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인간 유전체 계획을 둘러싼 과학자, 정치가, 기업가 들의 경쟁과 암투
원제 The Common Thread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04년 6월 28일
ISBN: 978-89-8371-149-6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38x210 · 432쪽
가격: 18,000원
분야 생태학·환경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존 설스턴이 말하는 인간 유전체 계획의 과학과 정치와 윤리.
선충 연구에서 인간 연구로, 숫기 없는 연구자에서 과학과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한 가장 존경받는 사상가로 거듭난 자신의 성공담을 흥미롭고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설스턴 경은 유전 암호에 대한 기업의 지배가 모순일 뿐만 아니라 과학과 인류의 발전에 해(害)가 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또한 그는 이 논의를 세계화와 독점적 이윤 추구 같은 폭넓은 주제로 확장하면서 첨단 유전자 시대의 영악한 적들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더 타임스》
머리말 7
프롤로그 15
1장 선충과 함께 보낸 시절 19
2장 지도 위에서 67
3장 비즈니스의 세계 127
4장 과대망상증 173
5장 경쟁자 223
6장 정치 게임 277
7장 뚜껑을 열고 보니 331
8장 우리의 유전체 377
주 405
찾아보기 423
인간 유전체 계획(Human Genome Project, HGP)은 우리 시대의 가장 거대한 과학적 도전이자 21세기 생명과학의 기반이다.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18개국 연구진과 민간 기업들이 다국적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해 온 이 프로젝트는 2000년 6월 26일에 미국의 빌 클리턴 대통령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이 인간 유전체 지도 초안의 완성을 발표하고, 2003년 4월 14일에 국제 인간 유전체 염기 분석 컨소시엄이 인간 유전체 지도의 완성(99.9%의 정확도)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유전자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인간 유전자 8만여 개를 동정(同定)하고, 염기 서열 약 30억 개의 화학적 배열 구조를 분석하고, 이 결과를 공공(公共) 데이터베이스에 기록하여 모든 연구자들과 대중이 자유로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고, 유전자 염기 분석 기술을 개량∙발전시키며, 인간 유전체 연구와 관련된 윤리적∙정치적 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것을 목표로 한 인간 유전체 계획은 유전적 질병 치료와 인간 진화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인간 유전체 계획은 언론에 보도된 외적 화려함과 달리 이면의 진행 과정에서는 많은 과학적, 정치적, 윤리적 시행착오와 맹목적인 경쟁, 정치적 타협과 분쟁 들이 거듭 벌어졌다. 미완성 상태의 유전체 지도 초안이 2000년에 발표된 것이나, 유전자의 특허권과 유전 정보 공개를 둘러싼 논쟁들은 이런 경쟁과 암투의 산물이기도 하다.
특히 미국을 위시한 몇몇 선진국들과 셀레라 제노믹스 같은 기업들의 정치적이고 상업적인 논리에 휘둘려 인류 공통의 유산이 되어야 할 인간 유전체 지도와 유전 정보가 일부 집단에 독점되는 수렁에 빠질 뻔했다.
2002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이자 영국 쪽의 인간 유전체 지도 연구를 주도한 존 설스턴과 여러 편의 과학사 저술을 쓴 조지나 페리가 함께 쓰고 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유전자 시대의 적들(원제: The Common Thread)』은 인간 유전체 지도를 둘러싸고 벌어진 과학자, 정치가, 기업가, 사회운동가 사이의 경쟁과 암투를 솔직하게 풀어놓으면서 앞으로 인류가 생명과학을 어떠한 방향으로 올바르게 이끌어 나가야 할지에 대한 깊은 통찰과 교훈을 보여 준다.
유전자 시대의 영악한 적들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30억 개에 달하는 인간 DNA의 염기 서열을 어떻게 모든 인류가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그린 놀랍고도 솔직한 이야기이다. -제임스 왓슨(DNA 이중 나선 구조의 발견자)
인간 유전체 계획은 20세기와 21세기를 가른 대규모 과학 연구였다. 학문적 성과와 과제뿐만 아니라 새로운 정치적, 윤리적 문제들을 낳았다. 이 책은 이 문제들과 현장에서 씨름해야 했던 존 설스턴의 입을 빌려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그 핵심이 바로 유전체 문제의 공유와, 지적 소유권 문제이다.
