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살인자를 위한 수상한 원소 가이드 무서운 화학 이야기 주기율표에서 튀어나온 독약의 역사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2]

원제 The Elements of Murder (A History of Poison)

존 엠슬리 | 옮김 김명남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10년 8월 31일 | ISBN 978-89-837-1242-4

패키지 반양장 · 변형판 148x220 · 340쪽 | 가격 15,000원

분야 화학

책소개

독약의 역사
독살범과 화학자의 대결
 
이제 여러분은 한때 전인미답의 세상이었던 곳에 발을 들여놓을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앞선 세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풀 수 없었던 미스터리들을 해독할 수 있다. 일상 환경에서 독성 원소들을 몰아낸 과거 세대의 노력에 감사할 수 있다. 세상은 옛날보다 한결 안전한 곳이 되었다. 그래도 여전히 과거의 사건들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화학 원소들이 수많은 사람을 중독시켰던 시대, 누군가에게 거치적거리는 대상이 되는 바람에 천수를 못 누리고 독살되는 사람들이 있었던 시대의 이야기들에서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서문에서
 
평화로운 시골 마을, 초록빛으로 장식된 아늑한 침실에서 발견된 시체.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 속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이런 사건은 독약의 황금시대라 불렸던 19세기 말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일이었을 법하다. 꽃무늬 벽지에 사용된 초록색 셀레그린 염료는 방에 습기가 차면 비소 증기를 뿜어냈다. 1864년, 의학 잡지 《란셋(Lancet)》은 비소 안료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가장 유명한 것은 미술 공예 운동을 이끈 윌리엄 모리스가 만든 벽지 ‘격자’로서 그의 회사는 이러한 의심스러운 정황에도 불구하고 벽지 생산을 중단하지 않았다. 수천 년 전 연금술사의 노트라든지 중국의 『본초강목』에도 등장하는 비소는 유독성 기체의 화학적 구성이 드러나지 않은 당시만 해도 의약품으로 친숙했던, 역사가 오랜 원소였다. 중국인의 약학 백과사전이라 할 수 있는 『본초강목』에는 비소 화합물의 하나인 계관석에 독성이 있어 논에서 살충제로 쓸 수 있다는 용도가 적혀 있다.
화학이 발달하면서 유독한 기체의 화학적 구성이 밝혀짐에 따라, 우리는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은 알지 못했던 방법으로 새롭게 사건을 분석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독살이냐 아니냐를 증명하는 것이 어려웠기에 독살범들은 꼬리가 잡히지만 않는다면 자기 손을 더럽힐 필요 없이 손쉽게 누군가를 제거할 수 있었다. 음식물이나 약품, 물감 따위의 독성 물질이 살인자로 돌변하는 경우도 흔했다. 하지만 법의학이 발달하고 화학자들이 수백 년 된 시료에서조차 미량의 독물을 감지해 내며 의심스러운 죽음의 원소를 하나하나 밝혀내는 세상이 되었다.
다이옥신이나 PVC처럼 사람들을 막연한 두려움에 떨게 했던 화학 물질에 대한 근거 없는 편견과 오해를 풀어 주었던 『화학의 변명』 시리즈의 저자 존 엠슬리가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유독성 원소들의 살인 행각을 추적하고 있다. (주)사이언스북스에서 펴낸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1. 죽음을 부르는 독극물의 화학사, 2. 제국을 멸망시킨 화학 원소 이야기(The Elements of Murder: A History of Poison)』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독약과 화학자의 관계, 애증에 가까운 미묘한 관계를 잘 보여 주는 책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연금술사의 실험실에서 시작된 독약과 화학자의 대결을 들여다볼 수 있다.
 
