사학과에서 석사 과정을 수료했다. 민중당 국제 협력국장, 민중 회의 준비 위원회 기관지 편집 위원장, 사회 민주주의 청년 연맹 지도 위원, 계간 《진보평론》 편집 위원을 역임했다. 자본주의 체제 극복을 향한 새로운 인간의 형성과 법치 문제를 마르크스주의, 진화론, 인지 과학 그리고 불교사상의 통합적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 야만의 세계에서 어린 시절의 꿈나무를 키워 나간다』(비매품), 『모든 노동자의 건강할 권리를 위하여』의 영역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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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섭

미국 브라운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관심 분야는 비교 근대성, 비교 사회주의, 생애-가족-정치 경제 관계, 사회 이론 등이다. 최근 저서로 『가족, 생애, 정치경제: 압축적 근대성의 미시적 기초』, South Korea under Compressed Modernity: Familial Political Economy in Transition 등이 있으며, 현재 Wiley-Blackwell Encyclopedia of Social Theory를 브라이언 터너(Bryan S. Turner) 등과 함께 편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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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서울 대학교에서 인류학 박사 학위 과정에 재학 중이다. 인간의 진화적 본성, 사회 문화적 상황, 기술적 진보가 맞물려 나타나는 현상들에 흥미를 갖고 있으며, 관광 인류학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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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희종

면역학자로 학제 간 연구에 깊은 관심을 지니고 있다. 학문은 기본적으로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인간의 삶’을 다룬다는 점에서 과학 기술 사회학을 비롯한 분과 학문의 통합적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공부의 주요 관심사는 생명의 다양성과 더불어 삶을 통해 나타나는 생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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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미

서울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 과학 기술 대학교 강사 및 서울 대학교 여성 연구소 객원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관심 분야는 페미니즘, 과학 사회학, 사회 심리학, 사회 이론 등이다. 박사 학위 논문은 「진화론에 대한 페미니즘의 비판과 수용」이며, 공저로 『페미니즘 역사의 재구성』이 있다.

"오현미"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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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영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희망의 이유』, 『제인 구달』 등을 번역하였다.

"박순영"의 다른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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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서울 대학교에서 물리학으로 학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유럽 에라스무스 문두스 석사 학위 프로그램을 통해 복잡계 과학을 스웨덴과 영국에서 공부했다. 현재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 대학에서 환경 물리학으로 박사 과정 중이다. 물리학의 관점에서 생명 현상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해석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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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환

서울 대학교에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성공회 대학교를 거쳐 현재 서울 대학교 영어 영문학과 교수로 있다. 관심 분야는 19세기 영미 소설, 소설 이론 등이다. 최근 논문으로 「E. P. 톰슨의 역사 연구와 영문학: ‘윌리엄 모리스’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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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신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숭실 대학교 정치 외교학과 연구 중점 교수로 근무 중이다. 관심 분야는 정치 심리학, 미국 정치, 선거 행태 등이다. 박사 논문은 “Authoritarians at Risk: A Re-Examination of Authoritarianism from the Perspective of Prospect Theory”이며, 「근대 탈근대 정치의 이해」 등 여러 편의 공저와 다수의 연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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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균 엮음

서울 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자유 베를린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3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서울 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로 복무했고, 재직 시 서울 대학교 한국 정치 연구소 소장, 서울 대학교 여성 연구소 소장, 서울 대학교 사회 과학 연구원 원장을 맡았다. 관심 분야는 정치 이론, 정치 사상, 국가론, 계급 정치와 대중 운동론 등이다. 박사 논문은 「일반 이론 수준에서 본 자본주의국가 운동」이고, 단독 저서로는 『한국민주주의와 노동자-민중정치』, 공저로는 『사상이 필요하다』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