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섭

지식의 대통합

원제 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IDGE)

에드워드 윌슨 | 옮김 최재천, 장대익

출판사 사이언스북스 | 발행일 2005년 4월 27일 | ISBN 978-89-8371-160-1

패키지 양장 · 신국판 152x225mm · 560쪽 | 가격 27,000원

수상/추천: 대한민국 학술원 선정 2006 우수 학술 도서, 동아일보 2006년 올해의 책,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 2006년 ‘올해를 빛낸 과학 도서’, 한겨레 2006년 올해의 책

책소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 사이의 거대한 틈을 메워 온

사회생물학의 창시자 에드워드 윌슨 사상의 집대성

‣ 대한민국 학술원 선정 2006 우수 학술 도서
‣ 아태이론물리센터 선정 ‘올해를 빛낸 과학 도서’(국내 유일의 국제 기관)
‣ 한국출판문화상 최종 후보
‣ ≪동아일보≫, ≪한겨레≫ 선정 2005 올해의 책

통섭의 시대, 21세기의 지식 혁명은 이 책에서 시작된다! 이 시대의 지적 거인 에드워드 윌슨이 제시하는 현대 학문의 위기와 전망이 아름다운 책에서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에드워드 윌슨은 앎의 모든 길을 하나로 통합하려 한다. 이 책을 읽고 즐기고 숙고해 보라. -제러드 다이아몬드(『총, 균, 쇠』의 저자, 퓰리처상 수상자)

사회학, 경제학에서 예술과 종교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모든 가지를 통일하려는 야심적인 작품. – ≪뉴욕 타임스≫

이 새로운 책에서 이루어진 업적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의 내용을 즐기고, 경청해 보라. 이 책을 세상에 알리고, 이 책이 던지는 문제에 도전해 보라. 그리고 다시 또다시 이 책으로 돌아와 보라. 그것은 짧지만 그 자체로 완결된 지적 영웅담일 것이다. -마이클 패켄햄, ≪볼티모어 선≫

이 노련한 저술보다 기존의 세계관에 이렇게 대담하게 도전하는 책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대지에 단단하게 발을 딛고 서서 과학, 예술, 윤리학, 그리고 종교를 통일성 있는 개념으로 설명하려 한다. 이 책은 독자들을 파편화되어 있는 오늘날 지식 세계의 풍경을 진정 새로운 방식으로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높은 고지대로 이끌어 준다. -제럴드 홀턴(하버드 대학교 물리학・과학사 교수)

 

“자연과학의 ‘전체’를 ‘부분’의 합이 아니라 ‘전체’로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한 때에, 윌슨의 <통섭>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방법론을 제시하는 책이다.” —《경향신문》

“통섭은 융합과 다르다. 통섭은 단순히 서로 다른 것이 하나로 합쳐지는 걸 의미하지 않으며, 학문의 만남으로부터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분석체계와 설명체계가 만들어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오마이뉴스》

편집자 리뷰

올 2005년은 특수 상대성 이론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적의 해(ANNUS MIRABILIS)’라고도 불리는 1905년 아인슈타인은 그때까지 물리학계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브라운 운동, 광전 효과, 특수 상대성 효과를 해명하는 논문을 잇달아 발표하여 고전 역학과 전자기학을 하나로 묶고, 고전 역학과 양자역학 사이에 다리를 놓아 ‘통합 물리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기틀 위에서 20세기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된 물리학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를 기념하여 국제 연합(UN)은 올해를 세계 물리의 해로 지정하였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동시에 올해는 또 하나의 통합 과학인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 탄생된 지 30년 된 해로 기억되어야 한다. 1975년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의 『사회생물학(Sociobiology)』이 출간되어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만물의 영장’ 인간을 다른 동식물과 같은 위상으로 끌어내리고 생물학 및 진화적 관점으로 해석해 냈다. 그의 이 개척자적 모험과 도전은 수많은 반발을 야기했고,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같은 유관 분야를 논쟁의 폭풍 속으로 끌고 들어갔다.
지난 30년 동안 진행된 사회생물학 논쟁은 학문적 논의 안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기존의 형이상학적 사고를 증발시켜 버렸고,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인간행동유전학 등의 ‘통합 과학’들을 발전시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을 사회적․생물학적 존재로서 온전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해 주었다. 에드워드 윌슨은 이후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 『생명의 다양성(The Diversity of Life)』 등을 출간하여 인간 본성에 대한 ‘통합 과학’적 이해를 대중적으로 확산시켜 왔다.