독살은 왜 이렇게 인기 있었을까? 수많은 타살 방법 중에서 자연사를 가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독살의 전성기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였다. 코카인이나 비소가 어린아이에게도 버젓이 팔리던 시대였다. 독약이 살인자들의 좋은 친구였다면, 반대편에는 화학자들이 있었다. 독극물을 검출하는 기법이 개발되면서, 이른바 독약의 황금시대는 막을 내렸다.-옮긴이 서문
 
주기율표에서 튀어나온 독약의 역사
 
저자는 주기율표를 펼쳐 놓고 그중 가장 널리 독살에 사용되어 왔던, 즉 가장 죽음에 가까이 있던 다섯 가지 살인 원소들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며 미세한 독약 한 방울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었는지를 보여 준다. 이 원소들은 평범한 이웃을 연쇄 살인마로 돌변시키거나 오염된 음식을 먹은 마을 주민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으며 위대한 예술가들을 광기에 몰아넣고 왕들과 교황들을 쓰러뜨렸다.
 
미친 모자 장수의 죽음: 수은
 
영국 왕 찰스 2세는 걸핏하면 화를 내고 우울해하는 등 만성 수은 중독으로 인한 증상들을 보이다가 결국 급성 수은 중독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찰스 2세는 정식 연금술사는 아니었지만 연금술사들의 실험 기술에 정통했으며 ‘화학’을 무척 좋아해서 웨스트민스터 궁 지하에 실험실을 만들었다. 또한 수은을 다루는 직업군인 도금사, 모자 제조공, 치과 의사, 전기 산업 종사자, 형사 역시 만성 수은 중독 증세가 무척 흔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수은의 위험을 널리 알게 된 계기는 미나마타 참사일 것이다. 1932년에서 1968년 사이에 약 80톤의 수은이 미나마타 만에 방류되어 토사에 축적되고 박테리아가 메틸수은을 만들어 먹이 사슬에 전달하기 시작했다.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사람들은 사망에 이르거나 중추 신경계가 손상되고 불임에 시달렸다.
원소 번호 80, 원자량 200.5, 화학 기호 Hg인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로 존재하는 드문 금속이며 산과 반응하지 않는다. 수은 화합물을 다량으로 섭취한 사람에게 킬레이트제(BAL)를 먹이면 수은 흡수를 막을 수 있지만, 단 3시간 내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하기까지 시간을 오래 끌면 위험하지만 신속하게 치료하면 48시간 만에 수은을 다 배출할 수도 있다.
 
조용한 초록색 살인자: 비소
 
앞서 언급한 초록색 염료를 비롯해 노란색과 빨간색의 세 가지 화합물이 오랫동안 화가의 팔레트에 들어 있었다. 특히 파라오 시대의 예술가들부터 한참 후인 1600년대의 네덜란드 화가들까지 붉은색과 주황색을 내기 위해 계관석을 애용했다. 나폴레옹의 죽음을 둘러싼 여러 설 가운데서도 비소 독살설과 더불어 그의 거처에도 초록색 벽지가 사용되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 유배 생활 동안 나폴레옹은 오한, 사지 부어오름, 메스꺼움, 설사, 복통 등을 호소했다. 이런 전형적 비소 중독 증상이 다른 병으로 혼동되기 좋다는 것을 감안할 때, 나폴레옹이 심각한 비소 중독을 앓았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원소 번호 33, 원자량 75, 화학 기호 As인 비소는 황화물에 포함된 노란 비소 형태와, 잘 부스러지고 쉽게 변색하며 열을 받으면 녹는 대신 616도에서 승화하는 금속인 회색 비소가 있다. 해독을 위해서는 BAL을 4시간마다 150밀리그램씩 주사한다.
 
만병통치약의 두 얼굴: 안티모니
 
모차르트의 죽음을 둘러싼 가설은 레퀴엠의 저주에서 시작에 돼지고기 식중독, 류머티즘 열병, 폐렴 등이며 독살범 용의자 역시 경쟁자 살리에르나 제자인 쥐스마이어를 비롯해 실로 다양하다. 하지만 안티모니가 범인이라면 어떨까? 모차르트는 우울증 때문에 안티모니아 가루약을 처방받았다. 격렬한 구토, 손발 부어오름, 위 팽창 등 모차르트 말년의 증상들은 안티모니 중독 또는 속립선열 중에 하나에 속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연쇄 살인마 잭더리퍼로 의심받기도 했던 이발사 조지 채프먼은 세 명의 아내를 자연사로 위장하는 데 안티모니를 사용했다.
원소 번호 51번, 원자량 122, 화학 기호 Sb인 안티모니는 밝은 은색이고 단단하고 부스러지기 쉬우며 631도에서 녹는 회색 가루다. 가장 일반적인 해독제는 BAL로 4일 동안 6시간마다 200밀리그램씩, 이후에는 매일 두 번씩 주입한다. 해독제를 당장 구하기 어려우면 진한 차의 탄닌 성분이 안티모니의 흡수를 늦춰 준다.
 
