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중생대 지구의 생명력이 살아 숨쉬는 공룡의 시대
원제 WALKING WITH DINOSAURS
워서 부제: A Natural History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02년 10월 7일
ISBN: 978-89-8371-107-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226x251 · 292쪽
가격: 35,000원
시리즈: 자연사 다큐멘터리 2
1억 7000만 년 동안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한 중생대의 공룡들을 ‘쥐라기 공원’을 능가하는 영국 BBC의 생생한 영상으로 만난다!
이 책은 공룡들이 살았던 시대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그들이 견뎌내야 했던 거친 생활양식을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도 모르게 공룡의 시대 속으로 완전히 빠져들게 한다. 이 책은 지금까지 지구상에 살았던 생물들 중 가장 별난 동물들이 꾸미는 이야기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자연사 체험서가 될 것이다.
들어가는 말1. 새로운 생명삽첩기 – 2억 2000만 년전2. 화려한 지배자쥐라기 후기 – 1억 5500만 년전3. 잔인한 바다쥐라기 후기 – 1억 4900만 년전4. 하늘의 제왕백악기 초기 – 1억 2700만 년전5. 얼음 숲의 영혼백악기 중기 – 1억 600만 년전6. 공룡왕국의 최후백악기 후기 – 6500만 년전옮긴이의 말감사의 말참고 문헌PICTURE CREDITS찾아보기
지금으로부터 150여 년 전 영국의 고생물학자 리처드 오웬에 의해 ‘공룡(dinosaur)’이란 단어가 처음 만들어진 이래로, 공룡은 전 세계적으로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대규모 공룡 뼈나 알 화석들이 발견되어 이들의 실체가 직접 눈으로 확인되면서, 공룡은 더 이상 인간의 상상 속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지구 자연사의 커다란 일부분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72년 경남 하동에서 처음으로 공룡의 알껍데기가 발견된 이후, 전국 곳곳에서 공룡 발자국을 비롯한 크고 작은 공룡의 흔적 및 잔해들이 발견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공룡에 대한 지식과 흥미를 키워 왔다. 학문적인 연구 성과들은 차치하고 해마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공룡을 소재로 한 재미있는 만화나 영화, 책들만 보더라도 공룡이라는 단어는 분명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특히 요즘은 일반인들도 공룡에 대한 이해 수준이 매우 높아져서, 심지어 이제 갓 우리말을 깨우친 어린아이들조차도 공룡 이름들을 줄줄 외울 정도로 관심이 대단하다.
「쥐라기 공원」이 전세계의 박스 오피스를 강타하고 있을 때, 영국 BBC의 프로듀서이자 동물학자인 팀 헤인즈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즉 야생 다큐멘터리에 대한 BBC의 전문성과 영국의 가장 훌륭한 특수 효과 기술, 그리고 이 분야의 최신 과학 지식을 총동원하여 중생대 공룡의 시대를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다. 결국 3년 동안 약 120억 원에 이르는 제작비와 100명이 넘는 최고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아주 그럴 듯한 공룡 자연사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었다. 「공룡 대탐험(Walking with Dionsaurs)」이라는 제목의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 「쥐라기 공원」을 능가하는 첨단 컴퓨터 그래픽과 사실적이고 극적인 이야기 구성으로 공룡의 자연사에 관한 한 최고의 다큐멘터리라는 찬사를 받아 왔다.
그 생생한 영상과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놓은 이 책은 『아름다운 바다』에 이은 「BBC 자연사 다큐멘터리」 제2권으로서, 다른 책들에서 보지 못했던 공룡 시대의 독특한 자연환경과 그들이 살았던 생활방식을 실제 그대로 묘사한다. 그럼으로써 독자들이 자신도 모르게 공룡의 시대로 깊이 빠져들게 만든다. 한마디로 이 책은 공룡 백과사전이기에 앞서 생생한 공룡 체험의 장이다. 또한 이 책에는 판게아라는 거대한 지구 초대륙이 시대별로 분리 이동하면서 나타난 환경 속에 살았던 각종 동식물들과 함께 중생대 지구의 오랜 역사가 펼쳐진다.
즉 공룡, 익룡, 어룡 및 그들과 함께 생활한 거북, 악어 등 다양한 육상 파충류들이 등장한다. 또한 노래기, 지네, 전갈 등의 각종 육상 무척추동물과 함께 어류, 상어 같은 척추동물도 나온다. 거기다가 산호, 해조류, 곤충류 등을 비롯하여 당시 생태 환경을 형성했던 삼나무, 소나무, 구과 식물류, 양치류, 이끼류 등의 각종 식물들이 이 공룡의 시대를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코엘로피시스처럼 작은 공룡에서부터 알로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무서운 육식 동물과 거대한 초식 동물에 이르기까지 각종 공룡들을 글상자를 통해 자세하게 소개하며, 공룡들의 행동이나 공격, 방어, 먹이, 짝짓기, 번식, 사회성 등을 대부분 학문적 자료에 근거하여 묘사한다.