이번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사이언스 클래식」 6권으로 출간된 『통섭: 지식의 대통합(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은 『사회생물학』의 출간 이래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이라는 ‘두 문화’ 사이에 놓인 거대한 틈을 메워 온 에드워드 윌슨의 노력이 집대성되어 있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연구자들이 인간의 지식이 본질적으로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망을 바탕으로 협력․연구해야 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20세기의 물리학 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통일된 연구 속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진실한 이해와 인간 외부 세계에 대한 정확한 지식에 근거한 21세기적 지식 혁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기 위해 서구 학문의 큰 줄기에서 갈라져 나온 다양한 가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가지들 속에 숨어 있는, 그렇지만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간과했던 지식 통합의 가능성을 찾아내 명확하게 보여 준다. 서구 학문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세계관에서 출발하여 근대 학문과 과학의 모체가 되었던 계몽주의를 거쳐 현대 자연과학, 사회과학, 예술, 종교 이론에까지 이르기까지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 속에서 인간의 지적 모험을 통시적․공시적으로 아우르는 에드워드 윌슨의 이 책은 그의 하버드대 동료 교수인 제럴드 홀턴의 말대로 “파편화되어 있는 오늘날 지식 세계의 풍경을 진정 새로운 방식으로 조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높은 고지대로 이끌어 준다.”

 

통섭의 시대, 21세기 지식 혁명은 이 책에서 시작된다!
이 시대의 지적 거인 에드워드 윌슨이 제시하는 현대 학문의 위기와 전망

20세기의 학문의 역사에서 언제나 논쟁의 중심에 섰던 에드워드 윌슨은 이 책에서 자신의 지식의 대통합 전망을 한마디로 응축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어를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통섭(統攝, cosilience)’이다. 이 개념은 20세기 지식의 파편화 시대 이후 잊혀졌던 윌리엄 휴월(William Whewall)의 ‘consilience’를 부활시킨 것이다. 휴월이 그의 『귀납적 과학의 철학(The Philosophy Of The Inductive Science)』에서 사용한 이 개념은 ’함께 넘나듦(jumping together)‘이라는 뜻의 라틴 어 ‘consiliere’에서 가져온 것으로 “설명의 공통 기반을 만들기 위해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들과 사실에 기반한 이론을 연결함으로써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뜻한다. 지식의 통합 전망을 갖춘 학문의 세계와 지식의 통합 전망을 갖추지 못한 학문 세계를 구별될 학문의 역사에 에드워드 윌슨은 이 개념을 하나의 이정표로 제시한다.
에드워드 윌슨의 제자인 서울 대학교 생명과학부 최재천 교수는 이 책을 옮기면서 윌슨과 휴월의 ‘consilience’ 개념을 ’통섭‘으로 번역한다. 웬만한 영어사전에 없는 단어를 웬만한 국어사전에 없는 ’통섭‘으로 번역한 이유는 최재천 교수가 「옮긴이 서문」에서 밝힌 것을 보면 명확하게 이해된다.