죽음을 노래하는 포도주의 단맛: 납
 
헨델과 베토벤도 납 중독으로 고통 받았다. 하지만 당시에는 통풍이나 지독한 배앓이 정도로 알려져 있던 증상들이다. 영화 「조지 왕의 광기」에서 보듯 정신 착란까지 보이면서도 30년간 집권했던 조지 3세는 젊은 시절부터 주기적으로 배앓이, 변비, 목 쉼, 근육통, 불면, 섬망 증세를 보였다. 그의 경우 포르피린증과 더불어 납 중독이 의심되는데 두 질환을 구별하려면 현대적 검사 도구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가 살았던 시대를 돌아보면 납 용기에 담은 포도주와 사우어크라우트를 즐겼다는 점이 납 중독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이 된다.
원소 번호 82, 원자량 207, 화학 기호 Pb인 납은 334도에서 녹는 부드러운 금속으로서 대부분의 납 화합물들은 수용성이다. 우라늄을 포함한 암석 의 납 농도를 측정하면 암석의 나이를 알 수 있다. 납 해독제 가운데 칼슘이나 킬레이트제(EDTA)는 급속히 혈중 납 농도를 떨어뜨리지만, 치료를 중단하면 조직의 납이 추가로 녹아 나와서 다시 농도가 높아지며 해독제를 너무 많이 적용하면 골격으로부터 납 제거 반응이 너무 빨리 일어나서 그 때문에 오히려 심각한 납 중독이 벌어질 수 있다.
 
수상한 찻잔: 탈륨
 
탈륨 독살자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영화 「청년 독살자의 수기」의 모델인 그레이엄 영으로서 찻잔 살인자(The Tea Cup Poisoner)로도 알려져 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독극물과 오컬트에 심취해 있으며 계모를 시작으로 직장 동료들의 찻잔에 쥐약으로 흔히 사용되었던 탈륨을 집어넣었다. 탈륨 중독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여러 다른 질환으로 착각할 만했다. 1977년에 카타르 출신의 아기 환자가 애거서 크리스티의 『창백한 말』덕분에 목숨을 건진 사건이 있었다. 가망이 없어 보이는 시점에 마침 『창백한 말』을 읽고 있던 간호사의 의견 덕에 그제야 모두들 아기가 탈륨 중독임을 확신했다.
원소 번호 81, 원자량 204, 화학 기호 Tl인 탈륨은 부드럽고 은백색을 띠는 금속으로 반응성이 높고, 습한 공기에서 쉽게 변색하며, 산과 접촉하면 쉽게 부식한다. 탈륨 중독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소변에 다이싸이오카바존의 알코올 용액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붉은 체리빛으로 변하며 해독제는 프러시안블루다.
 
나를 선택하는 자,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하리라
죽음에 중독된 화학 원소의 비밀
 
