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 우리는 곱게 늙고 싶다!
부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더 의미 있게 사는 삶에 관한 수녀들의 가르침
원제 Aging With Grace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발행일: 2003년 1월 15일
ISBN: 978-89-8371-128-1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320쪽
가격: 15,000원
분야 생물학
발행일 2024년 1월 31일 | ISBN 979-11-92908-39-7 | 가격 12,000원
수녀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은 무엇일까? 100여 년간 기록된 수녀원의 방대한 개인 자료와, 사후 뇌 기증을 약속한 75세부터 106세까지의 수녀 678명을 연구하여 세계적인 알츠하이머병 학자 데이비드 스노든이 밝혀낸 노화와 장수의 비밀!
이 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나이 듦과 건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기를 바란다. 수녀 연구는 연구의 목적과 연구 대상의 특성상 연구자의 일생을 걸고, 아니 세대를 넘어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아무쪼록 그 결과로 나타난 이 책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나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심어 주고, 궁극적으로는 모든 세대의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하고 우아한 노년을 위해 바로 지금부터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유은실(울산 의대 병리학 교수, 「옮기고 나서」 중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들 가운데 단순히 생명의 연장만을 원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더욱 절실히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나이가 들어서도 생각하고 기억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새 소설이나 신문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기를 원한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않고 여기저기 다닐 수 있고 혼자서 옷을 갈아입고 식사도 자기 손으로 하며 화장실에도 혼자 다닐 수 있었으면 한다. 또한 만성 질환으로 고통받지 않기를 소망하며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 수 있기를 원한다.’ 작은따옴표(‘ ’) 안은 본문에서 따왔다. 더할 것도 뺄 것도 없이 마지막으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고대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박완서(소설가, 「추천의 글」 중에서)
최근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노령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나라가 되었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2002년 현재 전체 인구의 7.9%인 377만여 명으로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으며, 2019년에는 14.4%에 도달하여 초고령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먹고살기도 빠듯했던 시절이 지나고 평균 수명이 70세가 넘으면서 바야흐로 노령 인구의 삶의 질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사람들이 나이가 든 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어떤 변화가 오게 될지를 염두에 두고 그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비하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6년 알츠하이머병의 세계적인 권위자 데이비드 스노든 박사는 노년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완전히 바꿀 연구에 착수했다. 교육 수준과 생활양식이 비슷한 가톨릭 수녀들의 삶을 추적, 조사하여 성공적인 노화의 비밀을 밝혀내기 위해 시작한 이 연구는 오늘날 노화와 알츠하이머병에 관해 진행되고 있는 세계적인 연구 중 가장 영향력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수녀들을 단지 연구 대상으로 여기지 않고 그들을 진정으로 알기 위해 생활을 함께한 스노든 박사의 오랜 열정과, 자신들의 개인 내력을 자료로 내놓은 것은 물론이고, 엄격한 지능검사와 신체검사도 받고, 죽은 뒤에 뇌까지도 기증하여 연구 대상으로 쓸 수 있게 한 수녀들의 행위는 연구 자체를 감동적이게 만들었다. 이 책은 알츠하이머병과 뇌 과학에 관한 첨단 연구 결과뿐 아니라, 더 오랫동안 건강하고 의미 있게 사는 길을 보여 주는 수녀들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감동은 ‘과학자와 수녀’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들이 만나 만들어내는 에피소드들 속에 고스란히 묻어 있다.” —《한겨레21》
1 굿카운슬힐로 가는 길
2 마지막까지 서 계시는 수녀님
3 수녀를 연구하다
4 가장 위대한 선물
5 두 수녀 이야기
6 놀라운 뇌
7 젊은 날의 자서전
8 암흑의 해독
9 들리세요, 수녀님?
10 일용할 양식
11 기분 좋게 그리고 감사하며
12 백년의 마라톤
역학(疫學)을 전공한 저자는 이 책에서 ‘수녀 연구’라는 이름의 연구를 통해 종교 단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가 의학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 준다. 그는 우선 수녀들은 수입이 문제가 되지 않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며 의료 혜택의 정도나 주거 환경, 식생활도 서로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특히 이 연구에 참여한 미국 노트르담 교육 수도회 수녀들의 약 85퍼센트가 학사 학위를 받았으며 45퍼센트는 석사 학위를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이와 비슷한 다른 연구에서 적용되는 복잡한 변수 가운데 상당 부분을 없앨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저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진다. “왜 어떤 수녀들은 우아하게 늙어서 80세 내지 90세 심지어는 100세를 넘기고도 기억력을 읽지 않은 채 가르치고 봉사하는 삶을 사는데, 어떤 수녀들은 비슷한 삶을 살고도 기억력을 잃어서 가장 가까운 친지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결국에는 바깥세상과 단절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될까?”