통섭은 대만 중화 학술원에서 펴낸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과 일본 학자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가 편찬한 『한화대사전(漢和大辭典)』에 비교적 상세히 설명되어 있는 것처럼 ‘큰 줄기’ 또는 ‘실마리’라는 뜻의 통(統)과 ‘잡다’ 또는 ‘쥐다’라는 뜻의 섭(攝)을 합쳐 만든 말로서 ‘큰 줄기를 잡다.’라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삼군(三軍)을 통섭하다.”는 경우와 같이 ‘통리(統理)’ 즉 ‘장관’이라는 뜻을 지닌 정치 제도적 용어이기도 하다. 그럴 경우에도 그 뜻은 “모든 것을 다스린다.” 또는 “총괄하여 관할하다.”이므로 그런대로 잘 들어맞는 것 같다. 사실 윌슨은 “사물에 널리 통하는 원리로 학문의 큰 줄기를 잡고자” 이 책을 저술한 것이니 그의 consilience에는 전자(通涉)와 후자(統攝)의 개념이 모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우리말로 ‘통섭’이라고 할 때에는 구태여 이 둘을 구별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혼동을 줄이기 위해 나는 후자를 택하기로 했다.-최재천, 「옮긴이 서문」에서

그렇다면 에드워드 윌슨과 옮긴이들이 내세우는 지식의 대통합, 통섭(consilience)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이뤄질 수 있는가? 이 책은 이것을 설명하기 위한 지적 모험담이다.

 

21세기의 학문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양분되고 사회과학은 생물학과 인문학에 흡수될 것이다
그리고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려는 인간 지성의 위대한 도전을 계속될 것이다!

이 책의 주제는 한마디로 지식이 갖고 있는 본유의 통일성이다. 지식은 과연 본유의 통일성을 지니는가? 인간으로서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 이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을까 싶다. 나는 이것이 철학의 중심 논제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는 다수의 진리가 존재하는가? 지식은 언제까지나 지금 현재 서양 문화가 인식하고 있는 세 갈래의 학문 분과들인 자연과학,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으로 나뉘어 있을 것인가? 그래서 과학과 종교는 영원히 각각의 진리 영역에만 예속되어 있을 것인가?
지식의 통일은 서로 다른 학문 분과들을 넘나들며 인과 설명들을 아우르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물리학과 화학, 화학과 생물학, 그리고 보다 어렵겠지만 생물학, 사회과학, 그리고 인문학 모두를 아우르는 것이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상가들은 자연과학의 중요성과 그것의 사회과학과 인문학과의 통합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믿는다. 그저 단순한 동반자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식 체계의 기초를 다지는 통합 말이다. -에드워드 윌슨, 「한국어판 서문」에서

