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와 불교

불교에서 바라본 과학의 본질과 미래

김용운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01년 9월 10일 | ISBN 978-89-8371-084-0

패키지 반양장 · 신국판 152x225mm · 268쪽 | 가격 9,000원

책소개

물질과 기계 문명, 그리고 카오스 이론으로 이어지는 현대 과학이불교의 생명론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났다
한국 수학계의 거장이자 오랫동안 카오스 이론과 불교 사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카오스와 불교』를 통해, 불교를 중심으로 하는 동양 사상과 현대 과학으로 이어지는 서양 철학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살피면서, 앞으로의 과학 문명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지(知)의 세계를 구상하고 있다. 이 책은 현대 과학이 물질을 대상으로 삼은 기계론에서 인간과 정신,자연을 하나의 눈으로 보는 생명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가는 과정을 살피면서 과학과 불교의 스스럼없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편집자 리뷰

모든 것은 변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속도는 하루가 다르게 빨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 30년 동안 서구 과학계에는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일어났다. 카오스 이론을 필두로 등장하기 시작한 현대 과학의 이론들은 종래 과학의 패러다임 자체를 변혁시키며 인류의 지적 영역을 획기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카오스 이론은 과학자들이 그동안 무시해왔던 불규칙한 현상의 배후에 감추어져 있는 규칙성을 찾는 이론이다. 이것은 흔히 미국의 기상학자 로렌츠가 말했듯이 북경에 있는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이 다음날 뉴욕에 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는 나비효과로 상징될 수 있다.
그러나 카오스 이론의 등장은 어쩌면 오래 전부터 미리 예견되어 있었다. 일찍이 동양의 노자와 장자의 사상, 그리고 석가모니가 설파한 불교 사상 속에는 카오스 이론을 비롯한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현대 과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단순하지만 깊이 있는 교리들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한국 수학계의 거장이자 오랫동안 카오스 이론과 불교 사상을 연구해온 저자는 『카오스와 불교』를 통해, 불교를 중심으로 하는 동양 사상과 현대 과학으로 이어지는 서양 철학이 하나가 되는 과정을 살피면서, 앞으로의 과학 문명을 이끌어나갈 새로운 지(知)의 세계를 구상하고 있다. 카오스와 불교는 한결같이 모든 현상은 원인인 인(因)과 조건인 연(緣)이 상호 관계하여 성립하며, 인연이 없으면 결과도 없다는 연기론(緣起論)의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과학에 불교 사상이 적용될 수 있다면 그것은 현상에 대한 관찰이나 구체적인 사실 입증보다는 불확실한 현상 속에 존재하는 요인들 사이의 상호작용이나 하나의 요인과 전체의 관계를 파악하는 시각을 제시한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 속에 흐르고 있는 불교의 사상은 모든 현상에는 본질이 없다는 제법무아(諸法無我), 하나가 곧 전체이며 전체가 곧 하나라는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 그리고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해가므로 있는 그대로를 본다는 제행무상(諸行無常)의 철학이다. 하지만 이러한 단순한 교리는 20세기 최대의 과학 업적들이 절대성, 완전성, 확정성, 명백성을 부정하면서 상대성, 변화, 무아(無我)의 개념으로 이어지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가령 카오스 이론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인 프랙털은 전체 속의 어느 한 부분이 곧 전체임을 나타내는데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일즉다 다즉일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밖에도 푸앵카레가 제기한 삼체문제와 연기 사상, 카오스의 자기조직과 노자의 무위자연, 불교적 업 사상과 카오스의 되먹임 구조, 양자역학과 인연의 파장 등 불교 사상과 현대 과학 이론은 구체적으로 개념을 공유하고 있다.
이 책은 불교에서 바라본 과학 세계를 다루면서 틈틈이 우주와 자연, 그리고 인간사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지침을 던져준다. 가령 어느 부분을 잘라내도 전체 모양과 닮아 있는 프랙털 도형이나 코흐곡선을 설명하면서, 인생에 있어서의 시간의 의미는 시간의 길이가 아니라 충족된 밀도에 있으며, 그 시간을 위해 전 인생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따라서 이 책은 과학과 불교에 대한 고찰을 넘어서 인생의 의미를 숙고하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이 책의 또 하나의 특징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과학과 문명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석가모니와 탈레스, 피타고라스로부터 뉴턴과 데카르트, 스피노자, 푸앵카레, 아인슈타인, 그리고 현대의 일리야 프리고진까지 역사적으로 인류에 큰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과 과학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일러스트도 함께 엮었다. 그리고 간단한 도표와 그림들을 통해 일반인들로 하여금 불교 사상과 과학적 사실들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요컨대 이 책은 현대 과학이 물질을 대상으로 삼은 기계론에서 인간과 정신,자연을 하나의 눈으로 보는 생명 패러다임으로 전환되어가는 과정을 살피면서 과학과 불교의 스스럼없는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의 과학적 성과를 한층 진보시키는 정신과 물질, 종교와 과학의 통일적 해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목차

제1장 아르케를 찾아서 제2장 카오스와 불교의 만남제3장 티끌 속의 우주제4장 끝없는 되먹임의 고리제5장 병 속에 있는 새를 잡아라제6장 인과 연의 파동 에너지제7장 연기계와 현대 과학 제8장 마음의 과학제9장 기적과 초능력 제10장 생명 패러다임

작가 소개

김용운

일본 동경 출생. 와세다 대학을 거쳐 미국 어번 대학원, 캐나다 앨버타 대학원에서 각가 이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조교수, 일본 고베 대학과 도쿄대학, 일본 국제문화 연구센터 등의 객원 교수를 역임했으며, 국내에서는 수학사학회 회장, 한양대학교 대학원장을 지냈다. 2007년 현재 수학문화연구소 소장이며 한양대학교 수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 출판문화상과 서울시문화상, 대한수학회공로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인간학으로서의 수학>, <프랙탈과 카오스의 세계>, <수학대사전>, <수학사의 이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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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