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문명 사회를 이끄는 과학자들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머리 겔만, 리처드 도킨스, 린 마굴리스, 프리먼 다이슨 등 세계 과학계를 이끄는 천재 과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다.
모든 것은 아이였을 때 시작되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에서부터 퓰리처 상 수상 작가까지
현대 세계 과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천재 과학자들이 밝히는 ‘과학자 만들기’의 비밀
지난 2004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자연계 지원자 비율은 31.34%였다. 이것은 지난해 지원율 30.30%에서 1.04% 증가한 것이다. 이것은 2002-2003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자연계 지원자의 비율이 30% 이하로 떨어져 ‘이공계 기피 현상’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이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언론의 이슈화 작업, 각 대학들의 인문계, 이공계 교차 지원을 금지 등의 적극적 ‘이공계 살리기’ 정책 덕분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우수 과학 영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지난 국정 감사에서 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국제 과학 올림피아드 입상자 72명 중 20명(28%)이 의대에 진학했다. 또 우수 과학 학생 집단인 과학고 학생과 일반 고교의 수능 1등급 학생의 이공계 진학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과기부에 따르면 수능 1등급 학생의 이공계 진학률은 1998년 27.6%에서 2001년 19.5%로 크게 낮아졌고, 과학고 졸업생의 경우 2001년 82.6%에서 2002년 80.8%, 2003년 72.8%로 갈수록 줄고 있다. 반면 과학고 졸업생의 의대 진학률은 2001년 8.2%에서 2002년 10.9%, 2003년 14.0%로 높아졌다. 이것은 ‘이공계 살리기’ 정책이 실제로는 ‘이공계 기피 현상’의 본질을 건들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이것은 ‘이공계 살리기’ 정책이 청소년들에게 과학이 개인적으로는 돈벌이와 사회적으로는 부국강병의 수단이기 이전에 호기심의 보고이자 지적 즐거움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려주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현대 과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과학자 27명의 어린 시절을 소개함으로써 청소년들이 가진 호기심이라는 싹을 과학이라는 나무로 키워 나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우리는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는가(Curious Minds: How a Child becomes a Scientist)』((주)사이언스북스 펴냄)는 이공계의 위기를 원점에서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고, 과학자가 되고자 이공계를 지원하는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에게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세계적인 도서 저작권 대행사 브록만 사의 대표이자, 저명한 과학서 편집자인 존 브록만이 엮은 이 책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 과학, 즉 수학, 물리학, 진화생물학, 뇌과학, 신경생리학, 인지과학, 심리학, 컴퓨터공학 등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모아 들려준다. 그중에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머리 겔만이 있고 퓰리처 상을 받은 주디스 리치 해리스가 있고 공생 진화설로 진화론의 역사를 바꾼 린 마굴리스가 있고 로봇공학의 아버지 로드니 브룩스가 있고 세계적인 진화생물학 저술가 리처드 도킨스가 있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도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자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솔하게 풀어 놓았다는 데에 있다. 어떤 이는 과학계의 명가(名家)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영재 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어떤 이는 아버지의 푸줏간에서 쇠고기를 다듬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또 어떤 이는 이혼 가정 속에서 병마에 싸우며 콤플렉스와 따돌림에 맞서야 했고, 다른 이는 부모의 후원과 도움 아래 과학자로서의 꿈을 키워 갔다. 또 산골 마을에서 현대 문명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채 자라야 했더 이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모두 다 세계 과학계를 이끄는 과학 지성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 이야기들, 즉 그들이 호기심에 이끌려 과학의 세계에 들어가게 된 과정, 어린 시절의 콤플렉스와 불리한 처지를 극복한 이야기, 그들의 과학적 업적 배후에 있는 세계와 과학을 보는 관점 등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줄 뿐만 아니라, 과학이 주는 즐거움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그리고 부모와 사회가 어떻게 해야 하는 훌륭한 과학자를 키워 낼 수 있는지 가르쳐 준다.
현대 문명 사회를 이끄는 과학자들은 어린 시절을 어떻게 보냈을까?
머리 겔만, 리처드 도킨스, 린 마굴리스, 프리먼 다이슨 등
천재 과학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다.
엮은이인 존 브록만은 이 책의 내용이 “예상을 벗어”나니 “놀랄 준비를 하”라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대로 과학자 27명이 밝히는 이야기들은 놀랍고 흥미진진하다.
다윈 이후 최고의 진화생물학 저술가인 리처드 도킨스는 자신의 생물학자에 대한 꿈이 동물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있는 두리틀 박사의 이야기를 다룬 동화책『닥터 두리틀』에서 받은 영향을 말하고, 데이비드 버스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뉴저지의 기사 식당에서 일할 때 겪은 인생의 단면들을 이야기한다. 우주와 사랑에 빠진 재너 레빈은 어린 시절 창가에 턱을 괴고 앉아 상상하던 우주 여행이 자신을 우주론 연구자로 만들었다고 이야기한다.
노벨상 수상자 A. V. 힐의 외손자 니컬러스 험프리는 과학자의 왕가라 할 집안에 태어나서 누린 특권, 즉 어떤 것이든 물어 볼 수 있고, 어떤 것이든 탐구할 수 있다는 지적 추구권을 깊이 파고든다. 신경생리학자이자 영장류학자인 로버트 새폴스키는 브롱크스 동물원을 맴돌며 마운틴고릴라가 되고 싶어 한 이야기를 전한다.
스티븐 핑커는 “이 책을 믿지 마라.”라고 말하며 이 책의 주제를 뒤집어놓는다. “어린 시절의 경험이 지금의 우리를 만드는 원인이 아니라, 오히려 지금의 우리가 어린 시절의 경험을 만드는 원인이다.” 퓰리처 상을 받은 주디스 리치 해리스는 어린 시절 또래들로부터의 따돌림, 외로움, 유별남을 하나하나 이야기하고 병마와 싸우면서 연구와 저술 속에서 희망을 발견한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들려준다.
