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인 콘라트 로렌츠는 종의 생존 적응 방식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진보시키고, 나아가 인간의 철학적.사회적 본능을 종의 진화 과정에서 분석해낸 비교행동학의 창시자이며, 그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동물학자이다.
그가 수십년의 연구와 노력끝에 얻어낸 동물의 생태상을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평이한 문체로 재미있게 서술한 이 책은 194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발간된 이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명저이다. 그는 과학자답게 ‘자유로운 상상’이나 ‘형상화’대신 철저한 관찰과 실험, 즉 자연과학적 작업으로 얻어낸 결과만을 이야기한다. 왜냐하면 ‘유기체인 자연의 진실이야말로 가장 사랑스럽고 외경스러운 아름다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노벨 생리학 · 의학상을 수상한 과학자 콘라트 로렌츠는, 반지가 없어도 사랑과 관심 그리고 노력이 있다면 몇몇 동물과는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과 동물의 행동을 비교하며 그 유사성을 통찰하는 학문인 비교 행동학의 창시자인 그는 ‘솔로몬의 반지’에서 자신의 그러한 경험을 잘 그려내고 있다.” —《국민일보》
“저자는 ‘자연의 진실은 우리 인간이 동물의 깊은 곳을 더 많이 알면 알수록 사랑과 외경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을 지니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동물에 대한 깊은 성찰은 궁극적으로 인간에 대한 사랑임을 깨닫게 해준다.” —《동아일보》
책의 구석구석에는 동물에 대한 콘라트 로렌츠의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이야기의 서두를 장식하는 ‘동물에 대한 짜증’조차도 동물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불편함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는 듯하지만, 역으로 저자의 동물사랑을 더욱 드러내고 있다. 또한 중간중간 눈에 띄는 그가 직접 그린 펜화는 직업인이 그린 것처럼 화려하고 정교하진 않지만, 읽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스스로 완벽한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데는 가장 적합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쉽게 동물이야기를 전하고자 하는 그의 이러한 노력은 자신의 연구와 저술이 단지 학술적인 성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애와 함께 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자작나무에서 1995년에 발간된 ‘동물이 인간으로 보인다’와 같은 원전이다.
머리말
동물에 대한 짜증
수족관 – 손해를 끼치지 않는 세계
수족관 속의 두 맹충
물고기의 사랑과 싸움
계절을 잃은 무리
솔로몬의 반지
기러기 새끼 마르티나
되새는 사지 마시오!
동물에 대한 동정
윤리와 무기
동물의 충성심
동물에 대한 웃음
옮기고 나서
콘라트 로렌츠 글
1903년 11월 7일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빈 대학에서 의학과 생물학을 전공하고 두 부문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49년 그는 알텐베르크에 비교행동학 연구소를 창설했고 1951년에는 독일 막스프랑크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초빙되었고, 이후 1961년에서 1973년까지는 슈타른베르크 근처의 제비젠에 있는 동 연구소의 행동심리학부 주임을 지냈다.
로렌츠는 비교행동학의 창설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1973년에 칼 폰 프리슈, 니콜라스 틴베르헨과 함께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솔로몬의 반지>, <이른바 악(惡)>, <거울의 이면>, <인간이 개를 만나다>, <현대 문명이 범한 여덞 가지 죄악> 등이 있다.
김천혜 옮김
서울대 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 대학에서 독문학을 공부했으며, 경북대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되어 문학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부산대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독일 부퍼탈 대학 교환교수와 오스트리아 빈 대학 객원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오늘의 문학론>, <소설 구조의 이론>,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끈다>, <현실 인식의 문학>등이 있으며, <이중홍 문학연구상>과 <부산시 문화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