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어떻게 살아 있는가인체가 보여 주는 생명 현상의 경이로움!
이 책은 예일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저명한 과학저술가인 셔윈 널랜드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몸이 지닌 갖가지 경이로운 특성들을 감동적으로 소개한 수작이다. 저자는 각 장에서 살아 있기 위해 그리고 내적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몸의 극적인 과정들을 소개함으로써, 몸의 신비와 지혜로움에 대한 깊을 감동을 선사한다.
‘몸’, 이것이 던지는 화두는 여러 갈래이다. 몸은 그 자체가 하나의 완벽한 시스템이므로, 그 속에서는 거의 모든 것을 논할 수 있다. 그래서 한때 ‘몸의 정치학’, ‘몸의 사회학’ 등이 대두되어 이목을 끈 적이 있다. 하지만 정작 생물학적 실체로서의 몸, 그것이 가지는 본래의 특성과 의미에 대해서는 소홀한 감이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형이하학적인 논의는 물질적 속됨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유전체(genome) 지도를 완전하게 그려낼 수준에 이른 현대 과학을 고려할 때, 우리는 ‘몸에 대한 감동적인 형이하학’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우리 인간이 지닌 몸은 오랜 세월 동안 진화를 거쳐 현대를 살기에 가장 적합한 형태로 변모해 온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우리 몸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수많은 신비로움이 숨어 있다. 특히 호르몬, 세포, 신경 수준에 일어나는 섬세한 ‘커뮤니케이션’은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중추적 역할을 한다.
이 책 『몸의 지혜(The Wisdom of the Body)』는 예일 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이자 저명한 과학저술가인 셔윈 널랜드(Sherwin B. Nuland)가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몸이 지닌 갖가지 경이로운 특성들을 감동적으로 소개한 수작이다(미국 초판 20만 부 발행). 저자는 각 장에서 살아 있기 위해 그리고 내적인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몸의 극적인 과정들을 소개함으로써, 몸의 신비와 지혜로움에 대한 깊을 감동을 선사한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이다. 일정한 메시지와 미세 조절 반응의 전체적인 연결은 생물학적 생명의 총화이다. 세포생물학이나 신경생리학 등의 복잡한 토픽들을 다루는 저자의 글은 매우 쉬울 뿐더러 인용 가치가 높은 정확한 정보들로 가득하다.
35년간 내 손은 인체 내부 깊숙한 부분에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나의 머리 또한 그곳에 있었고, 사실은 나의 마음 또한 그러했다. 나는 마취된 인간의 살아 있는 육체를 처음 들여다보았을 때 느꼈던 발견의 전율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그 순간 경험한 것에 비하면 ‘발견’이라는 단어도 그렇게 장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다채로운 색깔과 만져지는 다조직의 섬유질, 내부의 가장 신성한 곳에서 들려오는 심장 고동 소리가 나에게는 자연의 가장 정교한 예술로 보였다. 그 본래의 다양한 능력을 유지하고 복구시키는 그 기술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 내 인생의 지침이 되었다.
「머리말」에서 밝히는 저자의 심정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일면 소설 『닥터스』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너무나도 생생하게 임상 현장을 중계하는 저자의 유려한 필치와, 한 치의 숨김없이 고백성사를 하듯 쏟아내는 자기 고백은 독자들로 하여금 소설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게 만든다. 또한 저자는 몸과 마음, 즉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말하는데, 결코 어느 한쪽 편에 서지 않는다.
섀런은 그녀를 지탱시켜 준 인간의 정신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그것을 병에서 회복하는 데 필수 요인으로 믿는다면 잘못일 것이다. 포기했는데도, 그 ‘옳지 않은 태도’에도 불구하고 살아난 사람이 있듯이 포기하지 않았는데도 죽는 사람이 있다. …… 나는 죽은 낙관주의자도 알고 있다.
이렇듯 저자는 임상의로서 ‘삶의 실제’를 냉정하게 보여 준다. 그는 기본적으로 “독특한 인간 정신은 독특한 인체 유기 구조의 자산이다. 정신과 신체에는 이중성이 없다. 모두는 하나이다”라는 입장에 선다.
