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현대 물리학의 금기를 건드리는 충격적인 우주론-뉴욕 타임스우주와 생명은 우연의 산물인가, 아니면 어떤 원리의 결과인가?끈 이론의 아버지가 들려주는 혁명적인 우주론
부제: 끈 이론이 밝혀낸 우주와 생명 탄생의 비밀
원제 The Cosmic Landscape
워서 부제: String Theory and the Illusion of Intelligent Design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11년 5월 15일
ISBN: 978-89-8371-248-6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568쪽
가격: 25,000원
시리즈: 사이언스 클래식 18
(주)사이언스북스에서 레너드 서스킨드(Leonard Susskind) 스탠퍼드 대학교 교수의 『우주의 풍경(The Cosmic Landscape)』이 출간되었다. 레너드 서스킨드는 노벨상을 수상한 난부 요이치로와 함께 끈 이론의 창시자 중 한 사람이고, 현재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이자, 한국 고등과학원(KIAS)의 석좌 교수이며 이론 입자 물리학의 모든 분야에서 수많은 공헌을 한 탁월한 연구자이기도 하다. 물리학계에서는 블랙홀 이론과 세계적인 과학 베스트셀러인 『시간의 역사』와 『위대한 설계』로 유명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20년 넘게 블랙홀과 정보를 주제로 논쟁을 벌여 결국에는 논파해 낸 이로 명성이 높다.
대중을 위한 과학책으로는 서스킨드의 첫 번째 책인 이 책은 최근 이론 물리학계, 이론 입자 물리학계의 기존 패러다임 자체를 뒤흔들고 있는 논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이 논쟁은 20세기 후반, 그리고 21세기 초반 10년간에 이루어진 충격적인 발견들을 어떻게 해석하고 설명할 것인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단순히 과학적, 기술적, 전문적 논쟁으로 끝나지 않고, 현재 철학, 종교 등 지식 사회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이것은 과학의 정체성을 둘러싼 논쟁이기도 하며, 신 같은 초월자를 전제하지 않고도 수학만으로 우주 전체를 우아하게 설명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자존심을 건 논쟁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오래되었지만, 언제나 새로운 질문, 즉 우리의 기원, 생명의 기원, 우주의 기원에 대한 논쟁이기도 하다.
우주에 생명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너무나도 당연한 문제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혀 왔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과 원리는, 우주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지적 생명체인 인간과 생명을 아주 드물게만 허용하기 때문이다. 우리 우주에 인류와 생명이 태어날 수 있었던 데에는 어떤 조정이 필요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중력의 세기에서부터, 우주 팽창의 속도, 전자와 전자가 서로를 끌어당기는 힘의 세기 등까지 서로 얽혀 있는 수많은 상수들이 아주 미세하게 조정되어야만, 생명과 인류가 탄생할 수 있다. 물리학자들은 이것을 우연이라고만, 행운이라고만 설명한다. 이 틈, 이 과학자들이 설명을 멈춘 바로 이 지점을 창조론자(인격신이 우주를 창조했다고 믿는 사람들)들과 지적 설계론자(어떤 지적 존재가 우주를 설계했다고 믿는 사람들)이 파고든다. 그러나 서스킨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물리학자들, 과학자들이 멈춰 설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우주가 우리 인류에게 특별히 호의적인 것처럼 보이는 이유를 설명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서스킨드는 이 책에서 수많은 이론 물리학자들의 희망을 모았다가, 실망만을 안겨 주고 역사의 뒤편을 사라질 뻔했던 끈 이론의 역사를 되짚으며, 우주의 가장 큰 수수께끼, “우주는 왜 우리와 같은 형태의 생명이 존재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를 해결할 희망은 끈 이론 속에 있음을 보여 준다. 그리고 새롭게 진화하고 있는 끈 이론이 유도해 낸 ‘풍경(Landscape)’와 ‘메가버스(Megaverse)’라는 개념을 받아들인다면, 초월자나 신 또는 지적 설계자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을 것 같은 문제, 과학자들이 뛰어넘기를 포기한 갭을 넘어갈 수 있음을 역설한다.
그러나 물리학자를 비롯해, 과학자들은 이러한 수수께끼에 대한 설명을 ‘인간 원리(Anthropic Principle)’라며 오랫동안 금기시, 터부시해 왔다. 존 배로를 비롯한 우주론자들이 주장하기 시작한 인간 원리는 인간이 탄생하도록 자연 법칙이 미세하게 조정되어 있다는 가설적 원리이다. 신 없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과학자들은 이 인간 원리가 과학자들이 오랫동안 고심 끝에 쫓아낸 신과 창조주를 과학 속으로 은근슬쩍 되가지고 오는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서스킨드는 자신 역시, 뉴턴의 역학에 근거해 나폴레옹에게 “폐하, 저는 그 가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한 라플라스처럼, 끈 이론의 풍경 개념과 메가버스 개념을 가지면 인간 원리를 가지고 “우주는 왜 우리와 같은 형태의 생명이 존재할 수 있도록 특별히 설계된 것처럼 보이는 것일까?”라는 수수께끼를 해결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 준다.