저자는 1986년부터 정기적으로 수녀들과 함께 수녀원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던 중 수녀들이 수녀회에 처음 들어왔던 때인 1900년대 초 무렵부터 기록되어 온 모든 자료가 체계적으로 보관되어 있는 곳을 발견했다. 이것은 수녀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동시에 연구할 수 있는 귀중한 발견이었다. 저자는 또한 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게 된 미국 노인학회에서 유명한 알츠하이머병 학자를 만나 알츠하이머병과 첨단 뇌 과학의 새로운 세계로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연구에 참여 중인 75세에서 106세에 이르는 678명의 수녀들로부터 사후 뇌 기증을 약속받아 획기적인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기틀을 마련했다.
연구 팀은 1991년 처음으로 뇌 부검을 시작하였고 뇌의 병리학적 소견과 수녀들의 언어, 인지, 행동에 대한 조사 결과를 독립적으로 분석하여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그 증상을 일으키는 뇌 손상 사이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이란 오랜 기간에 걸쳐 매우 복잡한 요인이 작용하는 일련의 과정이며, 나이가 들면 누구나 반드시 걸리는 것이 아니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병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에게 가장 비참한 질병의 하나로 알려져 있는 알츠하이머병에 관한 전문적인 의학 정보뿐 아니라, 노년의 건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평범한 사실들을 알려 준다.
‣젊었을 때의 어휘력은 향후 60년 이상 오래 살게 될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려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노화와 알츠하이머병 예방을 위한 최선의 영양학적 전략은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다.
‣젊은 시절의 긍정적인 성향이 수명 연장에 영향을 미친다.
‣일상의 스트레스에 대해 우리의 몸을 가능하면 빨리 정상적이고 더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순간, 건강한 노년을 위해 자신에게 알맞은 운동을 시작하라.
의학적으로도 중요한 발견을 전하는 이 책이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수녀들이 생생하게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들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독일어를 영어로 번역하는 80대의 수녀나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편지를 쓰는 수녀, 도서관에서 회고록을 쓰는 수녀, 또 물리치료실에서 열심히 운동을 하는 수녀들을 만난다. 또한 18세에 처음 수녀가 되면서 동기들과 사진을 찍고,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후 그때까지 살아 있는 동기들과 기념사진을 찍은 후, 90세가 되어서는 마지막으로 혼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한 수녀의 모습은 세월을 넘어선 감동 그 자체이다.
“수녀가 되면서 자식을 갖지 않겠다는 어려운 선택을 했지만, 죽은 뒤 뇌를 기증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의 수수께끼를 밝히는 데 도움을 주고 다음 세대에 새로운 방식으로 생명의 선물을 주겠다”고 한 수녀의 말이나, 자신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예수님을 잊어버리게 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는 수녀의 고백을 읽으면 코끝이 찡하다.
독자들은 이 책에 등장하는 ‘만카토의 위대한 7인’을 비롯하여 100세를 넘긴 수녀들의 주름진 얼굴에서 평화와 행복이 가득한 우아한 노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노트르담 교육 수도회에서 가장 장수한 에스더 부어 수녀는 2000년 12월에 106세 생일을 맞았고 3세기에 걸쳐 살아 있는 다섯 수녀들 가운데 한 명이다. 에스더 수녀는 은퇴 후에도 매일 10분씩 자전거를 타고 그림 그리기, 낱말 맞추기, 미스터리 소설 읽기, 편지 쓰기를 해 왔고, 야구 시즌에는 미네소타 트윈스의 경기를 모조리 관람한다.
‣105세 생일을 맞기 약 한 달 전에 돌아가신 마티아 고어 수녀는 죽기 직전까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매일같이 장갑 한 켤레를 떴고 수십 년 동안 가르쳤던 4,378명의 제자들을 위해 매일 저녁 기도를 했다.
‣1895년에 태어나서 50년 동안 교편을 잡았고 103세에 돌아가신 보르지아 루터 수녀는 은퇴 후에도 흰 카드 위에 리본과 말린 꽃을 손으로 붙인 여러 종류의 카드를 만들어 선물 가게에 보내는 일을 했다.
‣밀워키에는 조각 그림 맞추기광인 노리스 파이퍼 수녀는 102세에도 불구하고 유머 감각과 아름다운 치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윌턴에 있는 101세의 코르디스 임플러 수녀는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시력이 나빠져서 최근에야 《뉴욕 타임스》를 읽지 못하게 되었다.
저자는 15년 이상 수녀 연구를 해 온 결과 수녀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깊은 영성과 공동체의 힘은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다고 말한다. 지금도 진행 중이며 향후 20년 이상 계속될 이 수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노년이라는 시기는 질병에 걸리고 무능력해질 수밖에 없는 인생의 내리막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약속과 시작의 시간이며 지적이고 영적인 생기를 누릴 수 있는 진정한 풍요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