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하우스

진화는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의 증가다

원제 Full House

스티븐 제이 굴드 | 옮김 이명희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02년 1월 20일 | ISBN 978-89-8371-089-5

패키지 양장 · 변형판 152x224 · 352쪽 | 가격 15,000원

분야 생물학

책소개

하버드 대학교의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스티븐 제이 굴드가 밝혀낸 진화론의 진실!
<풀하우스>는 다양성으로 가득 찬 생물계를 의미함과 동시에 기존의 빈약한 진보주의적 진화론을 누를 수 있는 강력하고 새로운 세계관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다윈의 『종의 기원』 이후 약 150년간 왜곡되어 온 진화론의 진실을 만날 수 있다.

편집자 리뷰

다윈의 『종의 기원』(1859)이 출간된 지 약 15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인간관과 세계관의 뿌리에서부터 학문, 문화, 예술에 이르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진화론>을 논하고 있다. 한마디로 진화론은 창조론 이후 인류에게 가장 강력한 침투력을 펼쳐온 이론이자 이데올로기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이들이 <진화>가 곧 <진보>이자 <선>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하지만 리처드 도킨스와 쌍벽을 이루는 진화생물학의 최고 권위자이자 하버드 대학교 교수인 스티븐 제이 굴드Stephen Jay Gould가 말하는 <진화>는 결코 <진보>가 아니다. 그는 이 책 『풀하우스Full House』를 통해 <진화>는 곧 <다양성의 증가>라고 단언한다. 굴드는 인간같이 진보한 것처럼 보이는 고등한 생물들 역시 우연적이고 무작위적인 다양성의 증가에서 나온 진화의 부산물임을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 책에 따르면 <진화>는 생명과 자연에 대한 우리의 관점 전체를 완전히 재구성한 <마스터키>이다. 일찍이 다윈은 <진보>와 <진화>가 혼동되어 파생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들을 막기 위해 『종의 기원』 초판에서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중에는 다윈조차도 그것을 막지 못했고, 자신도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말았다. 결국 다윈 이론의 <진화>는 <진보>와 혼동되어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끌어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하고 말았다. 오만한 인간 중심주의자들은 대중을 호도하여 진화론을 <진보주의 세계관>으로 바꾸어 버렸다.
굴드는 이 책에서 그러한 그릇된 해석에 대한 종지부를 찍고 있다. 그는 그런 오해가 부분과 전체의 혼동에서 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그런 오해는, 어떤 변화나 경향을 시스템 전체의 변화로 이해하지 않고 피상적인 부분으로 시스템 전체를 설명하려는 <플라톤적 사고 방식>과 진보주의 시대 풍조가 결합되어 나타난 것이다. 굴드는 그런 사고 방식을 향해 <개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고 조롱하면서, 변화나 경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에 대해 <야구에서 4할 타자의 실종>이라든가 <말의 진화에 대한 오해> 같은 구체적인 예와 통계 자료를 들어 흥미롭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4부 1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생물의 진화와 경향에 대한 오해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2부에서는 그 오해를 불식하기 위한 개념적 도구들을 굴드 자신의 체험과 말의 진화에 대한 오래된 오류들에 시험적으로 적용한다. 3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야구에서 4할 타자의 실종에 대한 낡은 설명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그 문제를 어떻게 다시 봐야 할지 보여준다. 마지막 4부에서는 생물학의 새롭고 충격적인 발견들을 소개하면서 진화와 인간의 지위에 대해 철저하게 재검토한다.

프롤로그 「0장 작은 제안」에서 굴드는 기존의 오해나 오류를 해결할 자신의 새로운 설명 방법을 <풀하우스>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경향이나 현상을 부분적으로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그 새로운 방법이 포커에서의 풀하우스처럼 기존의 낡은 설명들을 강력하게 누를 수 있다고 말한다.