지구가 만든 대걸작품, 인간의 몸
찰스 셰링턴은 이 책과 동명인 자신의 작품에서 인간의 몸은 지구의 대걸작품이라고 했다. 우리 몸 기저에 있는, 즉 정신은 모르더라도 몸만이 아는 물리화학에 대한 지식은 경이감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역설처럼 들리겠지만 자기 조절적인 안정성은 불안정성이라는 속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리 몸의 즉각적인 반응력과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은 생명의 기본이 되는 항상성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반응을 가능하게 한다.
인간이란 내부와 외부에 항상 존재하는 위험을 경계하면서 무수한 조직과 세포사이에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아 상호교류하면서 일관성을 책임져야 하는 역동체이다.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에너지에 의한 수정 작업들은 부적합한 교체물들의 균형을 바로잡고, 변화물들을 조정하거나 바르게 고쳐 놓는다. 이러한 모든 것은 복잡한 생명체의 조화와 질서에 있어 필요 조건인 균형적인 안정성을 추구하기 위해서이다.
우리 몸의 내부 및 외부와의 교신 능력은 생명을 끊임없이 위협하는 힘과 맞서야 할 때 생존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메시지를 받아들여 전달하고 메시지가 전한 긴급 사태에 반응하는 것은 생명을 유지시켜 가는 기본 성질이다. 하등동물에서 고등동물 단계로 올라갈수록 동물의 몸에는 수신 구조와 신호를 보내는 더욱더 다재다능한 분자들이 출현한다. 이는 진화를 거치면서 놀랍도록 복잡해지고 정교해진 인간의 중추신경 계통 기능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이다. 자연이 기나긴 행적 속에서, 어떠한 위협 속에서도 무장할 수 있는 결점 없는 존재를 만드는 것이다.
경외감으로 숨막힐 지경이로고!
조직화 및 조화는 그야말로 처음부터 시작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처음의 처음부터 시작된다. 난소에서 수정이 일어나기 전에, 수정을 관장하는 난모세포는 상호 연결되어야 할 분자와 세포를 조절하면서 이미 세포질을 서로 다른 세포에게 내보내는 작업을 수행한다. 수정에서부터 시작하여, 결집된 화학 물질들의 분류는 나소가 계속 증식해 가는 동안 생성된 새로운 각 세포들이 태내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해야 할지를 결정한다. 모든 것은 생리학자들이 유도와 형태 형성이라 부르는 조직된 과정의 규칙에 따라 순서대로 진행된다.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 동안, 외부 환경 및 신체 내부에서 침투해 오는 ‘잘못됨’을 수정하려는 조직의 생존 욕구에 의해 바로잡혀야 할 실수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미리 준비된 것을 거쳐 탄생하는 결과가 태아이며, 드디어 유아로서 이 세상의 빛을 보는 영광스러운 날을 맞이한다.
이 책에는 인체의 각 부위별로 많은 임상 예가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특별히 「8장 아이는 태어난다」에는 저자의 아내가 등장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색다른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것은 말하자면 저자의 일기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서, 저자가 ‘임신’과 출산 방법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라든가, 불안하게 아내의 분만을 기다리면서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소리를 내는 장면이라든가, 갓 태어난 자식을 안고 감탄의 상념에 잠긴 모습 등은 진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고백록』에서 “사람들은 앞으로 나아가 산의 높이와 거대한 파도, 강의 광대한 흐름, 끝없이 넒은 바다, 별들의 항로에 놀란다. 그리고 그들 자신에 대해서는 어떤 놀라움도 없이 지나친다.”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는 그 동안 우리 몸에 대해 너무나 무지해 왔다. 이 책은 많은 독자들에게 몸의 신비로움과 지혜로움을 선사할 것이다.
감사의 말
머리말
1장 삶을 향한 의지
2장 체내의 변함없는 바다가 항상성을 유지한다
3장 님프, 림프 그리고 암과 맞서는 용기에 관하여
4장 신경계
5장 생명의 기본 단위
6장 생물학, 운명 그리고 자유의지
7장 사랑의 행위
8장 아이는 태어난다
9장 심장
10장 피는 생명이다
11장 내장 속으로의 항해
12장 마음의 채광
에필로그
용어해설
옮기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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