이 책은 수은, 비소, 안티모니, 납, 탈륨을 깊숙이 파헤치는 한편 셀레늄이나 베릴륨, 나트륨 같은 다른 원소들에 숨겨진 이야기들까지 다루고 있다. 그러나 마냥 딱딱한 화학식 이야기는 아니다. 수천 년 전 연금술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최근까지의 독약의 역사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인체나 환경에 포함된 원소 형태나 반응 속도, 검출법 등이 실제 사례와 더불어 다채롭게 등장한다. 또한 독살의 황금시대라 칭할 빅토리아 시대상을 독특하게 재현해 낸 일러스트레이션이 한국어판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을 위해 새롭게 그려져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본문 일러스트레이션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는 이 책 전체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나를 선택하는 자,
그가 가진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하리라.
(중략)
하지만 그대, 그대 초라한 납이여,
약속은 고사하고 도리어 위협하는 듯한 납이여,
그대의 평범함이 어느 화려함보다 나의 마음을 움직이니,
나는 이렇게 선택하노라, 부디 즐거운 결과가 있기를!
-셰익스피어, 「베니스의 상인」 중에서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셰익스피어도 납의 어둡고 위험한 면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그 점이 알려졌어도 몇백 년 동안 납은 경제적으로 가장 중요한 금속이었다. 다만 대가는 치러야 했다. 납의 해로운 영향에 노출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로마 제국과 대영 제국의 쇠락 원인도 납 중독에서 하나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납으로 된 수도관이나 납땜한 그릇, 납으로 맛을 낸 포도주, 납 화장품은 막대한 부와 향락을 즐기다가 급격하게 몰락한 거대한 두 제국의 일상생활 속 한 부분이었다. 당장 납이 주는 효용성, 아름다움과 편리함에 중독된 사람들은 기꺼이 죽음의 손아귀에 몸을 맡기고는 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은 범죄 수사극 100편을 보는 것과도 같다. (심지어 CSI 등장인물들의 지지부진한 관계를 참고 보지 않아도 된다.) 시체가 쌓이는 동안 엠슬리는 실수 혹은 범죄로 인한 독살의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연결하며 ‘주기율표의 어두운 면’을 남김없이 펼쳐 보인다.―《뉴욕 타임스 북 리뷰》
 
유명 인사들의 뒷이야기를 넘어서는 부조리함, 과학과 살인의 소름끼치는 교차점을 잡아낸 이 책에 매력을 더한다. 히치콕이라면 이 책 한 권으로 몇 편의 영화를 만들었을 것이다.―《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목차

1권
옮긴이의 말・5 / 감사의 말・9 / 서문・13 / 1 연금술의 위험한 원소들・21 / 2 수은이 우리를 독살한다・61 / 3 미친 고양이와 모자 장수・91 / 4 독살당한 시인・125 / 5 사방에 비소가 있다・157 / 6 죽음을 부르는 벽・193 / 7 법의학의 복수・227 / 8 끝나지 않은 살인・275 / 부록・310 / 용어 설명・311 / 참고 문헌・321 / 찾아보기・330
 
2권
옮긴이의 말・l5 / 감사의 말・9 / 9 만병을 통치하는 안티모니・15 / 10 새로운 진혼곡・47 / 11 가명의 살인마・79 / 12 납의 제국・109 / 13 조지 왕의 광기・l145 / 14 바티칸 독살 음모・175 / 15 탈륨 쥐약의 정체・l199 / 16 수상한 찻잔・l231 / 17 또 다른 죽음의 원소들・l265 / 부록・302 / 용어 설명・303 / 참고 문헌・313 / 찾아보기・322

작가 소개

존 엠슬리

『화학의 변명(Consumer’s Good Chemical Guide)』으로 1995년 사이언스북 상을 받았으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번역된 『전시회의 분자들(Molecules at an Exhibition)』, 『그게 당신이 먹던 거였나요?(Was It Something You Ate?)』(피터 펠과 공저), 『놀라운 인의 역사(The Shocking History of Phosphorus)』, 『자연의 블록 쌓기(Nature’s Building Blocks)』, 『상품의 화학(Vanity, Vitality, and Virility)』 등 여러 대중 과학서들을 썼다. 엠슬리는 20년 동안 런던 대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과 케임브리지 대학 화학과에서 상주 과학 작가로 머물렀다. 과학 저술가에게 수여하는 글락소 상(1993년)과 롱프랑 상(1995년)을 수상했다. 2003년에 독일 화학 협회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김명남 옮김

카이스트 화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 환경 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 편집팀장을 지냈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55회 한국출판문화상 번역 부분을 수상했다. 옮긴 책으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정신병을 만드는 사람들』, 『갈릴레오』, 『세상을 바꾼 독약 한 방울 』, 『인체 완전판』(공역), 『현실, 그 가슴 뛰는 마법』, 『여덟 마리 새끼 돼지 』, 『시크릿 하우스』, 『이보디보』, 『특이점이 온다』, 『한 권으로 읽는 브리태니커』, 『버자이너 문화사』,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등이 있다.

독자 리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