팀 화이트는 캘리포니아 남부 시골에서 지낸 시절, 어린 자신의 호기심을 소중히 여겨 주었던 부모님에 관해 쓰고, 뉴욕 시를 벌목이 지나치게 이루어진 솔송나무 숲이라고 생각했다는 머리 겔만은 아인슈타인을 존경했던 아버지 때문에 물리학자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물리학자가 되고 나서 만난 아인슈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세계적인 인지과학자이자 철학자인 대니얼 데닛, 응용수학의 대가인 스티븐 스트로개츠, 하버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 마크 하우저, 혼돈 이론의 전문가 도인 파머는 자신의 삶에 영구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교사와 스승, 그리고 미지의 과학 세계를 탐구해 온 자신들의 지적 편력을 이야기한다.
걸출한 우주론 학자 폴 데이비스와 양자 중력 연구의 선구자인 리 스몰린은 어린 시절에 겪은 이성과의 만남을 회고하면서 신비로운 자연법칙과의 만남이 주는 감동을 소개한다.
심리학자인 앨리슨 고프닉,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몰입의 즐거움』을 쓴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하워드 가드너, MIT 교수 셰리 터클은 어린 시절의 읽은 책과 그 속에 담긴 사상의 힘과 영향을 다룬다.
세계적인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의 딸인 메리 캐서린 베이트슨, 대대로 물리학자, 천문학자를 배출한 다이슨 집안에서 태어난 프리먼 다이슨, 대영제국의 변방인 인도에서 연구를 시작한 V. S. 라마찬드란은 과학적 사고법의 진수를 가르쳐 준 부모들의 영향을 말한다.
진핵세포가 미토콘드리아, 세포핵, 엽록체 같은 여러 생물이 공생하면서 형성되었다는 공생 진화설의 창시자인 린 마굴리스, 어린 시절 부모님의 푸줏간에서 쇠고기를 다듬었던 조지프 레덕스, 로봇공학의 아버지 로드니 브룩스, ‘가상 현실’의 창안자 제이런 래니어, 미국 국가 기술 훈장을 받은 레이 커즈와일은 어린 시절에 떠올렸던 아이디어들과 실험들이 현재의 자신을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한다.
놀랍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은 고전적이고 전형적인 과학자 위인전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과학자상’과 ‘과학자 되기’를 보여 준다.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며 동시대의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어린 시절, 전환점, 영향, 깨달음, 일화, 갈등, 실수, 스승, 부모 등을 알려주는 이 책은 엮은이인 존 브록만의 말대로 과학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는 좋은 출발점 역할을 할 것이고,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부모와 교사 들에게는 과학 영재 교육의 훌륭한 지침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은 세계 최고의 과학자들, 즉 저술을 통해 한때 가공할 정도로 넓었던 과학과 인문학의 거리를 좁히고 있는 대중 지식인들이 쓴 27편의 글을 싣고 있다.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에서 나온 이 글들은 각자의 삶을 담고 있으며 쉽게 읽힌다. 이 책을 읽는 데는 과학 지식이 전혀 필요 없다!
나는 저자들에게 글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는 질문들을 제시했다. “어렸을 때 과학자의 삶을 추구하도록 이끈 어떤 사건이 있었나요? 현재의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도록 하고 지금과 같은 인물이 되도록 자극을 준 계기가 무엇인가요? 부모님, 또래, 스승들은 어떠했나요? 전환점, 이행, 영향, 깨달음, 사건, 압력, 갈등, 실수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었나요?”
내 의도는 독자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사상가들의 어린 시절은 어땠는지 살펴볼 기회를 제공하자는 것이었다. 아울러 흥미를 느끼게 하고 영감을 주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이 글들에는 저자들이 이 책에 내세운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고 느꼈을 때의 흥분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나는 이 과학자 집단, 통제하기가 유독 어려운 이 집단이 내 지침을 그대로 따른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고백해야겠다. 어린 시절을 죽 훑은 뒤 대학교와 대학원 시절까지 이야기를 끌고 나간 저자들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도 모두 귀 기울여 들을 가치가 있으며, 이 책은 좋은 출발점 역할을 할 것이다. -서문 중에서
감사의 말
서문-존 브록만
가업-니컬러스 험프리
짝짓기-데이비드 버스
마운틴고릴라와 나-로버트 새폴스키
숫자들 속에서 평안을-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아버지와 아인슈타인-머리 겔만
우리 가족만의 나라-앨리슨 고프닉
우주론이 나를 부른다-폴 데이비스
드디어 진입했군-프리먼 다이슨
신비의 여인-리 스몰린
이 책을 믿지 마라-스티븐 핑커
패턴과 참여 관찰자-메리 캐서린 베이트슨
과학 사랑은 전염된다-린 마굴리스
내 유년기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제이런 러니어
두리틀과 다윈-리처드 도킨스
사회과학자는 이렇게 만들어진다-하워드 가드너
뇌 속의 탄환-조지프 레덕스
사물들의 이야기-셰리
터클 지적 난잡함-마크 하우저
생각의 힘-레이 커즈와일
내가 아이였을 때-제너 레빈
벌레를 향하여-로드니 브룩스
탄광촌의 물리학자-J. 도인 파머
현실 세계 속의 수학-스티븐 스트로개츠
산골 소년-팀 화이트
호기심의 과학자를 만든다-V. S. 라마찬드란
내가 자라서 되고 싶은 것-데니얼 데닛
고독의 선물-주디스 리치 해리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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