“세계적인 우주론학자인 서스킨드는 우주 만물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수학적으로 완벽하면서 아름답고 우아한 ‘최종 이론’의 꿈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던진다.” —《조선일보》
책을 시작하며
프롤로그
1장 파인만이 그린 우주
2장 모든 물리 문제 중의 문제
3장 풍경 속의 우주
4장 유일성과 우아함의 신화
5장 현대 물리학을 덮친 날벼락 같은 발견
6장 얼린 물고기, 삶은 물고기
7장 고무줄놀이 우주
8장 끈 이론의 부활
9장 1900년 1월 1일 이후, 물리 실험이 없었다면?
10장 끈 이론의 부품들
11장 거품 목욕탕 우주
12장 블랙홀 전쟁
13장 메가버스로 채워진 가능성의 풍경
에필로그
풍경과 메가버스의 구분에 대해 / 용어에 대한 메모
용어 해설 / 옮긴이의 글 / 찾아보기
이 책은 지난 세기, 아니 문명 탄생 이후 인류의 우주관을 지배해 온 ‘단 하나의 우주’라는 패러다임에 도전한다. 그리고 광대한 우주의 풍경, 즉 무한한 종류의 우주가 무한 번 출현하는 메가버스로 우리의 우주관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한다. 이 책은 완벽하게 새로운 가능성으로 가득 찬 우주관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다.-본문에서??
과학의 역사에서 인간의 지위는 여러 차례 추락했다. 천동설을 뒤집은 코페르니쿠스 혁명은 인간을 우주의 중심에서 태양계의 세 번째 행성으로, 은하계의 한구석으로 물러나게 만들었고, 종의 기원을 자연 선택으로 설명한 다윈의 진화론은 인간을 만물의 영장(靈長)에서 풍성한 생명의 나무(진화 계통수)의 가지 중 하나로 바꿔 버렸다. 그 과정에서 갈등과 논란은 그치지 않았고, 갈릴레오 같은 과학자는 종교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고, 다윈의 가르침은 15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의 추락은 동시에 인류의 지적 지평을 추락한 만큼 넓혀 주었다.???
21세기 초반 10년을 보낸 지금, 현대 과학자들, 특히 물리학자들과 우주론자들은 이와 같은 과학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20세기 후반 천체 물리학이 거둔 놀라운 천문학적, 우주론적 발견들과 최근 본격 가동을 시작한 사상 최대의 입자 가속기인 LHC(대형 강입자 충돌기)에서 이루어질 놀라운 발견들이 새로운 이론의 해석을, 기존의 물리학 이론을 전복할 정도로 새로운 이론의 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떤 물리학자들은 그것을 최종 이론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그것을 초끈 이론, 또는 M 이론이라고 부른다. 많은 물리학자들이 이 이론이 세상 만물을 설명할 수 있고, 수학적으로 모순이 없으며, 우아하고 유일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여기에도 반전이 숨어 있다.
우주 공간과 양자 세계에서 이루어진 새로운 발견은 결코 우아하고 유일한 단 하나의 최종 이론 또는 M 이론으로 설명될 수 없기 때문이다. 탁월한 끈 이론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술가로 유명한 브라이언 그린이 주장한 것과 같은 ‘엘러건트 유니버스(Elegant Universe, 우아한 우주 또는 단 하나의 이론으로 우아하게 설명되는 우주)’ 따위는 없다는 주장이 물리학계 일각에서 힘을 얻고 있다.