지식의 대통합, 통섭 세계관에 근거한 학문의 기초 마련이라는 거대한 목표답게 이 책이 다루는 내용 또한 방대하다. 진화생물학의 한 분과랄 수 있는 사회생물학 연구자 에드워드 윌슨의 시계(視界)는 생물학의 범주 안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수학 같은 기초 자연과학은 물론 계몽주의 사상사,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 철학, 윤리학, 종교 같은 인문․사회과학을 섭렵(涉獵)하고, 각 학문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핵심 줄기(統)를 잡는다. 그리고 학문 분과들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주요 벽들, 자연과학자와 인문․사회과학자의 대립, 마음과 몸의 이분법, 유전자주의자와 양육주의자의 대립, 윤리 규준에 대한 경험론자와 초월론자의 논쟁, 유물론자와 유신론자들의 적대 들을 최신 과학 성과들을 통해 넘나들며 양자들의 종합을 모색한다. 이 책의 내용과 형식 자체가 통섭(統攝)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1장 「이오니아의 마법」에서는 고대 그리스 이오니아의 철학자 탈레스가 가졌던 세계는 질서정연하며 몇몇 자연법칙들로 설명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 과학의 통일성에 대한 믿음을 ‘이오니아의 마법’이라고 설명하며 이것이 서구 학문의 근본 정신으로 재조명한다.
2장 「학문의 거대한 가지들」에서는 ‘통섭’ 개념을 소개하며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도그마에서 벗어난 통합된 학문이 파편화된 현대 학문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역설한다.
3장 「계몽사상」에서는 계몽주의 시대를 풍미한 위대한 지성들, 마르키 드 콩도르세, 프랜시스 베이컨, 르네 데카르트, 아이작 뉴턴의 삶과 학문을 살피고 그들이 사상이 현재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에 어떤 식으로 공헌하는지를 살핀다. 또한 계몽주의의 약화와 그에 따라 등장한 낭만주의, 모더니즘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계몽주의와 통섭 세계관의 “완벽한 상극인” 포스트모더니즘적 “몽매주의”의 대표자 자크 데리다를 “문명세계의 다른 곳에서 발전한 마음과 언어의 과학에 대해 마치 췌장의 위치도 모르는 심령치료사처럼 무지하다.”라고 비판한다.
4장 「자연과학」에서는 “서양의 자연과학을 추동해 온 힘”인 환원주의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한다. 에드워드 윌슨은 환원주의를 일종의 “강박증”, “환원적 과대망상증”으로 여기는 일부 인문․사회과학자들이 달리 “자연을 자연적 구성 성분으로 쪼개는 환원주의”를 “과학의 최전선”에 있는 것으로 높게 평가한다. 그는 환원주의를 기본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과학을 “세상에 대한 지식을 모아서 그 지식을 시험 가능한 법칙과 원리로 응축하는 체계적이고 조직화된 탐구”로 정의하며 그 과학의 정의를 진정한 의미에서 실행하고 있는 자연과학에서 지식의 대통합을 향한 기초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5장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에서는 저자가 직접 연구한 개미의 의사소통, 신화와 꿈 등에서 중요한 모티프로 기능하는 뱀에 대한 공포(혹은 혐오), 복잡계에 대한 연구 등의 예를 들어 가며 자연과학에서 인문․사회과학으로 들어가는 길, 인간 본성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는 길이 크레타 섬의 미로처럼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하지만 분자만 한 유전자 수준 미시 세계에서 수십억 년에 걸친 생명의 진화를 다루는 거시 세계까지 통섭을 이뤄내는 생물학의 예를 들며 지적 미로를 빠져 나가게끔 도와주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가 있음을 보여 준다.
6장 「마음」에서는 인간 정신 과정의 물리적 실재를 연구하고 있는 뇌과학, 신경생리학, 인공 지능(AI) 연구 성과들을 살펴보며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인간 정신 연구에 통합적 과학 연구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조명한다.
7장 「유전자에서 문화까지」에서는 사회생물학과 진화심리학의 중요 성과들을 인용하며 유전자의 변화가 문화의 진보가 함께 이뤄졌음을 보여 준다. 인간 및 영장류의 의사소통 연구, 문화의 기본 단위에 대한 연구 등을 통해 유전자의 변화가 문화 발전을 자극하는 신체적 요소를 변화시키고 그렇게 발전한 문화가 다시 그러한 유전자의 변화를 조장하는 유전자․문화 공진화가 인류사를 발전시켜 온 진화 메커니즘임을 보여 준다.
8장 「인간 본성의 적응도」에서는 7장의 논의를 발전시켜 ‘문화에 가장 널리 퍼진 형질들은 그것들을 있게끔 해 준 유전자들에게 진화적 이득을 안겨 준다.’라는 유전적 적응도 가설을 상세하게 설명한다.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적인 요소인 가족, 짝짓기, 양육, 사회적 지위, 사회적 계약, 근친상간 금기 등 인류학자에 의해 수집되기만 했을 뿐 원인이 구체적으로 탐구되지는 못했던 것들을 유전자․문화 공진화로 설명될 수 있음을 구체적으로 증명한다.
9장 「사회과학」에서는 사회과학의 여러 분과, 사회학, 인류학, 경제학의 역사를 개괄하며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연합 가능성을 모색한다. 윌슨은 이 장에서 분과 학문의 벽 안에 갇혀 있는 사회과학 제분과의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하며 인간 본성에 대한 과학적 이해에 근거한 학문으로 사회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 그중 특히 생물학과의 연대가 필수적임을 역설한다.
10장 「예술과 그 해석」에서는 통섭: 지식의 대통합이라는 전망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예술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어떻게 가능한지 검토한다. 유전자․문화 공진화 이론에 근거하여 예술에 생물학적 기원에 대해 조심스레 설명한다.
11장 「윤리와 종교」에서는 윤리의 근거를 초월론적 유신론 설명에 근거하지 않고 현대 생물학과 과학의 성과를 설명할 수 있는지 탐구한다. 이 장에서 윌슨은 윤리의 기원이 인간으로부터 독립적인 기원에서 내려왔다는 초월론적 설명과 인간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경험론적 설명을 대조하고, 종교가 진화심리학적 기원을 가진 부족주의(자신 부족의 번영을 최우선으로 하는)의 산물임을 논증한다.
12장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인간의 지적 탐구가 통섭과 대통합을 이뤄 새로운 지적 혁명을 만들어 냈다고 했을 때 그것 속에서 “유황 냄새”가 나지 않는지, 오히려 인류의 터전인 환경을 파괴하고, 인간성 자체를 말살하는 것은 아닌지 검토한다. 생명 다양성을 파괴하는 환경 문제, 경제 양극화의 문제, 국제 관계의 악화 등을 검토하면서 세계의 변화 속에서 우리 인류만은, 우리 민족만은, 우리나라 사람들만은, 우리 가족만은, 나만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면제주의자적 관점을 비판한다.