1부 「플라톤에서 다윈까지 우수성의 확산」에서는 진화와 진화론 그리고 경향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오해와 오류를 갖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1장에서는 선사 시대의 자연사를 그리는 그림들이 얼마나 오류로 가득 차 있는지 설명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삼엽충, 공룡, 크로마뇽인의 순서로 그려진 그림들이 생명의 역사 전체를 표현하는 그림으로 행세하고 있지만, 사실은 생물계 전체 중 아주 작은 일부분만을 그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사람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지적한다.
2장에서는 대중문화 스타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창조론자, 교과서 저자, 저명한 생물학자 등등 수많은 사람들이 진화와 진보를 혼동하여 다윈 이론을 잘못 이해하는 오류에 빠져 있는 현실을 꼬집는다. 그리고 3장에서 이 오해와 오류들이 경향을 잘못 읽는 데서 나오는 것임을 지적하면서 경향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이유와 바로 잡을 수 있는 방법을 간단한 예를 통해 설명한다.

2부 「죽음과 말-변이의 중요성에 대하여」에서는 진화에 대한 오래된 오해에 대해 개인적 사례와 말의 진화를 들어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간단한 통계학적 개념과 새로운 발견들을 토대로 생명 진화와 경향 분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4장에서 굴드는 한때 복부중피종이라는 암에 걸렸던 자신에게 경향을 <시스템 전체의 변이>로 보는 자신의 새로운 관점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를 말하면서, 자신의 그 새로운 관점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도 보여준다.
5장은 말의 진화에 대한 오해를 다룬다. 그래서 말이 몸집이 커지고 어금니가 변하면서 진보한 것이라고 보는 종래의 주장이 수많은 종으로 분화한 말의 계통수(系統樹) 중 가지 하나에 근거한 빈약한 주장임을 보여준다. 이 예비적 논의를 통해 이 책 전체 논리의 기둥이 될 <기울어진 분포>, <중심 경향성 측정 방법>, <벽 또는 변이의 확산 한계> 등의 개념을 제시한다.

3부 「4할 타자의 딜레마」는 메이저리그에서 4할 타자가 사라져 더 이상 나오지 않는 미국 야구 역사상 최대의 수수께끼와 이 수수께끼에 대한 기존의 논의를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굴드는 그 현상을 타자의 실력 저하나, 투수 또는 수비수의 향상 때문이라고 말하는 기존의 모든 주장을 비판한다.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모든 선수들의 실력이 더 향상되었음을 실제 자료를 기초로 증명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굴드는 야구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어 야구 <시스템 전체의 변이폭이 축소>되었기 때문에, 즉 타율의 변이폭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정규분포곡선의 오른쪽 꼬리이자 예외적 존재인 4할 타자가 사라졌다고 설명한다.

4부 「생명의 역사는 진보가 아니다」에서는 <한때에는 박테리아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피튜니아 그리고 사람까지 존재하는 엄연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생명의 역사에 진보를 향한 전반적인 또는 예정된 추진력 같은 것이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12장에서 굴드는 수동적인 진화 메커니즘으로서의 <자연선택>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진보>라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다윈의 시대적 한계를 지적한다. 13장에서는 자연선택 이론을 바탕으로 플랑크톤 유공충의 크기 변화 연구를 소개하면서 생명의 진화에서 진보에 대한 증거를 전혀 찾아볼 수 없음을 논증한다.
14장에서는 암모나이트 봉합선의 프랙털 차원 변화, 척추동물 추골의 복잡성 변화, 박테리아에 대한 새로운 연구 성과들을 소개하면서,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이 그저 다양해지기만 하는 <무작위적>인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생긴 종에 불과한 것이지 <진보할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거나 <생명의 역사 자체를 이해할 존재로서 필연적으로 생겨난 종이 아님>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최빈값 위치에 있는 박테리아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들은 박테리아를 그저 하등생물로 취급해온 인류의 오만한 편견을 뒤집기에 충분하다.