이 모든 내용들이 그저 단순한 소개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여기 나오는 공룡들은 모두 소설처럼 극적이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 속에서 현재 진행형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가령 1장 ‘새로운 생명’에서는 거대한 초식 파충류 플라케리아스가 공룡의 먼 친척뻘인 포스토수쿠스에게 잡아먹히고, 가뭄으로 먹이가 부족해지자 공룡끼리 먹고 먹히는 전쟁이 현장 중계하듯 묘사된다. 초식 공룡 디플로도쿠스 일생을 담은 2장 ‘화려한 지배자’는 특히 사실감이 뛰어나다. 1억 5200만 년 전인 쥐라기 후기에 몸무게가 25톤이나 나가는 초식 공룡 디플로도쿠스가 숲 속 구덩이에 알 100여 개를 낳고 흙으로 덮는다. 그로부터 석 달 후 새끼들이 하나 둘 부화한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것은 육식 공룡 오르니톨레스테스. 새끼들은 눈에 띄는 족족 잡아먹힌다. 나머지 새끼들은 살아남으려고 숲 속으로 부지런히 달려간다.
바다 생물의 역사상 가장 거대했던 리오플레우로돈의 무시무시한 모습을 볼 수 있는 3장 ‘잔인한 바다’에서는 1억 4900년 전 하나의 땅덩어리였던 지구 대륙이 분리되면서 펼쳐진 해양 파충류의 황금시대를 소개한다. 4장 ‘하늘의 제왕’의 무대는 1억 2700만 년 전인 백악기 중기이다. 이 시기의 하늘에는 거대한 익룡들이 넘쳐나고 적도 근처 숲에는 꽃들이 처음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짝짓기 싸움에서 자신의 새끼들 중의 하나였을지도 모르는 어린 익룡들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비참하게 죽어가는 오르니토케이루스의 기구한 삶이 애처롭다. 5장 ‘얼음 숲의 영혼’에서는 백악기가 절정에 이른 1억 600만 년 전, 숲과 늪지만이 광대하게 펼쳐진 남극 지방의 신비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1년 중 절반의 기간 동안 이 지역은 24시간 내내 햇빛이 비치는 반면, 나머지 절반 동안에는 끊임없는 어둠과 혹한의 기온을 견뎌야만 한다.
끝으로 6장 ‘공룡 왕국의 최후’는 공룡 시대의 멸망을 예고하는 전조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6500만 년 전의 백악기 후기. 남쪽의 곤드와나와 북쪽의 유라시아 대륙이 분열되자, 화산 폭발이 수백 년 동안 이어진다. 땅은 황폐해지고, 대지를 덮는 독가스와 화산재로 공룡 새끼들이 타격을 입는다. 공룡의 왕인 티라노사우루스가 거대한 파충류 시대의 종말을 고하며 마지막으로 포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묘사한 다양한 공룡들의 삶과 그 주변 동식물의 생태는 대부분 화석 기록에 근거한 추측이다. 즉 저자는 사암의 흔적을 통해, 거대한 용각류 공룡들은 무리를 지어 여행을 다녔고, 더 큰 구성원들은 바깥쪽에서, 그리고 더 작고 상처 입기 쉬운 개체들은 안쪽에 있었다고 설명한다. 티라노사우루스의 구애 행동, 디플로도쿠스 무리의 위계질서 등도 마찬가지다. 헤인즈는 공룡 시대에 비추어 오늘날 유사한 생태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동물들을 모델로 공룡들을 묘사하였다. 가령 물고기를 잡아먹는 타페자라가 멀리 떨어져 있는 서식지에 둥지를 트는 것은 오늘날 철새의 이주와 유사하다. 그리고 나이든 티라노사우루스가 관절염 때문에 고생하였다는 것은 시카고의 필드 발물관에 있는 ‘수(sue)’ 화석의 뼈에 나타난 흔적을 놓고 벌어진 뜨거운 논쟁에서 착안하였다.
책 속의 사진들은 실제 사진과 모형, 그리고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조합된 것이다. 지금까지 다른 책들에서 소개된 공룡의 모습은 딱딱한 자세로 박제되어 움직이지 않는 것이었다. 반면 여기 등장하는 생물들은 거의 살아 움직이는 듯한 모습으로, 실제 공룡 시대의 사진을 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공룡에 대한 최신 이론들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여 일반인은 물론이고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도 훌륭한 공룡 안내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