 

사회학, 경제학에서 예술과 종교에 이르기까지 지식의 모든 가지를 통일하려는 야심적인 작품

에드워드 윌슨의 시계(視界)는 생물학의 범주 안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그는 생물학과 심리학이 인지신경과학 또는 행동신경과학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본다. 그는 또 21세기 학문은 크게 자연과학과 창조적 예술을 기본으로 하는 인문학으로 양분될 것으로 내다본다. 사회과학은 이미 시작된 세분화 과정을 계속하며 궁극적으로는 상당 부분 생물학과 연계되거나 큰 의미의 인문학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예견한다. 그러면서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려는 인간 지성의 위대한 과업은 계속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나는 이제 우리가 진리의 행보를 따라 과감히 그리고 자유롭게 학문의 국경을 넘나들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학문의 국경을 넘을 때마다 여권을 검사하는 불편한 과정을 생략할 때가 되었다. 진정한 세계화는 진리를 추적하는 학문의 영역들에서 먼저 일어나야 한다. 진리의 행보들이 마냥 무작위적인 것 같지는 않다. 진리는 철새처럼 어느 정도 정해진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 생물학에서 출발한 문제가 경제학과 정치학을 거쳐 심리학과 수학에 정착한다. 사회학의 문제인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행정학과 법학은 물론 기상학과 화학 그리고 음악의 영역까지 그 가지들을 뻗는다. 그동안 우리는 이른바 학제적(interdisciplinary) 연구라는 걸 한답시고 적지 않은 시도들을 해 왔다. 하지만 우리의 노력의 대부분은 단순히 여러 학문 분야의 연구자들이 제가끔 자기 영역의 목소리만 전체에 보태는 다학문적(multidisciplinary) 유희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진정 학문의 경계를 허물고 일관된 이론의 실로 모두를 꿰는 범학문적(transdisciplinary) 접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 이것이 바로 통섭의 시대를 맞이하는 길이다. -최재천, 「옮긴이 서문」에서

이 책의 출간은 하나의 사건이다. 1998년 첫 출간 이래 10년 가까이 서구 학계에서 ‘통섭의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두 문화’ 사이의 간극을 좁혀 온 이 책은 전문 연구자들에게는 통합 과학이라는 전망 아래 진행되고 있는 자연과학계와 인문․사회과학계의 첨단 연구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흥미진진한 역사적, 과학적, 사회생물학적 사례를 바탕으로 우아한 필치로 씌어진 일반 독자들에게는 과학적 열정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목차

옮긴이 서문

한국어판 서문

1장 이오니아의 마법

2장 학문의 거대한 가지들

3장 계몽사상

4장 자연과학

5장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6장 마음

7장 유전자에서 문화까지

8장 인간 본성의 적응도

9장 사회과학

10장 예술과 그 해석

11장 윤리와 종교

12장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참고 문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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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에드워드 윌슨