굴드는 에필로그인 15장 「인간의 문화에 대하여」에서, 자신의 새로운 설명 도구인 <풀하우스>를 과학, 공연 예술, 창작 예술 등에 가볍게 적용하면서 이 책이 제공하는 아이디어의 가치와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찍이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리처드 르원틴(『3중 나선』, 『DNA 독트린』)과 함께 <에드워드 윌슨(『사회생물학』)ㆍ리처드 도킨스(『이기적 유전자』)>의 <적응주의 진화론> 아성에 맞서온 스티븐 제이 굴드는 현재 하버드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면서 동물학 강의와 달팽이 유전학 연구 중 틈틈이 대중 과학서를 집필하고 있다.
굴드가 말하는 진화론의 가장 큰 특징은 진화의 우발성과 무작위적인 자연선택을 강조하는 데 있다. 그는 동물의 행동을 포함한 모든 자연 구성물들을 적응의 직접적 효과로 설명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나 사회생물학의 에드워드 윌슨 등을 <적응주의자>라는 개념으로 비판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인간의 언어 능력 같은 것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획득하기 위한 적응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다른 이유에서 뇌가 커진 것에 따른 <부작용> 혹은 <부산물>이라는 것이 굴드의 입장이다.
굴드는 1972년 선배 학자인 엘드리지Niles Eldredge와 함께 <단속평형설>을 발표함으로써 진화론 해석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단속평형설>이란 어떤 종이 오랜 기간 안정된 형태를 유지하다가 갑자기 그 평형 기간이 단속되면서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다른 종으로 진화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진화 이전 종과 이후 종 사이의 중간 단계 종의 화석이 발견되지 않아서 논란이 된 <미싱 링크missing link>에 대한 설명을 제공했다.
굴드의 『풀하우스』는 <진보>라고 하는 19세기의 낡은 이데올로기를 떨쳐버리게 할 뿐만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역사적이고도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한다. 또한 이 책은 자연에 대한 인간 중심주의적 편견과 오만을 교정해 주고, <과학하기>의 표본과 지식의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비단 생물학 관련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진화>에 제대로 알고자 하는 모든 독자들을 위한 교양서라 할 수 있다.

목차

0장 작은 제안1부 플라톤에서 다윈까지 우수성의 확산1장 헉슬리의 체스판2장 오해와 편견에 포위된 다윈3장 경향에 대한 설명들
2부 죽음과 말–변이의 중요성에 대하여4장 죽음, 개인적인 이야기5장 말, 생명의 작은 농담
3부 4할 타자의 딜레마6장 야구 역사상 최대의 수수께끼7장 4할 타자는 더 이상 없다8장 야구 수준의 전반적 향상9장 4할 타자와 오른쪽 꼬리10장 4할 타자의 절멸11장 새로운 가능성
4부 생명의 역사는 진보가 아니다.12장 자연선택의 핵심13장 예비적 고찰14장 박테리아의 힘15장 인간의 문화에 대하여

작가 소개

스티븐 제이 굴드

“찰스 다윈 이후 가장 잘 알려진 생물학자”. 1941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안티오키 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1967년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하버드 대학교에서 지질학과 동물학 교수로 재직했다.

그는 고생물학자이자 진화생물학자였고, 그밖에도 지질학과 과학사를 가르치기도 했다. 또한 ‘과학의 대중화 운동’을 적극적으로 벌이며 과학에 대한 많은 저서를 발간한 대중적인 저술가였다.

굴드는 전형적인 68세대로, 그의 사상에는 사회주의적 색채가 짙게 깔려있다. 70년대 중반 케임브리지 보스턴을 중심으로 급진적인 성향의 과학자들이 모여 결성한 전국조직 ‘민중을 위한 과학(Science for the people)’에 참여했으며, 작고할 때까지 진보적인 생물학자들의 비영리단체인 ‘책임 있는 유전학을 위한 회의(Council for Responsible Genetics)’의 자문위원직을 유지했다.

그는 과학 자체를 사회로부터 분리된 객관적이고 균일한 것으로 보지 않았고, 사회적.역사적 맥락 속에서 과학을 가장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했다.

발생반복(recapitulation) 이론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인 ‘개체발생과 계통발생(Ontogeny and Phylogency)’, 대중적인 에세이 모음집으로 대단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다윈 이후(Since Darwin: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 Penguin, 1980)>, 전미도서상을 수상한 <판다의 엄지(The Panda’s Thumb: More Reflections in Natural History, Penguin, 1983)>, <플라밍고의 미소(The Flamingo’s Smile, Penguin, 1987)>, <시간의 화살, 시간의 순환(Time’s Aroow, Time’s Cycle, Penguin, 1988)>, 과학도서상을 받은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 Penguin, 1991)>, 그리고 <불리 브론토사우루스(Bully for Brontosaurus, Penguin, 1991)> 등이 있다. <인간에 대한 오해>는 1982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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