시간이 갈수록 과학 기술이 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면서 수십 년 동안 과학계를 지배하는 가치관은 분명하게 변화했다. 아직 많은 과학자들이 과학적 발견과 지식의 공유를 지지하지만, 경쟁과 후원자의 요구를 따라야 하는 과학자들은 자신들의 발견과 지식을 “특허법이나 기업 비밀의 보호라는 명분 아래” 다른 연구자들에게 팔고 있다. 그리고 이 문제는 과학자들을 정치적, 경제적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여 과학자들에게 어느 한편에 서기를 요구하고 있다.
셀레라 제노믹스의 크레이그 벤터를 비롯한 몇몇 사람들은 유전 정보의 특허를 소유하는 것이 연구자들의 연구 의욕을 자극함으로써 생물학 연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존 설스턴과 조지나 페리는 그것이 라이센스 비용을 많이 지불하거나 법적 문제에 휘말리는 것을 꺼리는 생물학자들로 하여금 유전 정보를 이용한 연구에 참여하는 것을 망설이게 만든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생물학의 미래를 위협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인류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 다시 말해 유전체 지도와 정보의 사유화와 독점에 명확하게 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서문」에서 이 책의 저술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염기 서열을 분석하는 것은 긴 시간이 걸리는 일이고 그 일에 혼신을 다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염기 분석 결과를 전체 생물학계가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개인이나 그룹도 그 결과를 다루는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확실하게 주장할 수는 없다. 1998년 5월, 셀레라 제노믹스 사의 모기업이 ‘유전체 및 관련 의학 정보의 확실한 제공처’가 되겠다는 목표를 밝히고 출범했을 때 생물학의 미래는 위협에 직면했다. 그 이유는 인류에 관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 다시 말해 인류 공동의 유산을 그 회사가 독점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인간 유전체 프로젝트에 연구비를 지원하던 공공 기관이 이 연구를 셀레라 제노믹스에 넘기지 않기로 신속하게 결정하고, 처음에는 정확도와 완성도가 조금 떨어졌지만 원래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모든 사람들이 염기 분석 결과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참으로 높이 평가해야 한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2000년 6월 전 세계는 ‘염기 상용 초안’의 완성을 크게 축하할 수 있었다. 염기 분석 센터들이 이 일을 모두 마칠 때까지는 앞으로도 몇 년이 더 걸리겠지만, 지금 현재 어느 나라의 과학자든지 무료로 염기 분석 데이터를 이용하고 자신의 연구에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그러한 자유를 잃을 뻔 했던 경험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우리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9쪽)
존 설스턴이 선충 연구를 하면서 매일매일 저장해 둔 이메일 기록과 인간 유전체 계획에 참여한 수많은 과학자들의 생생한 육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인간 유전체 계획을 둘러싸고 벌어진 과학자, 정치가, 기업가 들의 경쟁과 암투의 전모를 상세하게 소개함으로써 생명과학을 비롯한 과학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과학에서 생산되는 지식이 민주적으로 통제될지 아니면 소수의 이익에 봉사하게 될지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고 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 존 설스턴이 말하는
인간 유전체 계획의 과학과 정치와 윤리
선충 연구에서 인간 연구로, 숫기 없는 연구자에서 과학과 사회 간의 관계에 대한 가장 존경받는 사상가로 거듭난 자신의 성공담을 흥미롭고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설스턴 경은 유전 암호에 대한 기업의 지배가 모순일 뿐만 아니라 과학과 인류의 발전에 해(害)가 될 수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또한 그는 이 논의를 세계화와 독점적 이윤 추구 같은 폭넓은 주제로 확장하면서 첨단 유전자 시대의 영악한 적들과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더 타임스》
이 책은 카에노르하브디티스 엘레간스(Caenorhabditis elegans)라는 미생물의 일종인 선충의 유전체를 연구하던 존 설스턴이 인간 유전체 계획에 참여하게 된 과정과, 1990년에 인간 유전체의 염기 서열을 분석한다는 아이디어가 형성된 과정, 인간 유전체 계호기인 국제적 재정 지원 계획으로 발전된 역사를 중심축으로 해서 현대 과학에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과학자의 위상과 과학자와 정치∙윤리의 관계, 과학자들의 국제 연대와 협력 체계의 미래, 지식∙정보의 사유화가 가진 모순과 문제점 등을 입체적으로 고찰한다.