1929년 미국 앨라배마 주 버밍엄에서 태어났으며, 개미에 관한 연구로 앨라배마 대학교에서 생물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퓰리처상 2회 수상에 빛나는 저술가, 개미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 섬 생물 지리학 이론 및 사회 생물학의 창시자로 명성 높은 그는 1956년부터 하버드 대학교 교수를 역임했고 미국 학술원 회원이기도 했다. 또한 20여 권의 과학 명저를 저술한 과학 저술가로서 『인간 본성에 대하여(On Human Nature)』와 『개미(The Ants)』로 퓰리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 밖에도 미국 국가 과학 메달, 국제 생물학상, 크래포드상 등을 수상했으며, 비단 생물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준 20세기를 대표하는 과학 지성으로 손꼽힌다. 과학과 자연 보존에 쌓은 업적으로 많은 상을 수상한 그는 2021년 12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 『사회 생물학(Sociobiology)』, 『자연주의자(Naturalist)』, 『통섭(Consilience)』, 『생명의 미래(The Future of Life)』, 『바이오필리아(Biophilia)』, 『생명의 편지(The Creation)』, 『개미언덕(Anthill)』, 『지구의 정복자(The Social Conquest of Earth)』 , 『우리는 지금도 야생을 산다(In Search of Nature)』, 『인간 존재의 의미(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초유기체(The Superorganism)』, 『지구의 절반(Half Earth)』, 『창의성의 기원(The Origins of Creativity)』  등이 있다.

최재천 옮김

서울 대학교를 졸업하고 하버드 대학교 생물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버드 대학교 전임 강사, 미시간 대학교 조교수, 서울 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는 이화 여자 대학교 에코 과학부 석좌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고자 설립한 통섭원의 원장이며, 2013년부터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으로 있다. 미국 곤충학회 젊은 과학자상, 대한민국 과학 문화상, 국제 환경상, 올해의 여성 운동상 등을 수상했고, 『개미제국의 발견』으로 한국 백상 출판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다윈 지능』, 『거품예찬』,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대담』(공저), 『호모 심비우스』 등이 있으며, 『통섭: 지식의 대통합』, 『인간의 그늘에서』, 『인간은 왜 병에 걸리는가』, 『생명의 기억』 등을 번역했다.

"최재천"의 다른 책들

장대익 옮김

진화학자이자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 한국 과학 기술원(KAIST) 정밀 공학과(현 기계 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대학교의 과학사 및 과학 철학 협동 과정에서 과학 철학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정경 대학(LSE)의 과학 철학 센터와 교토 대학교 영장류 연구소에서 생물 철학, 진화 심리학, 영장류학을 연구했으며, 박사 후 연구원으로 미국 터프츠 대학교 인지 연구소에서 인지 진화를 연구했다. 동덕 여자 대학교 교양 교직 학부 교수와 서울 대학교 자유 전공학부 교수를 거쳐 현재는 가천 대학교 창업 대학 석좌 교수로 일하고 있다. 2009년 제27회 한국 과학 기술 도서상 저술상과 2010년 제11회 대한민국 과학 문화상을 수상했다. 저서로 『다윈의 식탁』, 『다윈의 서재』, 『다윈의 정원』, 『울트라 소셜』, 『쿤 & 포퍼』,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 『종교전쟁』(공저) 등이 있으며, 『종의 기원』, 『침팬지 폴리틱스』(공역), 『멸종』(공역) 등을 번역했다.

독자 리뷰(1)
  1. 류치훈
    2021년 1월 2일 6:59 오후

    책 잘 읽고 있습니다.

    번역과 편집이 아주 잘 되어 있어 책 전체에서 오타가 거의 없는데,
    하나 발견해서 공유드립니다.

    1판 38쇄 353 페이지 첫단락
    “놀라운 뿐이다!” ->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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