만약 엘러건트 유니버스 따위는 없다는 이 주장이 옳다면, 우리는 21세기 초반, 또 한번의 과학 혁명을 현장에서 목격하는 역사의 목격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아한 최종 이론이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을 비롯해,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꿈꿔 왔던 과학의 신화 중 하나가 산산조각 몰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과학 혁명이 그랬듯이 이 신화의 몰락은 어떤 지평의 확장을 가져올 것인가? 아니, 어떤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까? 이것은 현대 이론 물리학계의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서스킨드는 바로 이 지점에서 풍경과 메가버스가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가져올 현대 과학 혁명의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더 직접적인 검증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은 분명히 너무 이르다. 이론과 실험이 보통 ‘손에 손 잡고’ 발전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앨런 구스의 급팽창 우주론이 관측으로 검증되는 데에만 20년 넘게 걸렸다. 초기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그 아이디어는 흥미롭지만 절대로 검증될 수 없으리라고 생각했다. 나는 앨런 구스조차도 그 진실이 확인될 것이라는 데에 회의적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더 극단적인 것은 다윈의 이론이다. 그것은 세계에 대한 폭넓은 관찰과 매우 예리한 직관에 기반하고 있다. 다윈의 이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직접적이고 통제된 실험적 검증은 완전히 불가능해 보였다. 다윈 이론을 검증하려면 타임머신을 타고 수십억 년은 아니더라도 수백만 년 전으로 돌아가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리한 생물학자들과 화학자들은 그 이론을 엄밀한 실험적 검증 아래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결국 알아냈다. 그러나 약 100년이 걸렸다. 때때로 이론은 길을 밝히기 위해 먼저 전진해야 하는 법이다.-본문에서
풍경(Landscape)은 물리 법칙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가능성들이 펼쳐져 있는 수학적 공간이다. 풍경의 위치에 따라 우리가 아는 물리 법칙들은 다 달라질 수 있다. 이 풍경의 어떤 위치에서는 중력이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해 약해지지 않고 거리의 세제곱에 반비례해 더 급격하게 약해질 수 있다. 또 어떤 풍경에서는 거리가 멀어짐에 따라 더 강해질 수도 있다. 물리 법칙은 절대적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풍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메가버스(Megaverse)는 기존의 우주(Universe)를 대체하기 위해 서스킨드가 새로 고안해 낸 개념이다. 영어에서 Universe는 복수형이 존재하지 않는 명사 중 하나이다.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우주가 여러 개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137억 년의 나이와 150억 광년 정도의 크기를 가진 우주),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 법칙(입자 물리학의 표준 모형, 상대성 이론 등)으로 설명할 수 있는 우주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아니다. 우리가 관측할 수 없고, 우리가 알고 있지 않은 물리 법칙으로 설명해야만 하는 우주가 실재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이론적 가능성이 아니며, 최근의 천문학적 발견들이 시사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서스킨드는 기존의 우주 개념으로 포괄할 수 없는 이 모든 것을 포함시키기 위해 메가버스라는 단어를 새로 만들었다. 여기에는 기존의 과학 교양서에서 사용된 ‘평행 우주’, ‘다중 우주(multiverse)’ 같은 개념들이 모두 포함된다.
이 풍경 개념과 메가버스 개념은 현대 끈 이론이 도달한 결론 중 하나이다. 이 끈 이론에 따르면 우주에는 수학적으로 모순이 없고, 우아하고 유일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우주의 수가 단 하나가 아니라 10의 500제곱 개이다. 10의 500제곱 개의 우주, 10의 500제곱 개의 최종 이론, 10의 500제곱 개의 대폭발(우주 탄생), 10의 500제곱 개의 우주 진화, 10의 500제곱 개의 세계가 메가버스 안에 존재하는 것이다. 창조론과 지적 설계론은 설자리가 없어지고, 통계학과 수학으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우주가 단 하나라는 인류 탄생 이래의 오랜 패러다임을 버린다면, 우리에게는 광대한 가능성의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10500개의 우주가 있다면, 그중에는 생명을 허용하는 우주도, 인류와 같은 지적 생명체의 탄생과 진화를 허용하는 우주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우리가 단 하나의 우아한 이론이라는 물리학자들의 오래된 신화를 어느 정도 포기한다면,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진화를 어떠한 초월자나 신의 개입 없이 과학적으로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현대 과학의 과제는 단 하나의 우주에 대한 탐구가 아니라, 무한정 광대한 메가버스와 풍경에 대한 탐구로 바뀌게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대 과학은 분수령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서스킨드는 이 혁명은 이론에서의 논의가 아니라 실험적 증거들이 발견될 때 완성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우주가 탄생하고 급팽창했을 때의 흔적을 담고 있는 하늘에 대한 연구, 즉 마이크로파 우주 배경 복사에 대한 정밀한 연구에서 풍경과 메가버스의 증거들, 중력 이론과 양자 역학을 통일한 끈 이론의 증거들, 즉 우리 우주 밖의 다른 호주머니 우주들의 증거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실험적 증거의 발견은 과학 혁명의 분수령을 넘어갈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 분수령을 넘는 과정에서 인류의 우주관과 우주에 대한 지식은 근본적으로 바뀔 것이다. 이것은 과학의 역사에서 코페르니쿠스와 다윈의 혁명에 비견할 만한 거대한 혁명이 될 것이다. 이 책 『우주의 풍경』은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배할 시대를 보여 주는 첫 번째 책이 될 것이다.
서스킨드는 이렇게 책을 마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어떤 지적 행위자가 어떤 목적에서 우주를 창조했을 가능성을 감소시킨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 실존적인 질문인 “왜 무(無)가 아니라 유(有)인가?”에 대한 답은 끈 이론이 발견되기 전과 지금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만약 창조의 순간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은 대폭발의 초기 역사에서 발생한 폭발적 급팽창의 장막으로 우리의 눈과 망원경으로부터 감춰졌을 것이다. 만약 신이 있다면, 그는 스스로 무의미해지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나는 이제 피에르 시몽 드 라플라스의 말을 인용하며 이 책을 마치려고 한다. “저는 그 가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