1장 「선충과 함께 보내 시절」에서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유기화학 연구로 연구자의 인생을 시작한 존 설스턴이 어떻게 ‘생명의 화학적 기원’과 DNA, RNA, 분자생물학을 연구하게 되었고, 시드니 브레너가 이끌던 영국의 분자생물학연구소(LMB)에 참여해 선충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지를 다룬다.
2장 「지도 위에서」는 선충의 유전자 지도 작성을 연구하게 된 계기와 그것이 생물학계 최대 연구가 된 인간 유전체 계획으로 연결된 과정, 인간 유전체 기구(HUGO)의 성립에 얽힌 이모저모를 다룬다.
3장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인간 유전체 계획에 필요한 연구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영국의 복지 재단 웰컴 트러스트 등과 접촉했을 때 벌어진 일, NIH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이자 인간 유전체 계회의 초기 지도자였던 제임스 왓슨과 NIH 관료 들 사이의 갈등, 인간 유전체 계획의 영국 쪽 연구 기관이었던 웰컴 트러스트 생어 센터의 성립 과정, 그리고 그 이면에서 벌어진 기업가와 과학자들의 협상과 타협 그리고 갈등을 상세하게 다룬다.
4장 「과대 망상증」에서는 인간 유전체 계획의 성과물인 유전체 정보에 특허권을 부여하려는 미국 특허청, NIH와 국제 협력과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유전체 연구자들의 갈등을 생생하게 그린다.
5장 「경쟁자」에서는 유전자 분석기 개발 회사였던 ABI(어플라이드 바이오시스템스 사)의 마이크 헝카필러와 유전자 연구자인 크레이그 벤터가 공동 설립한 셀레라 제노믹스가 “유전체 및 관련 의학 정보의 확실한 제공처”가 되겠다며 공공 자금의 지원을 받는 인간 유전체 계획에 도전함으로써 촉발된 경쟁과 과학자들과 크레이그 벤터 사이의 논쟁을 다룬다.
6장 「정치 게임」에서는 인간 유전체 염기 분석 정보의 공개 혹은 사유화 문제와 관련된 논쟁과 경쟁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문제가 과학계를 넘어서 정치적 문제로 발전하게 된 제반 사정과, 그것이 클린턴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가들의 정략(政略)과 맞물려 돌아간 모습을 상세하게 그리고 있다.
7장 「뚜껑을 열고 보니」에서는 2000년 6월 인간 유전체 계획과 셀레라 제노믹스의 초안 완성 공동 발표 이후에도 정식 연구 논문 발표 시기와 놓고 학술지인 ≪사이언스≫와 ≪네이처≫로 자리를 옮겨 벌어진 인간 유전체 계획과 셀레라 제노믹스의 암투를 흥미롭게 재구성해 보여 준다. 그리고 셀레라 제노믹스의 연구 성과가 인간 유전체 계획의 연구 성과에 많은 부분 빚지고 있음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8장 「우리의 유전체」에서는 유전체 정보의 독점과 사유화를 주장하는 이들의 논리를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인간 유전체 염기 서열 정보의 공개와 공공 이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인류 ‘공동의 나선(The Common Thread)’을 수호하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 온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인간 유전체 지도의 완성 이후 인간 유전체학의 연구 성과를 이익으로 환산해 장밋빛 미래를 그리기에 바빠 인간 유전체 계획 이면에 담긴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함의를 등한시해 온 우리 사회에 새로운 논쟁의 출발점을 제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